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 VR 직사광 노출 실험
태양광에 노출된 HMD의 파괴 변화 관찰


원본 게시글 : https://blog.naver.com/vr_insight/223432013970


* 렌즈 샷은 갤럭시 Z Flip3, 5700k, 셔터스피드 1/30, ISO 100 설정으로 촬영하였습니다.
* 렌즈 샷은 각도/밝기 등의 요소에 따라 개인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테스트 환경에서는 충분히 안전한 공간에서 방화수와 소화기를 준비한 상태로 안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 많은 평가에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잘못된 정보의 경우 댓글을 통해 남겨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 실험에 사용된 Pimax 8K는 "Arente"님께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VR Insight의 쭘쭘입니다.


많은 사용자분들이 알고 계시는, VR 사용 시 기본 원칙 중 하나는 "HMD에 직사광(태양광)을 노출시키지 말 것"인데요.
실제로도 태양광에 HMD가 노출되어 제품이 파손되거나 고장 나는 케이스가 종종 발생하여, 유저들의 경각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태양광이 과연 HMD에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태양광이 HMD를 망가뜨리는 데 있어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해서
순수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실험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 날씨, 온도, 각도, 기종 등의 변수에 따른 개인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해당 실험은 참조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 1. 실험 조건
- 2. 집광 테스트
- 3. 파괴 테스트
- 4. 추가 테스트
- 5. 결론


1. 실험 조건
테스트를 위해서 사용할 HMD는, 아래 두 가지 제품을 선정하였습니다.

[파이맥스 8K]
렌즈 : 프레넬 렌즈
렌즈 직경 : 85mm * 55mm
디스플레이 : CLPL, 3840 * 2160, RGB 스트랩

[기어 VR ]
렌즈 : 비구면 렌즈
렌즈 직경 : 40mm * 40mm
디스플레이 : 카드 보드 형태. 없음

위 : 기어 VR
아래 : 파이맥스 8K


파이맥스 8K의 경우, 높은 FOV를 확보하기 위해, HMD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직경이 넓은 광각 프레넬렌즈를 사용하여,
넓은 면적의 태양광을 집광할 수 있기에 해당 테스트에 최적으로 판단하였으며


기어 VR의 경우 렌즈 직경은 다소 좁지만, 국내에서 많은 유저들이 사용해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수량이 많이 풀렸으며,
카드 보드 형태이기에, 손쉽게 분리가 가능하여, 즉각 발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여 선택하였습니다.

테스트 당시 날씨

테스트는, 기상청 기준 맑음, 최고기온 31도, 측정 시작 기준, 기온 26도이며, 오후 11시 ~ 1시 사이 환경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태양광의 조도는 측정 결과, 최대 106,000 럭스(lux)로 측정되었으며, 전형적인 여름 낮의 직사광 조도입니다.


테스트용 먹지의 경우, 공작용 검은색 8절지를 기어 VR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재단하여 사용하였으며,
직사광 노출은 HMD를 거꾸로 들어 햇빛 방향으로 바라보며 주사하였습니다.

돋보기를 통한 종이 연소 예시.

집중된 빛을 다루는 테스트의만큼 5*5m 이상의 콘크리트 바닥에서 진행하였으며, 방화수 / 소화기를 갖추어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무리하게 연소 시키지 않는 등 안전에 유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2. 집광 테스트
집광 테스트는, 기어 VR에 적절히 재단한 검은색 종이를 삽입,
여러 시간별로 태양 직사광에 노출하여, 종이의 손상 정도를 확인합니다.


여러 회 진행하여, 참조 이미지에서는, 결과가 가장 명확하게 보이는 것 위주로 사용합니다.


