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위키등에서 파라오가 살아있는 현인신 취급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게 엄밀히 반은 맞고 반은 틀림.


고대 이집트인들은 원래 파라오를 일종의 신들의 페르소나/아바타 같이 여겼음. 그래서 신 그자체는 아닐지라도 신의 권위를 가진 존재로서 종교적으로 예우했던거임. 그리고 이 파라오가 죽으면 오시리스에 동화된다고 여겼기 때문에 반은 맞다고 했던거임. 근데 이런 메타가 깨지는 순간이 발생하는데 바로...


 

이새끼(람세스 2세)가 등장하는 신왕국 시대부터임. 특이하게도 신왕국 시대부터 이집트에선 갑자기 파라오를 일종의 현인신과 비슷한 존재거나 혹은 현인신으로 여기는 풍습이 나타나기 시작함.



람세스 2세 시기 대표적인 건축물인 아부심벨 신전을 보면 외부에서도 드러나듯 이곳엔 네명의 신이 모셔졌는데 아문, 라-호라크티(라와 호루스의 습합신), 프타. 그리고 람세스 2세 본인임. 이게 워낙 람세스 2세 시기 만의 특수한 사례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그 이전인 18왕조 말기 아케나텐의 일신교 개혁도 일종의 신격화로 보는 해석도 있음. 즉 유독 신왕국 시대에만 이런 신격화가 가능했고 어느 경우엔 지금봐도 도를 넘은 경우가 발생함.


왜 이런 사례들이 발생했을까? 학자들에 따라서 의견이 조금씩 다름. 어떤 사람은 당시 아문-라를 필두로 한 다신교 교단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것이란 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생각하는건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이란거임. 메소포타미아-가나안 지방은 오래전부터 아카드의 사르곤, 나람신, 우루크의 길가메시의 사례에서 나오듯 뛰어난 군주를 반신반인이나 혹은 현인신으로 여기는 신격화 문화가 존재했는데 이게 18왕조때 이집트가 이 지역까지 진출하면서 그 문화가 역으로 전파된 것이란 해석임.


이게 꽤 그럴싸하다고 생각한게 뭐냐면 나중의 일이지만 로마가 제국이 된 이후에 로마도 원래 황제가 현대로 치면 종신 대통령 같은 느낌이었는데 오현제 시대 이후로 옛 메소포타미아와 이란 지역의 문화적 영향 그중에서도 군주의 신격화나 국가신, 황제/왕중왕의 절대적 권력등의 문화를 빠르게 수용하면서 점점 우리가 아는 군주라는 느낌에 가깝게 변하게 됨.


그래서 개인적으론 이집트도 먼저 그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