개념글 모음

작은 육첩방에 누워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하나 둘 스쳐지나간 일이 떠오르곤 합니다. 별이 내리던 동리의 밤하늘. 흐르던 별 무리 사이에서 툭ㅡ 슬그머니 나와 고즈넉하게 내 옆을 밝히던 별 하나. 끝이 보이지 않게 쏟아져 숨막히던 별들 사이에서 저는 그대를 보았습니다. 가식의 전짓등과 오만의 달빛 사이에 서있던 당신은 가장 밝지는 않았으나 순수한 흰빛으로 반짝이셨지요.


시간이 지나 와사등 빛에 치여 하나 둘, 어릴 적 동무를 잃고 또 기억도 마멸해갑니다. 보고싶던 별들은 전지와 달빛에 씻겨나가 언제인지도 모르게 사라졌습니다.


멍하니 거리를 바라보다 서느런 바람을 느끼며 고개를 듭니다. 분홍빛을 덧칠한 듯 빛을 뽐내이던 구름을 어디선가 몰려온 어둠이 뒤덮고 있습니다. 어둠은 서서히 미끄러져 하늘을 덮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며 달빛이 쏘일듯 쬐이기 시작합니다. 오만하게 빛을 내는 달을 보니 오늘도 동경에는 별이 보이지 않을 듯 합니다.


작은 책상을 끌어와 원고지 칸을 하나하나 메워갑니다. 태양빛을 탐욕스럽게 훔쳐와 뿜어내는 육첩방 남의 나라 달빛 아래, 희고 정하던 고향의 별빛을 저는 오늘도 써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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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게나마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와 고민들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나름의 은유적 상징과 여러 개로 해석할 수 있는 요소를 넣으려 노력했습니다만, 역시 쉽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