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챈러스 채널

엥 전에 거 지워졌네... 에휴 다음부턴 공지글 올라오는 거 잘 보고 글을 써야겠다.


어쨌든 지난 번 글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여러 유저 분들께 감사 드리고,

아직까지도 내 글들에 답변 다느라 손가락 고생하고 계시는 여러 분들 수고하신다는 말씀 드려.

근데 내가 보니까 여러 분들과 대화를 하는데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몇 개가 있어서 한 번에 답 써놓을게.


1. 여자는 군대 안 가잖아? 그런 것처럼 여자한테 권리와 의무를 안 주는 대신 책임과 희생도 남자가 다 져온 게 있는 거고. 어떻게 보면 인류 사회의 발전은 남자가 다 시켜온 건데?

a) 군대야 가면 되고, 의무야 지면 되지. 희생 안 하는 대신 권리도 안 줄 것 같으면, 누구라도 그냥 희생과 권리 둘 다 달라고 할 걸? 흑인 노예들한테 "너희가 자유는 없었지만 대신 숙식 걱정도 없었잖니. 그리고 너희들이 노예였던 사이에 온갖 기술 발전 사회 발전은 다 백인들이 했으니, 감사하지?" 하면 참 좋아라 하겠다.

결론: 여자한테 시켰으면 여자들이 못했겠니? 남자들이 맘대로 권리도 의무도 안 줘놓고 이제 와서 여자들한테 짖어대지 말길!


2. 여성 가산점, 여성 할당제는 역차별 아니냐? 실력 없는 여자들이 실력 있는 남자들 누르고 뽑히는 거잖아.

a) 뭐래니? 아무리 실력 좋고 스펙 좋아도 여자를 안 뽑으니까 제발 좀 여자 뽑으라고 그 제도들 만든 건데. 이유야 많지. 핑계 없는 무덤이 어딨어? "여자는 임신하면 휴가 쓰고 퇴직하고 그러니까 남자를 뽑는 게 이득이다" "여자는 뭐만 하면 빼서 팀 분위기를 해친다" 갖가지 안 뽑는 이유는 많아. 어쨌든 중요한 건 여자가 아무리 뺑이쳐도 안 뽑으니까 능력 있는 여자를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말고 뽑으라고 가산점도 할당제도 제안된 거야. 여자 안 뽑는 거야 논쟁할 것도 없이 수치로 나타나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분통이 터지면 여자 안 뽑는 기관들, 기업들 찾아가서 왜 여자를 차별하냐고 먼저 따져. (요즘에 그런 사람이 어딨냐고? 아무도 여성 차별 안 한다고? 인터넷에 관련 통계 및 분석 자료를 검색을 해봐. 아니면 뉴스나 신문을 펼쳐보던가. 한 번도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자기 생각에 안 그럴 거 같다는 막연한 말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

결론: 여자를 뽑아! 이런 저런 핑계로 배제하지 좀 말고.


3. 성인지감수성이니 뭐니 해서 모든 재판을 여자한테 유리하게 하는 건 역차별이지! 남자는 무조건 안 믿어주고, 여자는 무조건 믿어주고!

a) 무슨 말이야? 어느 판사가 여자 말만 믿어주고 남자 말은 안 믿어줘? 오히려 재판은 남자가 유리해. 성범죄 증빙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 재판에서 여자 말만 믿어준다는 구체적인 통계도 없고 아무 증거도 없이 그냥 자기들 feeling에 그런 거 같다는데, 내가 뭘 어떻게 반박해줘야 하는지도 모르겠네. 남자가 "우발적 범행이다" "폭력을 쓰지 않았으니 강제라고 볼 수 없다" "깊이 반성하고 있고, 심성은 착하다" "앞길이 창창한 청년이다" 등의 이유로 풀려나거나 너무도 적은 형량을 선고 받은 예는 조금만 검색하면 찾아낼 수 있는데 말이야. 이렇게 성범죄에 관대한 걸로 둘째 가면 서러운 나라에 살면서 무슨 여자가 유리하다는 건지?

결론: 그런 적 없음!


4. 차별에도 합리적인 차별이 있고 비합리적인 차별이 있어. 힘 쓰는 일은 여자가 더 못하니 안 뽑는 게 당연하고, 사무직도 여자는 임신하면 휴가 쓰거나 퇴직할 거니까 남자 뽑게 되는 거지.

a) 다 핑계라고 생각해. 예를 들어볼게. 미국 얘기야.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 팀은 1996년·2004년·2008년·2012년 등 4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1991년·1999년·2015년·2019년 등 네 번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뒀어. 미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 팀은? 월드컵도, 올림픽도 한 번도 우승한 적 없어. 그럼 안티페미들 주장대로 오늘날 남녀의 임금 격차는 순전히 여자들이 후발 주자라 남자들보다 성과가 뒤쳐져서 그런 거고, 앞으로 바로잡아질 거라고 하는 논리대로라면 여자 국대 선수들이 남자 국대 선수들보다 돈을 갑절은 많이 벌겠지?

