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거대한 도서관의 문을 부수고 넓은 먼지를 퍼뜨린 침입자는 다름아닌,



(ㅎㅇ~)


정체불명의 기계였다.


...


이건 또 뭐냐 대체...


최소한 내가 회사나 도서관에서도 본 적 없는 물체야.


여기서 꼴통 싸매고 고민하는 거 보다 예소드한테 보내는 게 훨 낫겠구만. 기술과학 담당이니 뭔가 아는게 있겠지.


젠장...호적수 만나서 실컷 싸우려 했는데 움직이지도 않는 물건만 떡하니 침입하고 원...


게부라는 팍 식었다는 표정으로 미미크리를 집어넣고 정체불명의 물체를 들어올렸ㄷ-


...?


야 잠깐...이거 안들려.


?


너도 드디어 짧지만 재미있는 개그를 칠 줄 아는구나?


아니 진짜 안들린다고! 꿈쩍을 안해!


그 물체가 꿈쩍을 안하는 건 아니지만 게부라에 의해 잠깐 들썩였을 뿐, 움직이지 않았다.


도시 최고의 해결사인 특색을 부여받은 사람들 중,  가장 강한 붉은 안개가 못든다고?


재미있네. 내가 한 번 들어볼께.


그래...아직 몸뚱이는 기계니까 가능은 하겠네 진짜.


이것이 월등한 강철의 육체과 살덩이의 차이다 하찮은 인간들아.


정답, 롤랑이 보여준 영화에서 나온거지?


응. 어쨋든 이걸 좀 옮겨볼까?


앤젤라는 자신의 말을 지키려는 듯 그 물체를 가볍게 들어올렸-


어...?


게부라 때와는 다르게, 들썩이지도 않는 침입자.


(ㅋ)


월등한 강철의 육체는 어디갔지?


하...


이거 진짜 내가 어떻게든 들어올린다 이...


뭔가 좀 불안한데...?

.

.

.

아니 침입자 응대랑 손님 접대한다고 뛰쳐나간 아가씨들이 왜 여태 안올라와?


으으으!


야 앤젤라! 그만 해! 너 팔 망가진다고!


야 이 미친! 앤젤라! 너 스파크랑 탄내난다!


앤젤라의 있지도 않은 자존심에 스크래치에 의한 힘자랑은, 게부라와 롤랑이 그녀의 어깨와 팔꿈치, 손목 관절에서 피어나오는 연기와 스파크를 보고 놀라 저지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물론 호크마의 귀에 들어오는 것 또한 시간문제였다.


앤젤라야.


응?


네가 방금 한 행동에 어떤 의도나 의지가 있었느냐?


딱히 의지같은 거창한 건 없었고, 그냥 이걸 꼭 들어야겠다는 오기가 생겨서 그랬어.


그래서 네 행동의 결과가 어떻느냐?


두 팔이 아작났지?


아주 자랑이다 이 녀석아!

사람 해치는 일이 끝나니까 이젠 네 몸을 망가뜨리기 시작하는게냐!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처음 이런건데...


그래서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더냐!

이건 내 생전인 벤자민도 너한테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일이잖니!


(시무룩)알았어...


너 그러고 보니까 앤젤라한테 인간관련해서 뭐 이상한 영화 보여줬냐?


최근에 보여준 영화라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영화 하나 보여줬었지 아마?


어쩐지 뜬금없이 강철의 육체니 살덩이니 하더라...


근데 걔 그거 엄청 집중해서 보긴 하더라.


또 이상한 거 보여줬다가 괴상한 위시리스트 추가하게 만들지나 마라.


그때 침입자(?)를 마주한 롤랑.


이게 그 도서관 문 박살내고 들어와선 앤젤라의 두 팔을 망가뜨린 손님이신가?


그래.


원래 힘쓰는 건 사내들이 담당하는 거니까 맡겨 두시라고.


롤랑이 손님을 들어올리려 애썼으나


(ㅋㅋ)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흠...


이거 못들면 안젤리카랑 시퍼런 또라이가 하늘에서 비웃는다고 생각해라 롤랑!


이거 하나 드는거에 네 아내까지 거론해야 할 이유가 있나?


그냥 동기부여지?


시간낭비 하지 말고 같이 들어올리지.


도서관의 최고 전력 둘이서 힘을쓰니 움직이기 시작한 손님은 그렇게 기술과학의 층으로 옮겨졌다.


(ㅎㅇ~)


...


대체 뭡니까 이건?


제기랄, 너 만큼은 그 말이 안나오길 빌었는데...


우리도 몰라서 그쪽한테 온거야. 그나마 과학기술쪽은 네 담당이니 뭐라도 알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기술과학층을 담당하게 된건 제 의지가 아니라서요.


큰일났네...이게 누구건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여기까지 날라왔는지도 모르는데 이거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


설마 이 기계안에도 앤젤라나 그 첫 손님처럼 AI가 들어있는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제작자의 머리 상태를 좀 심각하게 의심해야 할 거 같은데?


움직이지도 못하는 몸뚱이에 엄연히 사고도 할 수 있는 AI를 붙여놓으면 그게 산 송장 아닐까?


뭐, 꽤 흥미로운 기계인데 저희쪽 보조사서들 좀 불러서 같이 분해를 좀 해 보고나서 이야기를 해야 할 거 같아.


그럼 일단 그쪽한테 맡겨놓을테니 잘 부탁해. 어이 네짜흐씨 오늘은 맥주에 마늘버터 오징어다!


아싸 오늘 오크통 비우는 날이다!


나도 참전하지.


저기, 뭔가 나한테 애물단지 맡겨놓고 튀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그럴리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드리지 않아도 돼잖아.


그렇겠지?


(무전기)아아, 현재 보조사서분들중 다섯 분만 현 위치로 집합바랍니다.

.

.

.

앤젤라는 어찌 됐니?


2시간 정도 설교하고 보냈습니다. 저와의 대화에서 크게 느끼는 바가 있겠지요.


설교가 들어갔을 때부터 이미 대화는 물건너 갔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대체 얼마나 큰 동력원을 썼으면 그 정체불명의 기계가 이 거대한 도서관의 문을 단 한번에 부수고 들어왔을까요?


이 정도 파괴력이라면, 내가 조율자였던 시절의 화력보다 조금 아래의 화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구나.


제발 농담이길 바랍니다.


과연 어떨지...


그때, 부서진 문 바깥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들은 비나.


후후, 그 물건의 주인이 오는 모양이구나.


물건의 주인이라면?


도서관의 손님이겠지 또 무엇이겠느냐?


그때 부서진 문의 파편 뒤에서 쪼그만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빠밤빠밤~텐도 아리스! 장비창에서 탈출한 빛의 검 슈퍼노바를 되찾기 위해 마왕성에 진입했습니다!


...


조율자 인생을 포함해서 이번만큼 놀라운 상황은 뇌가 추출된 이후로 처음이구나...


선생님 맙소사. 외각에 왜 이런 어린아이가 혼자...


머리 위에 각잡힌 헤일로를 달고있는 신비한 소녀는 기절 직전의 호크마와 인생에서 뇌 추출 이후로 가장 당황한 비나를 마주했다.

.

.

.

이번 게스트는 텐도 아리스 입니다. 


좆됬네 어떻게 써야 하냐

전투물은 필력 딸리고

철학적인 진행은 필력 딸리고

개그물은 필력 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