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뭔지 모를 씁쓸함이 들어서.. 방금 있었던 짧은 일을 써봅니다ㅎㅎ..


자랑 아닌 자랑을 먼저 하자면, 저희 부모님께서는 서로에게 상당히 애정표현을 많이 하시는 편입니다ㅋㅋㅋ 아들인 제 앞에서도 스스럼이 없으시죠..! 뭐, 부모님 덕분에 제 성격도 인간관계에 있어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으로 형성이 된 것 같구요 ;)


여튼, 이제 막 스무 살인 저는 싸강 때문인지(?) 엄청난 양의 과제에 치여 지금까지 과제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코로나 죽어라..)

그런데 노트북으로 리포트를 쓰는 중에 부모님 두 분께서 과일을 드시다가 뽑뽀><를 하시는 겁니다ㅋㅋㅋㅋ


뜬금없는 스킨십을 자주 하시는 편이셔서, 이번에도 역시 (-.,-); 이런 표정으로 보고 있었습니다ㅋㅋㅋ


이제부턴 잠깐 대화 형식으로 적어볼게요..


부모님 : 왜 ㅋㅋㅋㅋ 뭐 ㅋㅋㅋㅋ


본인 : 아니.. 뭐.. 당황스럽네ㅋㅋ...ㅋㅋㅋㅋㅋ


부모님 : 엄마랑 아빠랑 뽀뽀하는거 보는게 한두번이가 니가!ㅋㅋ


본인 : 그렇긴 한데ㅋㅋㅋㅋ 과제하는데 눈에 딱 보이니까 좀 그렇다이가ㅋㅋ


부모님 : 우리는 법적으로 인정된 사이라서 이리 해도 아무도 뭐라 몬한다ㅋㅋㅋ 과제나 해라 맨날 과제 많다고 찡찡대드만ㅎㅎ


네.. '법적으로 인정된 사이'라는 말이 들리자 마자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선 그냥 하신 의미 없는 말씀이셨겠지만, 어.. 왠지 저 말을 부모님께 들으니까 기분이 묘하게 씁쓸하더라구요.


아들이 법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들께선 아시는지.. 언젠가 알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에 지금 제 옆에 있는 커피처럼 속이 까맣고 참 씁네요ㅋㅋ

부모님의 사랑을 한껏 받았지만 언젠가는 부모님의 마음을 찢어놓을 나쁜 놈이면서도, 오늘 밤은 부모님이 살짝 밉습니다

모든 형태의 사랑이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ㅋㅋㅋ하소연이 참 길었네요ㅋㅋㅋ 별거 없는 에피일지도 모르지만 싸강+코로나 때문에 제가 요즘 답지않게 우울해서;;

빨리 우울한 감정 떨쳐버리게 과제 마무리하러 가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좋은 밤 보내시고,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 유념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