집광 테스트

기어 VR의 집광 테스트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 3초 노출 : 그을음, 연소, 연기 등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4회 시행)


- 5초 노출 : 볼펜으로 점 하나 가볍게 찍은 수준의 그을음이 단안에서 미세하게 발생합니다. (4회 시행)


- 10초 노출 : 깨알 수준의 그을음이 단안 - 양안에서 발생합니다. 후면에도 그을음이 발생합니다. (3회 시행)


- 15초 노출 : 최대 3mm의 그을음이 양안에서 명확하게 발생합니다. 후면에도 그을음이 발생합니다. (3회 시행)


- 20초 노출 : 최대 6mm의 그을음이 양안에서 명확하게 발생하며, 최대 3mm 수준의 관통도 발생합니다. (3회 시행)

상대적으로 직경이 작은 기어 VR의 수준에서도, 단 5초 수준이면 종이의 그을음과 연기가 발생하였으며,
20초 정도의 노출이면 도화지를 관통할 정도의 위력을 내었습니다.


동일하게 검은색이면서, 각종 외부 요소에 훨씬 민감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이 장착되어 있었다면
충분히 기기의 내구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3. 파괴 테스트
그렇다면, 이제 종이 대신, 실제 HMD인 파이맥스 8K에 직접 태양광을 조사하여, 디스플레이의 파손 정도를 알아보겠습니다.

1초 노출
여러 번(4번) 반복하여 1초간 노출하여 확인하였으나, 1초 노출에서는 별다른 파손 및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단, 직사광의 각도, 렌즈의 종류, 디스플레이의 내구도에 따라, 파손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긴 힘듭니다.


아무 문제가 없는 관계로, 별도로 이미지를 첨부하진 않습니다.


3초 노출

태양광 3초 노출

놀랍게도, 단 3초 만의 노출에서도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파괴(기능 고장)이 발생하였습니다.
픽셀은 두 개의 작은 점. 픽셀의 개수로 치더라도, 수십 픽셀에 불과하지만, 분명히 데드픽셀이 발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매우 작은 범위로서, 사용에 큰 지장은 미치지 않는, 마치 노란색 별을 보는듯한 데드픽셀이 발생합니다.


5초 노출

태양광 5초 노출

5초의 태양 주사에 있어서, 명확하고 뚜렷한 선 형태의 데드픽셀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태양을 주사하면서 발생한 미세한 떨림 형태 그대로 디스플레이를 태운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데드픽셀 군집이 발생하며, 밝거나 빠른 화면 이동 시 어느 정도 보이지 않는 3초 주사와는 다르게
환경과 무관하게 항상 데드픽셀 군집이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7초 / 9초 노출

태양광 7초 노출

태양광 9초 노출

태양광을 7 / 9초간 주사하였을 때도 역시 명확한 데드픽셀 군집이 발생합니다.


7초 노출의 경우 손떨림이 적어, 좁은 범위 내에, 마치 돼지꼬리(스프링) 모양의 데드픽셀을 확인하였습니다.
크기는 대략, 초파리 굼벵이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9초 노출의 경우, 미세한 흔들림으로 여러 작은 점들이 뭉쳐져 큰 데드픽셀 뭉텅이가 발생하였습니다.


15초 / 20초 노출

태양광 15초 노출

태양광 20초 노출

좀 더 길게 15 / 20초를 노출해 봤습니다.


주사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진다고 해도, 디스플레이 전체가 파손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전반적으로, 태양광이 집중된 부분 일부에서만 데드픽셀이 생성되었습니다.


다만, 노출시간이 긴 만큼, 더욱 크고 선명한 데드픽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데드픽셀이 발생하게 된다면, 일반적으로 몰입에 큰 방해가 되어, 제품의 교환 혹은 폐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이번 테스트의 목적은 HMD의 영구적인 인위 파손이 아닌,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실수로 태양광이 노출되었을 때의 경과를 알아보는 것인 만큼, 안전 문제를 겸하여 이 이상 테스트하진 않았습니다.


