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진 팬로맨틱 안드로필리아

아니 ㅋㅋㅋㅋ 도대체 이분들은 이분법 못까먹어 안달났음?

성적 지향에 대한 스펙트럼이 너무 넓음 ㅇㅅㅇ

음.. 솔직히 내 의견을 말하자면 너는 그냥 시스젠더 여성 이성애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보통 말하는 일반인인거지. 물론 네가 정말로 바이젠더일수도 있어. 근데 지금까지 네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성별에 따라 고착화된 인식 (예를 들어 화학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분야라거나,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다거나...)에 대한 반박이 대부분이었고 진짜 자신이 "원하는" 젠더가 무엇인지는 잘 드러나있지 않았던 것 같아.

애초에 특정한 성별에 따른 성향은 대부분 고정관념에 불과할 뿐더러, 자신의 성별과 100프로 일치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란 건 있을 수가 없으니까. 나도 어렸을때부터 꾸미는 데 관심도 별로 없었고(지금은 많지만), 취미나 관심사도 남자에 더욱 가까워서  너와 비슷한 고민을 오랫동안 했었어. 근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까 그냥 여자더라고. 치마 입는 것이 딱히 기분 나쁘지 않고, 여자화장실 들어가는 데 거부감이 들지도 않으니까.. 그냥 조금 중성적인 것 뿐이지. 지금은 여성으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살고 있어.

성 정체성에 관한 문제는 결국 자신이 자기를 어떻게 내면화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함부로 너의 정체성에 대해 논할 자격은 없어. 근데 자신의 중성적인 성향을 굳이 젠더퀴어라는 또 다른 틀에 끼워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젠더이분법을 벗어난다고 해서 젠더라는 틀에서 해방되는 게 절대 아니거든. 오히려 젠더퀴어라는 또다른 틀에 갇혀서 비정상적인 존재로 낙인찍히고, 상상이상의 사회적 차별을 받으며 평생 권력 투쟁을 해야할거야. 물론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진정한 자신을 인정받고싶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지만. 잘 생각해보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찾길 바래.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