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귀여워하는 콘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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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누굴 고를지 꽤 신중히 고민하는 것 같네.>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대충 골라.

뭘 그렇게 고민해? 어차피 놀자고 하는 건데.


재촉하지 말아주실래요?

자기 차례 끝나면 다인가요? 배려 좀 해주시죠.


이게 배려 운운할 일이냐?


싸우지 마시오, 그대들...


이상... 이런 건 이제 뭐라 안 해도 괜찮아.


벗들이 싸우면 불안해지는 것이...

버릇이 되어버렸나보오...


(토닥토닥)


정했어요.


<누군데?>


오티스 씨요.




<고른 이유는?>


남들이랑 같아요. 말할 게 생각나서 골라봤어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티스?>


아, 네. 관리자님.

부르셨습니까. 용건을 말씀해주십시오.


<아니, 딱히 용건이 있는 건 아니고...>

<아무 반응이 없기에 왜 그러나 싶어서.>


제가 반응을 표하기를 원하셨군요. 그렇다면 얼마든지 해드리겠습니다.


<아, 아니. 나 때문에 억지로 할 필요는 없고...>

<왜 조용히 있는 거야?>


그건...

어떤 말이 나올지 몰라서 가만히 있을 뿐입니다.


아아, 오티스 씨가 왜 가만히 있는지 알 것 같네요~

이스마엘 씨가 말하려는 게 걱정되서 그런 거죠?


아아, 알겠군!

무엇을 걱정했는지 알 것 같네!


쟤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야 뻔하지.

다 생각하고 있는 거 있잖아?


벌써 다들 짐작하고 있나보네요. 너무 뻔한가봐요.


...크흠.


<나도 대충 짐작은 가는데...>

<일단 직접 들어볼까? 이스마엘, 말해줄래?>


네.

제가 가장 귀엽다고 느꼈을 때는, 대호수에 방문했던 때에 황금가지를 회수하고 돌아가던 중이였어요.


...


보시오! 귀가 빨개졌소!


쉿, 꼬맹이. 손가락하면 부관 언니가 부끄러워하잖아.


<계속 말해줄래, 이스마엘?>


그럴 거예요, 관리자님. 사실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그날 배로 변한 메피스토펠레스를 모는 내내 절 물개라고 부르던 오티스 씨가, 처음으로 제게 일등 항해사라고 말하고서 뒤돌고는 조용히 부끄러워하던 게...


어흠, 관리자님.

끝까지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아뇨, 누구 마음대로 멋대로 말을 끊어요?

아직 남았는데요.


<어라, 남은 게 더 있었어? 나도 그게 다인 줄 알았는데.>


아아, 특별한 건 아니고요.

그날 절 몇 번 더 물개라고 불렀거든요. 그때마다 급하게 정정했고요.

그게 좀... 안쓰럽다고 해야 하나. 귀엽다고 될 것 같고...

아, 생각해보니 하나 더 있네요. 메피스토펠레스의 엔진을 대호수 위에서 꺼뜨려서 인력발전을 해야 했던 거, 기억나요?


어휴, 그때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그때 오티스만 땀 안 흘리고 뻔뻔하게 감독을 맡았었지.

사실 그때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론 좀 얄미웠어, 오티스.


동감이에요~


...


오티스 양이 고개를 깊게 떨어뜨렸소.


와아, 고개도 못 들 만큼 부끄러우신가 보네요?


<홍루... 그런 건 입 밖으로 안 꺼내도 괜찮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전 여기까지. 또 있으신가요?


흠흠.

내가 하나 할까 하는데.


<오, 히스클리프?>

<뭔데?>


야, 꼬맹이. 아까 나랑 연습한 거 기억하냐?


네? 그, 그거 진짜로 해요?


뭐야. 

이제 와서 나만 하라고?


그런 게 아니라...

알겠어요. 할게요...


<히스클리프, 싱클레어가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키지는 말자.>


걱정 마, 시계대가리, 나쁜 거 시키는 거 아니니까.

진짜라니까? 잘 보라고.


그럼... 해볼게요. 흠흠.


은보옹? 그런 촌스러운 이름이나 걸고 장사를 하니 안 되는 것이다!


으, 은봉은...

우리 어머니 이름인데...


...본래 촌스러운 이름일수록 정감이 가는 편이지.



(웃참)


푸흡.


와하하하!


...



그때 오티스가 좀 귀엽긴 했지.

여태 본 적 없는 모습이었어.


시끄럽다!

남의 치부를 들추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 부끄럽지 않나!


자기도 여태껏 즐겼으면서 그런 말을...

그보다, 그 발언이 스스로 치부란 말을 쓸 정도였나요?


정말 미안했나보네요~


부관 언니... 어째 말을 하면 할 수록 더 귀여워지는 것 같아~


...지금은 침묵이 금이겠군.

 

휴.

야, 꼬맹이. 연습 때보다 잘 하네?


저... 잘했나요?

감사합니다, 히스클리프 씨.


감사는 무슨.

웃자고 하는 짓인데 뭘.



ㅡㅡㅡㅡㅡㅡㅡㅡㅡ


더 있나, 졸개들?

없으면 이만 끝내도록...


어허, 언니! 어딜 마음대로 끝내려고?


무슨 소리지?


아직 가장 중요한 사람의 말을 못 들었잖아?

언니가 죽고 못 사는 사람 말이야~

단테~ 한 마디 해야지?


<으음.>

<오티스, 내가 말해도 괜찮...>


별 걱정을 다 하십니다!

