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고전게임 채널이 아닌 역사지리 채널이지만 AVGN을 모르는 챈러들은 거의 없을거다. 이 아재는 과거 크리스마스때마다 성경을 소재로 한 고전 게임을 소개하던 일명 '성경 게임/Bible Game'을 소개한 적이 있다. 물론 AVGN에 나온거만 봐도 알겠지만 이 게임들은 심각할정도로 똥겜이란 점이다. 그런데 그걸 아는가?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 이 에피소드에서 나온 게임들은 모두 같은 회사에서 만들었다는걸 말이다.


이번에 간략하게 역사를 소개할 게임사는 북미에서 이 성경 게임, 그리고 해적판 NES 게임으로 유명한 위즈덤 트리이다.




위즈덤 트리의 로고위즈덤 트리의 전신인 컬러 드림즈의 로고


위즈덤 트리는 캘리포니아의 브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디오 게임 개발사로 전신은 1988년 설립된 컬러 드림즈가 시초이다. 컬러 드림즈는 프로그래머였던 다니엘 로튼이 설립했는데 1989년 NES용으로 발매한 베이비 부머로 게임사로선 첫 데뷔를 하게 된다.


그런데 컬러 드림즈는 시작부터 아주 비범한 회사였다. 이들은 닌텐도의 정식 라이센스를 받은 회사가 아니었는데, 현재는 다소 관대해졌지만 닌텐도는 본래 자사 콘솔의 라이센스를 엄격히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한 기업인데 이들은 NES에 내장된 보안칩의 우회법을 알아내선 해적판(Bootleg)으로 제품을 찍어낸 것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컬러 드림즈가 했던 우회법은 당시 법적으론 문제가 되지 않았다.실제로 NES의 해적판 게임들은 이런 식으로 법의 취약성을 노려서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컬러드림즈의 대표작 '캡틴 코믹'. 당시 비허가 NES 게임들은 원본의 회색 카트리지가 아닌 별도의 색을 사용했는데 컬러드림즈의 경우 하늘색을 주로 사용했다]


그렇지만 이런 기생충 짓거리에 가만히 있을 우리의 임천당 주식회사가 아니었다. 닌텐도는 1990년에 당시 게임 소매업체들에게 컬러 드림즈와 같은 비 라이센스 게임들의 판매와 유통을 금지할 것을 요청하며 만약 업체들이 이를 수용하지 못할시 닌텐도 게임의 유통 권리를 박탈하겠다는 강도 높은 경고까지 하게 된다. 아직 북미 게임 업계는 아타리 쇼크의 후유증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닌텐도를 팔지 못한다는건 사실상 사형 선고였고 결국 업체들이 비 라이센스 게임들의 유통을 중단하게 되면서 컬러 드림즈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사실 여기서 일반적인 회사라면 라이센스를 신청하거나 혹은 사업 자체를 접거나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술했듯 이들은 아주 비범한 회사였고 그에 걸맞게 아주 골때리는 생존전략을 택하게 된다.


여기서 AVGN으로 유명한 제임스 롤프의 어록을 인용해보자 "허,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렇다 이들은 기도 메타를 넘어서 정말로 기독교 코인을 타게 된 것이다. 아예 1991년 '위즈덤 트리'란 새로운 자회사도 만들곤 게임스탑 같은 전문 매장이 아닌 이런 기독교 서점같은 곳으로 판매처도 바꾸게 된다. 위즈덤 트리가 기독교 시장을 노리게 된 이유는 사실 1990년 닌텐도의 압력과 함께 시작되었는데 이런 기독교 서점은 단순 서적 뿐만이 아니라 찬송가 앨범이나 기독교 영화등 대중매체를 판매하기도 했는데 위즈덤 트리는 기독교 가정에 보통 있는 아이들을 통해 게임 수요를 파악하곤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이다. 특히나 이들은 지능적이게도 자신들의 게임을 함으로서 아이들이 성경 공부를 재미있게 할수 있고 읽기 능력도 향상 시킨다는 학부모들이 좋아할 느낌으로 마케팅을 했다.


거기에다 닌텐도가 종교단체나 학부모들의 반발을 두려워하여 그 이후론 터치하지 않았기에 이후로도 위즈덤 트리는 계속해서 기독교 서점을 통한 게임 발매를 이어가고 있다. 그 대표작인 슈퍼 노아의 방주 3D(Super Noah's Ark 3D) 혹은 슈퍼 3D 노아의 방주(Super 3D Noah's Ark)는 NES때보다 보안이 강화된 SNES임에도 그 보안을 뜷고 실행되며 닌텐도의 보안체계를 엿먹이기도 했다. 참고로 이 게임 역시 AVGN이 리뷰했는데 UI나 그래픽을 보면 알겠지만 이드 소프트웨어의 명작 FPS인 울펜슈타인 3D의 컨버전 모델. 즉 짝퉁이다.


이 게임도 숨은 비화가 있는데 사실 슈퍼 노아의 방주 3D는 노아의 방주가 아니라 헬레이저 게임이 될 운명이었다. 온가족의 닌텐도로 말이다.


참고로 헬레이저가 어떤 영화냐면 포스터만 봐도 한눈에 알수있는 고어와 기괴함이 넘치는 호러 영화다.(재밌는건 헬레이저의 각본가 클라이브 바커도 기독교도라는 점이다)


제작진들이 후술하길 이들은 무려 5만 달러를 지급하며 헬레이저의 판권을 취득하고 울펜슈타인 3D의 엔진을 기반으로한 FPS 게임을 만들려고 했지만 NES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PC용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지만 제작진들이 후술하길 이 무렵 둠이 출시되면서 제작진들은 우리는 졌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컬러드림즈도 위즈덤 트리로 개편되었기 때문에 제작진들은 이 프로토타입을 아예 위즈덤 트리의 변화된 분위기에 걸맞게 기독교 테마면서 가족 친화적인 게임으로 변경하게 되었고 그렇게 슈퍼 3D 노아의 방주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배경을 알고 본다면 이 게임이 좀 다르게 보일 것이다.



2015년엔 고전게임 전문 유통사인 피코 인터렉티브(Piko Interactive)와 협업하여 자사의 대표작중 하나인 슈퍼 노아의 방주 3D(Super Noah's Ark 3D)를 스팀에 정식 출시하기도 했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


위즈덤 트리는 현재도 회사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직도 기독교 테마의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래 있던 사이트나 SNS등은 전혀 갱신되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 사이트는 2022년 이후엔 도메인도 없어져서 해당 사이트에 접속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마도 인터넷을 통한 대중적 홍보보단 오프라인적인 활동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간 것으로 보이며 그 외엔 슈퍼 3D 노아의 방주와 같이 스팀에 자신들의 고전 게임 합본을 피코 인터렉티브를 통해 복각하는 등의 활동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