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글쓰고 삭제했음?

동성애 이성애라고 하면 나같이 여자도 남자도 아닌 안드로진은 뭐라고 해야함?

...버틀러 하면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뛰었던 뚱땡이 지명타자가 먼저 떠오르는 페알못 야빠라서 주디스 버틀러가 뭔 주장을 했는지조차 모르겠다. 반박은 해야겠는데 뭘 알아야 반박을 하지...

그리고 저런 표현은 '성적 지향'이라는 말에 집중한 거잖어. 성적 지향을 가진 당사자가 어떤 젠더에 해당하는지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객관적이긴 하잖아. 좀 한도끝도 없지만 중성애, 간성애, 안드로지노섹슈얼(이걸 한자어로 뭐라 한다냐), 양성애, 범성애, 무성애 등등 배리에이션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그리고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난 니가 이 말을 '시스젠더'라는 뜻으로 얘기했을거라 믿는다)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그게 바로 저 용어의 포인트입니다 이 인간아... '성적 지향'이라는 떡밥에서 젠더라는 것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만든 용어인데 그게 말도 안되는 거라 하면 솔직히 할 말 없다.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자랑 트랜스걸 레즈비언이랑 시스젠더 레즈비언을 싸잡아 여성애자라고 하면 안돼? '성적 지향'만 놓고 보자는 주장이야 저건. 동성애니 이성애니 하는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출발점과 방향이 일정하지 않다고 보는 것인데 '출발점'을 놓고 분석하는건 다른 젠더학 문제에서 다뤄볼 수 있으니 '성적 지향'만 놓고 분석을 하자는 취지인데 그게 인권운동에 도움이 안된다고? 듣다가 졸음 쏟아지는 핵노잼 퀴어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게 꼭 타당한지는 차치하더라도 해볼만한 접근은 맞잖아?

그리고 70억 인구에는 70억 젠더가 있다는 주장은 실제로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주장이야. 70억 인구에 70억 젠더가 있으면 뭐 어때? 설령 똑같이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서 부모가 등골 두배로 휘어져라 열심히 똑같이 키운 쌍둥이라도 그 둘의 젠더는 똑같다고 단정할 수 없는거야. 이미 미국에선 쌍둥이 형제가 쌍둥이 남매가 된 사례도 있고.

아 그리고 이건 본질과는 상관없는 얘기인데, 내가 댓글댓글을 뒤죽박죽으로 달아서 너도 뒤죽박죽으로 다니 너도 나도 헷갈리는구나. 미안허다

젠더 바이너리 시스템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면서 남성애자 여성애자라는 말을 쓰는게 얼핏 모순적으로 들릴 수는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객관성 면에서는 동성 이성이라는 구분보단 낫잖아. 나는 이 용어를 쓰자고 하는 이유가 '성적 지향'과 '성 주체성'을 분리해서 생각하자는 취지야. 성 주체성 면에서 시스젠더가 아닌 나 같은 사람들한테 동성은 누가 동성일까? 난 육체적으로는 남성이지만 여성호르몬을 맞고 있는 MTF 트랜지션 진행중인 트랜스젠더고, 정체성은 안드로진이야. 내가 남자랑 사귀어도 '다른' 성을 사귀는거고 여자랑 사귀어도 '다른' 성을 사귀는거고 다른 트랜스랑 사귀어도 '다른' 성을 사귀는건데, 난 이성애자인거야 그러면?

그래, 현실. 현실. 동성애자'끼리'의 종족화에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나처럼 트랜스젠더 속에서도 소수인 젠더퀴어들은 고민이 끊이질 않는다. 현실적인 얘기 할거면 그냥 성중립 화장실도 만들지 말라고 해. 그냥 지정성별대로 화장실 가고, 지정성별대로 군대 가든 말든 하라 그러고, 직장 낼 때 건장한 남성으로서 출신 학교에다 여고라고 써놓은거 절대 숨기지 말라 그러라고.

그러면 너는 젠더퀴어와 인터섹스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는 '동성'애라는 용어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말이지? 결국 시스젠더들만의 용어가 트랜스젠더를 무시한대도 그 용어에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 이거야?

와 그러고보니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이런거 생각하면서 연애고 섹스고 뭔 정신으로 하는지 궁금하다. 나야 성적 끌림은 별 감흥이 없는 무성애자지만 연애는 하고 싶거든. 싯팔 동성이고 이성이고 지랄이고 그냥 사람으로서 사람을 좋아하면 좋아하는거지 뭔 카테고리고 지랄이고... <- 이런게 '카테고리'상 pan인가 ㅡ.ㅡ

먼개소리야 나도게인데 뭔소린지 좃도못알아먹겟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