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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땐 내가 페도파일인줄 알았다. 실제로 3~7살 야동 찾아보고 마침내 찾아내서 보고 딸치곤 했지. 난 이때부터 엄청난 자기혐오와 죄악감에 살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면 참을 수 없다거나 성욕을 참기 힘들었던 기억은 없다. 흑심을 품지도 않았고.

첫 썸은 동갑내기 여자랑 탔고 나름 풋풋하게 잘 지내다가 멀어져서 자연스럽게 헤어졌다. 이때쯤 내가 페도파일은 아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야한' 느낌이면 뭔가 상관없던 게 아닐까? 싶었고.

두번째 썸이자 첫 연애는 트젠과였다. 잘 보면 남자같긴 한 걔는 마음만은 여자였고, 자기를 여자로 대해 주는 나를 참 좋아했었다. 하지만 입대 후 성욕이 들끓어서 그게 질렸는지 헤어졌다.

후배와 친구가 게이인 걸 알고는 한번씩 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당시엔 성욕과 설레임이 구분이 잘 안 가던 때였다. 군대 안이어서 그랬는지... 게이가 아닌 사람에게 매력있다고 생각한 경우는 있어도, 성적으로 끌린 적은 한번도 없다.

그 다음은 게이와 연애했다. 군대 기간동안 사귀었던 걔는 쎆쓰가 고파질 때마다 잘 찾아왔고 나도 잘 만났다. 그런데 애교가 많은 내 성격 때문에, 본인이 원하던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헤어졌다.

지금 여자친구와는 일년 반 정도 연애중인데, 내 애교를 받아주면서 귀엽다고 해 주는 연애상대는 일단 얘 뿐이다. 물론 사귈 때 양성애자라고 알려주고 사귀었다. 현재까지도 정말 행복하게 연애중이다.

연애사항과 별개로 나는 가끔 내가 여자가 아닐지 생각한다. 가발을 몰래 쓴다거나, 화장을 해 본다거나. 아직도 인형을 가지고 자고, 남자라는 확신이 들 때도 있으면서도, 기분과 상황에 따라 가끔 여자처럼 능숙하거나 쩔쩔맨다. 지금 글이야 남자처럼 쓰지만, 여자같이 생겼다, 여자인줄 알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내심 기뻤다가, 어쩔 땐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뭘까 싶다. 지금 행복하니 좋지만, 내가 지금의 여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방식인지가 굉장히 궁금하거든. 주절거려서 ㅈㅅ 새벽감성에 그냥 싸지르고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