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둘을 좀 명확하게 구분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봄.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아카 민족의 경우, 수렵/채집 위주에다가 그에 걸맞는 남녀평등을 자랑하는 사회임. 그렇지만 낙후된 환경에서 살아가느라 영아사망률이 꽤나 높다는 특징이 있음. 아브라함 종교권 선교자가 접촉한 적이 없음에도 "동성애? 자위? 그거 먹는 건가요? 그런 거 할 에너지가 있으면 애 낳기 바쁜데?" 취급임. 해서, 어지간한 기성종교의 경전이나 교리에서 번식을 위한 생식을 강조하는 것은, 그게 얼마나 옛날에 작성되었는지를 감안했을때 "금욕하고 경건하게 살자"가 아니라, "애 좀 낳아라,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라는 뜻이 더 강하다고 봄 (물론, 낙후된 환경에서 함부로 검열삭제를 일삼다가 대책이 안 서는 결과들을 초래하면 큰일나기에 애초에 알아서 조심해야 했던 것도 있다고 보는 것도 타당하다고 봄). 


어느 정도 문명이 안정되고 인구가 불어나면서, 애를 안 낳아도 상관없는 잉여인력을 어느 정도 굴릴 여건이 마련되었고, 대개는 종교시설 (불교, 기독교 등 종류 불문) 에서 이들을 관리했기에, "애 좀 낳아라,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가 "애 좀 낳아라. 애 안 낳을 명분이 필요하다면 입교하고 복지 및 봉사 활동에 힘쓰던가" 로 바뀜. 예를 들어 "게이들은 정결의 부름을 받은 자들이다" 와 같은 말이 바로 이거임 (참고로, 수도 시설들은 명목상으로는 정결과 금욕을 걸어놨지만, 이거 사실은 '우리는 애 안 낳음' 을 표방하기 위함이고, 정작 담벼락 뒤에서는 할 짓 다 했다는 정황 증거는 찾아보면 꽤 많음. 대표적으로, 2000년도 중반 즈음에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 사제들 사이에서 터진 게 하나 있고, 이건 LGBT는 아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녀들의 성적 착취에 대해 시인한것도 있음. 또, 불교의 경우, 조선 시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절간에서의 동성애 행위에 대한 기록이 나무위키 문서 중 하나에 언급되어있는 걸로 아는데, 이게 과연 단순 모함일까? 21세기에 와서 이 정도나마 까발려졌다면 정보의 흐름이 느렸던 옛날에는 오죽했을까?). 제 3세계는 둘째치고, 여전히 제 1세계 사람들, 그것도 발달된 대도시에서 온갖 세속적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도 나이를 가리지 않고 사회가 여전히 이 정도 단계에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라 할 수 있겠음. 


여기서, 정부의 행정력과 동원력이 증대되면서 국가와 문명권을 불문하고 정부 차원에서 종교 시설들을 휘어잡고 종교 시설에서 관리하던 서비당하던 서비스들을 점점 정부 직속 관리하에 놓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함 (조선이 건국되면서 숭유억불 정책을 편 것, 프랑스의 성전기사단 숙청, 영국의 수도원 철폐 등). 그러면서도 애들이 곧 노동력이요, 사회복지 투자인 상태는 또 한 몇백년동안 지속됨. 그러다가 극히 최근에서야, 그것도 일부의 사람들만이 비로소 깨달은 것: "종교가 더 이상 사회 복지 및 관리 기능에 대한 독점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애를 안 낳지만, 그렇다고 종교시설에 몸을 담지 않는다고 해서 뭐 큰일나는 것도 아닌데 뭐." 아이작 뉴턴처럼 이미 그 시절부터 평생을 멀쩡히 독신으로 보내는 사람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또, 의외로 일찌감치 해당 문제의 본질을 간파한 기성 기독교 세력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21세기에도 여전히 사회가 이 정도 단계의 발전에 머물러 있는 줄 아는 사람들" 때문에 분열 문제에 시달리는가 하면 젊은이들에게 틀딱 인식이 박혀버리는 등 난리도 아님.


가부장제의 여파로 인한 호모포비아의 경우를 논하기 전에, 가부장제라는 것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가장 큰 족적을 남긴 두 종류의 사회가 농경사회와 유목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둘은 *남성이 전투력과 노동력 모두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는 사회*라는 공통점이 있고, 그로 인한 남성성의 공경/숭배 및 여성성의 열화를 가부장제라 하겠음 (수렵/채집 사회의 경우 전투력은 그렇다치고 노동력 측면에서 여성도 크게 먹고 들어감). 그러한 환경 하에서, '바텀' 역할은 터부시되고, 또, (남성 기준) 여성적인 게이는 남성적인 게이보다 열등한 취급을 받음. 남성성이 가부장제에서 가지는 의의를 감안할때 이는 "애 안 낳는건 둘째치고, 그 여자같은 꼬라지를 보아서는 노동력이나 전투력을 기대할 수는 없겠는데? 뭐 이런 잉여가 다 있어?" 내지는 "(열등한) 여자처럼 깔려있는 꼬라지를 봐라, 뭐 이런 게 다 있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해서 그렇다 할 수 있겠음. 단, 이것들이  최근의 레즈비언 혐오의 경우에는 래디컬 페미니즘과의 연관성 때문에 이미지가 대폭 깎인 것과, '성 정체성을 불문하고, 여자들은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해 내지를 못 했다'라 인식될 수 있는 여경 논란과 같은 것까지 합쳐지면 "노동도 못하고 싸움도 못 하는게 애 낳기를 거부하는 데다가 남녀 갈등까지 조성하고 있다. 뭐 이런 미친 게 다 있어?" 라 할 수 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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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 있는 결론 몇 가지


1. 기성 종교, 심지어는 정부 차원에서의 반-LGBT 태세의 경우, 위선이나 종교적인 경건함 같은 건 둘째치고 출산강요책에서 그 동기를 찾으니 무언가 맞아떨어지는 게 있었음. 그렇다고 해서 인권 침해를 옹호한다거나 뭐 그런 아님. 그저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롭고 안정적인 오늘날의 세속화된 사회에서 사는 것이 감사할 나름.


2. 성차별주의자들은 참 말이 안되는 종족들임. 고대 테베의 신성부대는 게이로 부대를 짜면 전투력이 더 강해지겠지라는 계산을 가지고 만든 부대이며, 실제로 어마무시한 전투력을 과시했음. 또, 대표적으로 게이같다고 까이는 것 중 하나인 피겨스케이팅. 얼음판에 보호 장비 없이 넘어져가면서, 진통제 맞아가면서 저러는 게 어디 약하고 여리여리하면 할 수 있는 일이긴 할 것 같음?  또 한가지 슬픈 것은, 발레는 원래 남자들이 강세를 보인 춤이었다는 것 역시 모르는 문외한들이 꽤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브라질리언 주짓수나 레슬링은 "에에에이 그건 남자 둘이 껴안고 뭐하는 짓이야" 하면서 또 너스레를 떰. 참 나 원. 격투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서구권의 경우, 여성 격투기 시장은 레즈비언들이 강세를 보임.  


뜬금 없는 결론 하나


그러니까 LGBT 여러분은 신체를 단련하고 격투기를 연마해야 합니다. 최소한 노동력과 전투력 문제로 얕잡아보일 일은 없어야 하니까. 또, 출산 강요와 인권 침해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아주 슬픈 사실이지만, 일단 힘이 있어야 그제서야 "말로 하자고" 모드로 나오는 비열한 것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