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맘때 쯤이였나.

스타크래프트에서 사귄 한 여성인맥이 본인이 트젠이라고 커밍을 함.

스물 한살 적 난 무척 당황스러웠고 F64.0 진단지를 라인으로 보내오는 모습과 글에서마저 미안함이 뚝뚝 떨어지는 그 모습에 난 그 인맥을 여성으로 쭉 대해줘야겠다고 다짐했음.

인맥은 무척이나 고마워했고 내 앞에서는 본인의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냄과 함께 하루하루 행복한 게임을 하던 찰나.

역시 남녀관계에서는 친구가 없다는걸 증명하듯 우리는 서로에게 푹 빠져버림

그렇게 함께 사랑을 하고 결혼을 꿈꾸던 중에 그 인맥은  내 부모님께 커밍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물어봄.

고민을 좀 길게 하긴 했는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한테 물려준 빚과 지은 죄도 많이 있고하니 이정도는 괜찮겠지 않겠나 해서 오케이하고 본가로 데려감.

패싱을 포함한 여목까지 마스터 한 인맥의 등장에 처음은 좋게 흘러갔으나 커밍 얘기가 나오자마자 아버지가 몸을 일으키고는 인맥의 뺨을 후려갈김

인맥은 어벙벙해졌고 눈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말리고 설득할 여자조차 없어보여서 날뛰는 부모님을 막아선 채 일단 집으로 가고 나중에 얘기하자고 함

그래, 나는 이때를 제일 후회했었음 그때 홀로 그리 비참하게 집에 가게 두지 말았어야했는데 아직도 생각하면 여전히 미안함이 가득함.

그렇게 누구랄 것 없이 먼저 연락하지 않음 아니 못했다고 하는게 맞겠지.

더 이상 함께 나아가는건 무의미했으니 결국 그렇게 대화 없는 합의 이별을 함.

그리고, 서로의 삶을 바쁘게 살아갈 무렵 이유없이 스타크래프트를 키게 되었고.

여전히 그 서버에서 그 채널을 운영하는 그 인맥을 다시 만나게 됨 그리고 우리가 무력하고 나약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교감했지만서도

그때 그 시절의 우리로 돌아가는건 불가했음. 정확히는 둘 다 원하지 않았다 라고 하는게 맞는듯

그렇게 친한 누나 동생 사이로 남으며 한명은 성별정정을 향해 뛰어가고 한명은 일하고 병역을 마치고 공부중인, 지금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인맥은 시스남은 나는 MTF 트랜스젠더를 만나며 서로 진심으로 사랑을 해나가는 중.


아무튼, 가장 슬펐던건 사회의 인식과 편견때문에 이런 사랑이 무너졌다는게 너무 슬픔. 어디선가도 이런 이유때문에 헤어지는 사람도 많을거고 벽에 부딪히는 이도 많을거임.

그냥 먼저 많은것을 겪어본 사람으로써 말하자면 그냥 다들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