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ㅇ 한때 술에 미쳐서 외국 서적들까지 뒤져가며 칵테일 공부하던 아재인데 이번 컨텐츠에 칵테일 만들기가 나와서
지인한테 아는거 질문도 받고 싱글벙글하다 글로 써봐도 나름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여기 적어보려고 함. 
재료와 모티브로 추정되는 물건들을 나열하다(물론 추정이니 만큼 틀릴 수도 있다.) 마지막엔 개인적인 추천 레시피 좀 적어둘 예정.

아래 정보는 내가 읽었던 것들 기반이긴 한데 시간 지나서 잘못 알고 있거나 틀린 것들도 있을 수 있음 + 요즘 칵테일은 잘 모름 양해바람

1. 닥터 칠리

당도가 있고, 소다수와 비슷할 정도로 청량하다. 뭐 거기에 이름까지 대놓고 모티브를 숨기지 않기에 우리가 흔히들 아는 탄산음료 닥터 페퍼로 추정된다. 다만 닥터 페퍼는 그다지 칵테일에 많이 이용되는 음료는 아니며, 보드카 등의 주정에 가까운 술을 섞어 알콜기만 더해 차게 마시기를 추천한다.


2. 궁극의 시럽

병의 그림과, 농도가 진하며 강도를 진하게 해준다는 묘사를 보았을때 딸기 시럽으로 추측된다. 근데 본인은 적어도 칵테일 중에선 딸기 시럽이 들어가는 칵테일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목테일 (무알콜 칵테일) 레시피에서 몇 번 봤던 게 전부인 걸로 기억한다. 보통 붉은 빛을 위해선 그레나딘 시럽이라는 석류향 시럽을 대신 사용하고, 칵테일바에서 사용한다면 레인보우 (층층이 색을 내는 칵테일, 층마다 재료의 농도가 달라야 한다.) 정도에나 섞일 법 하지 않나 생각된다.


3. 아이스 솔글래드

농도가 -2로 매우 청량하고, 당도가 다소 있다는 묘사로 보아 가향 탄산수 혹은 사이다 (외국에선 주로 세븐업, 스프라이트) 로 보인다. 탄산수, 사이다는 칵테일에 자주 사용되며 모히또, ~~피즈 등 차게 마시기 좋은 여름 칵테일에 필수인 존재다. 게임 내에선 마시면 취한다는 설정이 있긴 한데, 페나코니라는 지역을 생각해보면 알코올이라고 장담하기만은 힘들지 않나 싶다.


4. 석홍과 소스

두 가지 추측을 할 수 있다. 우선 그림의 병, 농도, 부드러움을 감안했을 때엔 토마토 주스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대부분 블러디 메리에만 쓰이는데, 이 칵테일은 우스터, 핫소스에 후추나 샐러리까지 들어가는 '알코올이 들어간 차가운 수프'라 할 수 있는 특이한 녀석이다.

두번째로 잔에 담았을 때의 색을 보고 추측해볼 수 있다. 토마토 주스보다 훨씬 진하고 붉은 컬러를 띄고 있다. 바의 필수 시럽 중 하나인 그레나딘 시럽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이렇게 생긴 물건인데, 바에서 보는 붉은색은 대부분 얘라고 보면 된다. 고급진 붉은색의 석류향이 들어간 진한 시럽으로, 정말 여기저기 다 들어간다. 카페의 플레인 시럽 만큼이나 바에선 필수적인 녀석이다.


5. 진정 소다수

쌉쌀하고 청량하다는 묘사를 보아 토닉워터로 추정된다. '퀴닌'이라고 한때 말라리아 치료제였던 물건을 탄산수에 섞어 마시던 거에서 유래가 된건데, 이제는 탄산수에 그 향만 대충 첨가해 팔거나, 단맛까지 추가해 판매하고 있다. 무가당 제품이든, 가당 제품이든 단독으로 마시기엔 영 좋지 않고, 독한 술의 도수를 낮추기 위해 섞어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주로 위스키, 진 등을 섞어 마신다.


6. 격렬한 꿈 잼

시2발 이게 뭐누 1
칵테일바에 레몬즙은 필수품이고(간혹 바로 스퀴즈를 하는 곳도 있다.), 매우 많은 곳에 들어간다. 주된 역할은 몇 방울씩 첨가되어 상큼함과 청량함을 업그레이드 시키거나 서포트해주는 느낌이라 보면 된다... 근데 여기엔 잼이라고 설명이 되어있는 데다가 농도를 높여주기까지 한다고 묘사가 되어있다...? 레몬이 가득 들어간 시트러스 잼 같은 느낌인가 싶긴 한데 그런건 걍 빵에 발라먹거나 물에 타서 마시라고 있는거다. 


7. 펠블러드 에너지

에너지 음료라고 적혀있는 것에서 더 이상의 추측은 무의미해 보인다. 에너지 음료 + 술을 섞은 조합을 대개 ~~밤(예시: 예거밤)이라 부르며, 파티용 칵테일로 인기가 많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마실 때는 쭉쭉 넘어가고 파워랑 자신감이 넘치게 되나, 다음날 숙취로 뒤지거나 진짜 뒤지는 수가 있으니 적당히 마시자.


8. 금은화 이슬

식물성 음료, 일부 사람들은 약으로 쓰기도 함. 이라는 대목 때문에 압생트, 예거, 아니스 등등 리큐르(자연향미가 첨가된 술) 사이에서 헷갈렸는데, 부드럽고 향기롭다는 부분을 생각하면 아니스가 맞는 것 같다. 약초로도 쓰이는 향신료가 첨가된 리큐르이며 Anisette라고 검색해야 나온다. 