관리자님께서 해주시는 평가라면 설령 그것이 귀여움이 아니라 무력함이나 모자람에 대한 평가이더라도 달게 들을 것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유능하고 위대하신 관리자님의 말씀이라면 말입니다!


<그, 그래...>


언제 들어도 속이 부대끼네요, 저건...


시끄럽다, 졸개!

관리자님의 말을 끊지 마라!


네, 네.


매번 이렇게 투닥거리는데도 내분이 크게 안 나는 거 보면...

의외로 우리들, 참을성이 좋은 편인 게 아닐까 몰라.


<어... 오티스, 이제 말할게?>

<내가 느낀 오티스의 귀여운 순간은... 꽤 많아.>

<홀리데이 에고의 침식 대사는 오티스가 아닌 줄 알았어.>

<크리스마스에 선물 못 받고 우는 애가 생각나는 대사라서...>


우는 아이도... 선물을 줬으면서!


<그래, 그거.>

<그리고... 어금니 사무소 해결사 인격이 숙취 때문에 곤란해하는 것도 귀여웠고.>

<숙취가 얼마나 심한지, 같은 해결사 소속인 이상한테 걱정을 엄청 들었잖아.>


거울세계의 나는 진실로 걱정하고 있었소.

술에 취해 귀중품을 두고 다니지는 않을지, 섣부른 판단으로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을지, 걸음을 달리 하여 뒷골목에 스스로 들어가지는 않을지...


시끄럽다! 그 세계는 가능성의 세계일 뿐, 실제의 내가 아니...


어허, 언니! 말 끊으면 안 되지~


...크흠.


<또, 뭐가 있더라...>

<아, 맞아. 선장 대리 역할을 맡았는데 이스마엘이 훨씬 잘 하니까 의기소침해져서 개인실에 들어갔던 것도 제법...>


한참 후에야 나왔었죠~


혹시 눈물 자국 있는 건 아닌가 다들 흘낏거렸었지...




아, 이건 몰랐구나...


<또 뭐가 있었지?>

<아 맞아, 구 G사 부장 인격을 쓸 때도 귀여웠다.>


이건 좀 궁금하네. 이유가 뭔데?


<그게, 전투를 마치고 나면 다들 어깨를 돌리던지, 팔다리를 주무르던지 하면서 버스로 복귀하잖아?>

<그런데 G사 인격을 쓰고 나면 버스로 돌아올 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누가 말 걸어도 고갯짓만 하는 게 좀 귀여웠어.>


아아, 맞아!

그거 목 쉬어서 그런 거지?


그렇게 빽빽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니 목이 쉴 수밖에요...


그게 귀엽게 보이셨군요, 관리자님.

하지만 전장에서 지휘를 마친 지휘관의 목이 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전 그 사실에 일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전투 후의 쉰 목은 오히려 명예로운 훈장에 가깝습니다!


이럴 때에는 말 잘 하면서, 왜 다른 말에는 한 마디도 못 하셨대요?


<이스마엘... 너무 놀리지 마.>


아아, 이거 자꾸 놀리게 되네요. 죄송해요.

이런 모습을 볼 일이 드물어서 그런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관리자님께서 저의 귀여운 점을 많이 말해주셔서 이 오티스, 무척 기쁩니다.

그럼, 감사한 마음으로 이 자리를 끝맺도록...


<아직이야, 오티스. 아직 몇 개 더 남았어.>


...알겠습니다.


방금 표정으로 욕한 것 같은데?


그런 망발을 하다니. 관리자님을 향한 내 충성심을 모욕하지 마라!


내가 그렉 대신 사과할게, 부관 언니~


<...그럼 말한다?>

<여우비 에고 사용 대사도 들어보면 귀엽고... 침식 대사도 제법 귀엽지.>

<침식 전에는 외로운 걸 티내지 않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침식 후에는 자존심을 버릴 정도로 외로워하는 것 같잖아?>


으음.


크흠.


<아, 맞아. 세븐 협회도 있었구나.>


세븐 협회? 그것에 대해 할 말도 있었소?


호오.


<세븐 협회 부장 인격을 쓸 때의 오티스는... 뭐랄까, 되게 젠틀하다고 해야 하나? 이게 여자한테도 쓸 수 있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긴, 매너도 좋고. 부하들 배려도 잘 하는 좋은 상사지.


그런데 왜 그런 모습을 평소에는 안 보여주는 걸까요?


오티스 나리의 다른 인격은 남을 통솔하는 역할을 맡는 게 대부분인 것 같소!

앗, 내가 방금 나리...라고 하였소?


그래도 장하네, 꼬맹이~ 혼자 정정할 줄도 알고.


어린애 취급하지 마시오!

화낼 것이오!


미안해, 돈키~ 

우리 돈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랬어.


난 멋있는 특색 해결사가 되고 싶단 말이오!


<돈키호테, 넌 분명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야.>

<아무튼... 세븐 협회 인격을 쓴 오티스가 본래 인격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수감자들이 세븐 협회 오티스를 그리워한 적이 있단 말이야.>

<그때 티는 안 내려고 했을 텐데, 섭섭해하는 게 다 보여서 조금 귀여웠어.>


...

끝났습니까, 관리자님?


<응. 다 했어.>


부관 언니 얼굴이 경악스러울만큼 빨개졌네~


낯선 변화이다.


시끄럽다, 졸개! 이제 내 차례는 끝났으니, 더이상의 놀림은 불허하겠다!

관리자님, 진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다음 사람의 차례겠군요.


<그렇지. 고생했어, 오티스.>


전 괜찮습니다. 다음 사람이 걱정될 뿐이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

묵혀뒀던 라오루 엔딩봤습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