1.. 2.. 3..
숨 한번 내쉬는 시간인 단 3초라는 짧은 시간에서도 디스플레이의 손상이 발견된 것은,
20초 ~ 1분 정도 노출해야 간신히 손상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였던 것과 다르게,
태양광이 HMD에게 매우 즉각적이고 강력한 파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4. 추가 테스트
추가 테스트에서는, 실제 일상생활에서, 있을법한 직사광 노출 세 가지 케이스를 가정하여,
각 상황별 기어 VR과 검은 종이의 반응을 확인하였습니다.

1. 움직이는 HMD를 태양 직사광에 노출할 경우

움직이는 상태에서의 직사광 노출

사용자가 HMD를 들고 움직일 경우, 태양에 노출되더라도, 사용자가 계속 움직이는 만큼,
태양광(직사광)의 입사각이 한자리에 고정되지 않고, 계속 가변하는 움직임을 가집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환경에서 태양을 향한다고 가정,
손에 HMD를 들고, 반복적으로 90초간 (3회) 확인한 결과, 별다른 종이의 발화 및 그을음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한 곳에 태양광이 집중되지 못하고 계속 집중점이 움직여,
발화점에 이를 정도로 에너지가 중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2. 실내 유리창을 거친 태양 직사광 노출

주택 복도에 설치되어 있는 창문을 투시한 태양광

사용자가 실내에 HMD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창문 유리로 투과된 햇빛이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여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야외 태양 직사광 조도가 10만 럭스 (lux) 가 넘어가는 반면,
테스트에서 사용된 창문은 일부 선팅 처리가 되어 있어, 3만 6천 럭스 (lux) 수준까지 조도가 감소되었는데요.


해당 환경에서 렌즈를 5분간 각도를 맞추어, 확인한 결과, 종이에서는 별다른 발화나 그을음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크게 감쇄된 태양광이, 집광되더라도 충분한 에너지가 모이지 못해 발화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3. 고조도 실내조명 노출

고조도 상태에서 약 20cm 떨어진 기어 VR

꼭 태양광이 아니더라도, 일부 실내에서는 사람이 보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은 밝기의 조명이 존재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고조도 실내조명에 HMD가 장기간 노출될 경우의 발화 여부도 확인해 보았습니다.


방송 / 촬영용 조명을 색온도 약 6500k로 지정한 상태에서 20cm 거리에 HMD를 배치하였습니다.
조도는 약 25,000 lux 수준으로 태양 직사광의 25%, 썬팅된 유리에 투과된 태양광의 70% 정도의 강도이며
손이나 신체 등에 주사할 분 단위로 주사할 경우, 열감이 느껴질 정도로, 인조 광 치고는 강력한 광원입니다.


실내 환경이며 광원을 통제할 수 있는 특성상, 5시간 연속 노출을 하였으나,
역시 발화나 그을음 등의 특이사항은 찾을 수 없이 종이는 멀쩡하였습니다.


5. 결론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결과, HMD가 짧은 시간 내에 직사광에 노출되었을 때 데드픽셀과 같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태양광에 의한 이러한 손상은 렌즈의 종류, 조사각, 그리고 날씨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사용자가 HMD를 실외로 가지고 나갈 때 실수로 태양빛에 잠시 노출된다 해도, 그것이 반드시 고장을 유발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최소한 제가 확인한 바로는, 단 1~2초의 태양광 노출도 반드시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야외에서 HMD를 사용 시, 전용 파우치나 커버 등을 항상 광학부에 부착하고,
그늘진 곳에서 최대한 빠르게 HMD를 착용하는 등의 적절한 대책과 주의를 항상 요해야 하며


창가나 강력한 실내 조명 아래에서는 단시간 동안은 즉각적인 파손의 위험이 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HMD를 창가에 보관하거나 실내 조명을 렌즈에 직접 비추는 등의 행위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HMD는 소중한 여러분의 재산인 만큼, 오래도록 문제없이 사용하기 위해, 조금 더 신경써 보는것은 어떨까요?


ps. 거의 여름 날씨.. 이번 테스트는 너무나도 더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