땡! 남자 국대 선수들이 연봉 및 한 경기 당 받는 돈이 평균 2.66배가 높아. 처음 소송이 제기되자 미국 축구협은 여자 축구 경기가 남자 축구 경기보다 인기가 덜하고 수익도 적어서 그런 거라고 주장했는데, 오히려 여자 축구 경기가 남자 축구 경기보다 표가 더 많이 팔리고 시청률도 상당하게 나온 증거들이 나오니까 결국 지금은 협의 절차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어.

여자 임금이 낮은 건 인사권자들이 여자의 업무 능력을 과소 평가하고 차별적인 임금을 주기 때문이고, 채용도 마찬가지라는 무수한 증거 중 하나지.

합리적 차별은 없어. 차별의 합리화가 있을 뿐이야. 정말 성별에 대한 차별 없이 순수한 능력만 보고 채용 및 승진, 임금 협상을 한다면 문제가 생기겠어?

결론: 차별에 이유를 댄다고 차별이 아닌 게 아니다!


4. 요즘 세상에 성차별이 어딨어? 페미들이 없는 차별이 있다고 주장하니까 지지를 못 얻지. 15년 전 쯤 처음 페미니즘이 생겨났을 땐 모두 공감했는데, 페미니즘이 역차별적인 정책이나 내놓고 과격 발언이나 해대니까 사람들이 안티페미가 된 거야.

a) 요즘 세상이 뭔데? 사실 어른들이 요즘 세상, 요즘 세상 하니까 나조차도 나도 모르게 그 단어를 쓸 때가 있어. 근데 요즘 세상은 뭐야?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옛날이고 언제부터가 완전히 다른 성차별도 거의 없고 사회의 모든 부조리가 사라진 요즘 세상이야?

여러분은 옛날과 요즘 세상이라는 단어를 통해 지금은 엄청나게 나아진 뭔가 다른 시대라는 잘못된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지금이 옛날이야.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요즘 세상은 오지 않았어.

뭐? 15년 전 쯤에 페미니즘이 처음 생겨났을 때는 사람들이 다 공감했는데, 이후에 페미니스트들이 너무 과격해지고 역차별적인 정책을 내놔서 안티페미가 됐다고? 페미니즘 운동이 목소리를 얻은 건 그때부터인지 모르지만,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는 그것보다 훨씬 길어. 아예 제도권 안에서의 목소리를 갖기도 전에는 얼마나 억눌러지고 있었는데, 페미니즘 운동권이 실제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정치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니까 총공격해서 다시 억누르려 하는 게 안티페미니즘이고. 지금 성차별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집에 TV, 인터넷이 없어서 자기 집 안이 이 세상 전체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네. 성차별의 증거를 보여주면 "아 그건 차별하려 해서 그런 게 아니라" 하면서 다른 여성을 차별할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대면 그만이라 그런 건가?

결론: 너희는 나중에 조인했는지 몰라도 페미니즘은 계속해서 억압돼왔어. 너희는 그저 이미 페미니즘을 억압하고 있던 기득권 세력의 농간에 넘어가 그들을 돕고 있는 것 뿐이야. 마치 요즘 안티페미니즘은 다른 것처럼 우기지 좀 마.


5. 성평등을 외치려면 왜 '페미니즘 (여성 운동)'을 해? 이퀄리즘이 아니라? 여권만 향상시키고 남권은 짓밟겠다는 역차별적 발상이어서 그런 거지.

a) 페미니즘은 평등만 외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야. 시스템만 공평해지면 뭐해? 문화가 그대론데.

페미니즘은 여성의 사회 진출을 장려해서 더 많은 여성들이 남성이 주류인 곳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기도 해.

여성에 대한 그릇된 문화, 즉 여성에 대해 높은 성적 순수성을 요구하거나 '현모양처' 여성상을 강요하는 문화를 타파해

여성들이 더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하는 운동이기도 하지.

그래서 개혁을 통해 차별을 없애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성들이 문화적 핸디캡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운동을 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고.

결론: 응 아니야~


쓰다 보니 열 받네.

여권은 인권이야. 여권은 너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혜도 아니고, 이득도 아니라고.

그냥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인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그거 반대하면서 자기가 거악을 막는 것처럼 행동하는 눈꼴신 짓 좀 하지 마.


여기에 또 댓글 많이 달릴 거 아는데, 나도 바쁜 사람이라 답하진 못할 거 같애.

나무라이브 무섭다. 이거 한 번 들어와서 이런 글 저런 글 읽다 보니까 시간을 너무 뺏겨. 할 거 많은데... 이래서 SNS고 뭐고 하지 말라는 거구나 새삼 느낀다.

그래서 한동안 안 들어올 계획인데, 그래도 댓글 쓰려면 써. 언젠가는 다시 들어와서 내가 읽겠지 뭐.


그리고 운영진 분들! 이건 특별 단속 기간 지나서 쓴 거니까 안 지울 거죠?

좀 논란은 돼도 안 지워주시면 합니다. 이런 다양한 의견의 장이 있어야 나무라이브도 더 풍성해지는 거 아니겠어요?


그럼 모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