이건 나도 레시피로만 봤지 못먹어봐서 잘 모른다. 다만 상당수의 레시피들이 차가운 칵테일류이고, 펀치 (파티 같은 곳에서 큰 그릇에 담아놓고 퍼먹는 달달한 칵테일) 레시피로도 쓰이는걸 보면 압생트나 예거처럼 쎈 친구는 아닌 것 같다.


9. 이상한 진액

시2발 이게 뭐누 2
이건 솔직히 걍 아 ㅋㅋ 게임인데 이런 것도 좀 넣어야지 ㅋㅋ 하면서 넣은거 같기에 추측이 무의미하다. 잔에 담아도 뭔 에일리언 피같은 색이 나와서 뭘 쥐어짠 건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굳이 추측해보자면 색깔이 비슷한 리큐르는 하나 있긴 하다.


크렘므 드 바이올렛 (Creme de violette) 이란 제품으로 제비꽃 향이 첨가된 리큐르인데, 제조사와 제품마다 내는 색깔이 투명, 푸른빛, 신비로운 보랏빛, 검은색에 가까운 적색까지 매우 다양하기에 이거 말곤 없는 것 같다. 보통은 진에 많이 섞어서 마시는데, 개인적으론 크렘므 드 카시스나, 크렘므 드 카카오를 섞어 마시는 쪽이 더 나은거 같다. 색깔은 진짜 이쁘긴 함.


10. 정제한 양유

당도가 높고 점도도 짙다는 걸 봐선 연유로 보인다. 근데 넣는 레시피를 본 기억은 없다. 걍 빙수에 뿌려먹자.


11. 각성 소다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는 묘사, 그림의 커피빈과 음료의 색깔을 보면 빼박 깔루아(주정에 커피가 첨가된 리큐르)다. 여기에 우유를 섞은 칵테일인 깔루아 밀크는 바의 스테디 셀러이며, 비슷한 제품으론 위스키에 초콜릿과 크림을 섞은 베일리스가 있다.


12. 별하늘 샴페인

누구나 아는 샴페인이다. 개인적으론 누구라도 한 번 맛보면 탄산음료와는 다른 섬세한 거품과 부드러운 단 맛에 왜 북쪽사는 돼지쉐키가 한 병에 백 가까이 주고 물 대신 마시는게 이해가 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바에선 샴페인을 취급하기가 힘든데, 우선 샴페인을 재료로 사용하는 칵테일 자체가 거의 없고, 찾는 사람도 많지 않다. 샴페인이 워낙에 비싸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술이라 굳이 뭔가를 섞기가 권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샴페인은 개봉하는 순간부터 탄산이 빠져나가기 시작하기에 음료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샴페인 병을 여는 것 부터가 바 입장에선 손해이다. 샴페인은 걍 좋은 날에 좋은 사람들하고 병 하나 잡고 까서 마셔라.


13. 전통 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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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놓은 지들도 왜 바에 있는지 설명을 못하는 개뜬끔포 베지밀이다. 두유를 넣는 케이스는 칵테일/목테일 책 어디서도 못 본 거 같다 ㄹㅇ...


간단한 레시피 추천
짤 지식들을 바탕으로 간단한 칵테일을 몇 개 추천해주려고 한다.
날이 슬슬 더워지고 있는 만큼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칵테일들을 추천해볼 생각이며, 
스붕이들이 굳이 알 필요없을 작업주, 레이디 킬러 칵테일 등등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1. ~~피즈

레몬즙 + 탄산수 + 알코올 암거나
사실 뭘 타도 어지간하면 맛있을 조합이다. 가장 추천되는 건 진이지만, 위스키를 넣어도 좋다. 소주는 모르겠다. 
여름엔 이만한 칵테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셔벗처럼 잘게 간 얼음을 넣어도 좋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쉐이커로 흔들지 말고(탄산 다 나간다), 스푼으로 레몬즙이 섞일 정도로만 가볍게 저어주는 것이 좋다.


2. 깔루아 밀크

위에서 언급했던 바의 스테디 셀러다. 
레시피도 간단하다. 취향따라 얼음 넣고 깔루아 1 : 우유 취향껏, 보통은 3~4의 비율로 넣고 저어주기만 하면 된다.
만들기에 따라 도수는 다르지만 일단 부드러워서 진짜 쭉쭉 넘어간다.


3. 펀치

펀치는 하나의 칵테일이라기보단 하나의 장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왜 여기 적어뒀느냐, 몇 가지 공식만 지키면 펀치라고 마음대로 갖다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과일, 주스, 음료수, 취향에 따라 계피 등등을 큰 그릇에 걍 때려박고 주정(보드카를 추천)을 부어 섞기만 하면 된다.
나는 파인애플 주스에 레몬즙이 들어간 극한으로 달콤상큼한 펀치를 좋아해서 떠올리면서 대충 만들었다.
스붕이들도 워프에 꼬라박고 남는 돈이 있다면 한 번 쯤은 만들어 마셔보길 추천한다. 애초에 이런 레시피의 장점 중 하나가 저렴이 술이라도 티가 덜 난다는 점이라, 싸구려 양주라도 기분이 나게 해준다.



댓으로 내용 지적 및 술 관련 질문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