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은 매우 단조롭다. 그래서 식별자로서의 기능이 매우 약하다.
1. 성+이름이 대부분 3자, 3음절로 매우 짧은 편이라 매우 중복이 많을 수 밖에 없다. 2자, 4자도 있지만 드문 편이다.
2. 원래 한자로 이름을 짓는데 이제 한글이 대세라 한자로는 달라도 한글로는 겹칠 수 밖에 없다.
3. 성부터가 대충 중요 김이박 등 중요 10대 성이 80%이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김 씨만도 20%를 넘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4. 항렬자라는 개념이 있어서 이름 2자중 1자도 항렬에 따라 정해져서 자유도가 매우 떨어진다.
5. 게다가 이름으로 어울리는 자는 그렇게 다양 하지않다. ~철 ~석 ~수 ~희 ~경 등등...
6. 더구나 여자 이름은 더욱더 가지수가 적다. 여자 이름은 성을 제외하고 이름만 보면 40-50 가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실질적으로 자유도가 매우 떨어진다. 고등학교 한 반에도 성과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인 쌍이 여러명이 있고 3-4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성 빼고 이름만 따지면 족히 10여 쌍 이상으로 엄청나게 많다. 그러니 이름으로 인한 착오나 혼동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인의 과거 성명부 서울 전화번호부를 보면 김영수나 김영숙만 수십페이지에 걸쳐 있으니 전화번호부가 아무 역할 을 할수 없다. 아마 미래에서 터미네이터 (1편)가 한국에 왔더라면 절대로 한국의 김사라를 찾아 제거하는 데 성공할 수 없었을 거다.
이렇게 된건 원래 같은 성씨들이 한마을에서 대대로 모여살며 한마을에 끽해야 수십 ~ 수백명 정도 밖에 안되는 마을에서는 이름을 중복되지 않도록 서로 조정해 지을 수 있었기 때문에 3자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이제 수백만이 모여살고 전국적인 활동을 하니 성+이름은 아무런 구분 역할을 할 수 없고 그래서 주민등록이라는 제도가 한국에서 도입될 수 밖에 없는거다.
미국 등은 인구가 우리보다 많아도 성과 이름이 길고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소위 한국의 주민번호 같은 사회보장번호가 그리 널리활용되지 않는다. 웬만한 용도에는 성+ 이름과 나이 정도면 거의 구분이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그냥 성만으로도 거의 구분이 된다. 우리가 아는 아인시타인이나 헤밍웨이는 한 사람 뿐이다. 일제가 창씨개명을 해서라도 식별자 역할을 늘리려한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게 아니다. 일본은 성이 2자이고 성씨도 다양한 편이고 또 여전히 한자를 쓰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다. 그래도 유명인 중에도 적지않은 동명이인이 많다.
그럼 이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일본식으로 성을 2자로 늘려야 하나? 그건 창씨개명의 나쁜 추억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것은 "별호"나 별명/예명/가명을 지어서 쓰자는 거다. 우리 조상들도 이런 한국식의 짧은 이름의 문제점을 느꼇기 때문에 별호라는 것을 통해 동명이인의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심지어는 이름보다 별호로 더 자주 불려서 이름은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특히 문학가 들은 아예 김동리, 나도향, 김소월 등 성+별호만 알지 대부분 실명을 모른다. 또 여자의 경우는 이름보다 출신지나 당호를 쓰기도 한다. 신사임당은 사임당이 당호 이다. 흔히 사임당 신씨라고 하고 실명이름은 잘 모른다.
그러니 우리도 그 본을 받아 "별호" + "성+이름" 식으로 표기할 것을 제안한다. 즉 예를 들어 "구산 김길동" 식으로 하자는 거다. 물론 정식으로 등록된 이름을 써야 하는 공문서 등에는 지금대로 주민등등록 번호 + 이름 의 조합을 쓸 수 밖에 없지만 예를 들어 명함에는 자기 별호와 이름으로 써서 서로 별호로 부르고 각자 전화부나 카톡 이름 들로 그걸로 쓰자는 거다. 카톡이나 명함에 꼭 주민증 실명을 써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또 페이스북 등 SNS에도 적절하게 연예인 예명의 개념으로 별호+성+예명을 쓸 수 있다고 본다. 비지니스 명함에는 이런 별호 + 예명 이름 밑에 괄호 안에 주민증 실명을 넣을 수 있을 거다.
만약 나의 진짜 이름이 "문재인"이라고 가정하면 이걸 명함에는 "월광 문원산 (문재인)" 이런 식으로 정해서 친구들에게도 알리고 명함도 파고 페이스 북이나 스맛폰 등에도 그렇게 등록하고 쓰는 거다. 그러면 일단 글자수가 늘어나니 동명 이인이 확실하게 줄어들 것이고 동명이인으로 인한 혼란이 줄어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