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가족이 전부 기독교고, 저 역시 어쩔 수 없이 교회에 다니는 범성애자입니다. 나이는 아직 어린 편이고요.


교회를 아주 어릴 때부터 다닌 터라 하나님을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신앙심이랑 성 정체성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LGBT, LGBTQIA도 아닌 LGBTQIAP까지 확장해야 겨우 턱걸이로 들어가는 듣보인 탓에 퀴어 쪽에 관심 없는 이성애자 분들은 범성애가 뭔지 알려주면 "양성애랑 똑같지 않아? 뭐가 달라?" 하는 반응이 나올 것 같고요.


다행히 제 친한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너 답다" 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주어서 고마웠지만, 지금은 그 애마저 연락이 끊겨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자서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에 부모님에게 "퀴어를 어떻게 생각해?" 하고 떠봤더니 역시 굉장히 부정적인 답변을 주셨습니다. 물론 "엄마는 괜찮다고 생각해" 라는 식의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커밍아웃에 대한 고민만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전 사람이 좋습니다. 남과 어울리고, 놀고, 시답잖은 장난을 하고, 서로 감정을 주고 받는 자체가 굉장히 즐겁습니다. 삶의 원동력 중 9할은 다른 사람에게서 받을 정도로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누군가와 연애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지만 이대로 있다간 아무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은 날 어떻게 바라보든 상관 없지만 가족과 사이가 안 좋아지는 건 원하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