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귀여워하는 콘문학

돈키호테 소망석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681459

로쟈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743019

그레고르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812331

싱클레어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885987

료슈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960193

홍루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9098572

이상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9243751

히스클리프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9940043

이스마엘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0100242

오티스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0343183

뫼르소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0489006

파우스트 귀여워하기: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0595080

단테 귀여워하기 上: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100873658


5장 약스포? 있음






<...흠흠.>

<더 말할 사람 있어?>


...


<없으면 여기까지 하는 걸로...>


자, 잠깐만요.

왜 벌서 끝내려고 해요? 전 한 마디도 못 했단 말이에요.


<이, 이스마엘?>

<말할 게 있었구나. 미안.>


관리자님께서 미안해하실 건... 아니에요.


이스~ 관리자님이 언제가 가장 귀여웠어?


가장 최근에 있었던 건...

용진빌딩에서 LCD팀 인원과 무전할 때였네요.

기억나세요? 무전 들리면 '째깍' 이라고 하라고 했더니, 관리자님이 진짜로 '째깍'이라고 발음했잖아요.


아, 그때~ 소소하게 귀여웠지.


농담하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본인은 째깍하라고 해서 째깍 했을 뿐이라고 말씀하신 것도...

나름 귀여우셨죠.


관리자 양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에게만 귀여워보일 상황이었네.


그렇네요...


<난 그때 진지했지만...>

<너희가 웃어주니 상관없겠다 싶었어.>


그것 말고는 또...

음...


<말 하기 어려우면 안 해도 괜찮아, 이스마엘.>


아, 그런 게 아니에요.

고르고 있었어요. 아무거나 말하긴 싫어서...

이걸로 할게요.


<뭔데?>


제가 호신술 가르쳐주겠다고 했을 때 기억나요?

업무 종료 후 쉬는 시간에요.

그때 관리자님이 제 제안을 거절하면서 괜히 안절부절 못하던 게 좀 귀여우셨어요.

제가 그런 말에 상처라도 받을 줄 알았나봐요, 관리자님?


<아...>


관리자님도 알잖아요. 에이해브 밑에서 일했던 제 과거 말예요.

그런 사람 밑에서 일하다보면, 웬만한 말로는 상처 안 받게 돼요. 

그러니 더 가감없이 말씀해주셔도 괜찮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이스마엘.>


그러고 보니, 이전에 이스마엘 양이 호신술 가르쳐주겠다고 했을 때 들을 걸 그랬다고 말씀하셨소!


...그랬나요?


<으응...>


지금이라도 알려드리면 배울 생각 있으신가요?


<있지.>

<당장 필요하진 않더라도... 나중에라도 배우고 싶네.>


어머, 이스~ 나도 가르쳐줄래?

힘은 모자라지 않은데, 기술이 좀 부족한 것 같아~


...한 번에 두 명은 못 가르칠 것 같은데요.

관리자님, 제가 따로 가르쳐드릴게요.




...왜 웃어요?


그냥, 우리 이스가 귀여워서~


하아...

제 차례 끝난 지가 언젠데...

아, 쓰다듬지 마요. 제가 애도 아니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번에는 제가 말할 차례네요!

제가 단테 님이 귀엽다고 생각한 건~ 사실 처음 뵈었을 때부터였어요.

머리 대신 시계가 있다니, 무척 신기하잖아요?


도련님 눈에는 저 시계대가리가 근사한 장식품 따위로 여겨졌나보지?


요즘 유행하는 머리냐고 물었던 게 기억나네.

그 후로 자기가 쓰고 싶진 않다고 했던 것도...


<뭐, 그 말이 딱히 불쾌했던 건 아니야.>

<히스클리프가 싸가지 없다고 말하기 전에는 저게 싸가지 없는 말인 줄도 몰랐고...>


그리고~ 단테 님과 전 공통점이 있잖아요?


<그, 그런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도시나 사람들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단테 님.

그래서 단테 님이 종종 파우스트 씨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들을 때면, 저도 파우스트 씨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기도 해요.


<그건... 몰랐어.>

<홍루, 앞으로도 모르는 게 있으면 팍팍 물어봐도 괜찮아. 파우스트가 그런 걸 귀찮아하진 않을 거야.>


아아, 그건 어렵겠네요~


<...응? 왜?>


단테, 당신은 기억의 공백을 토대로 의문점에 대해 물을 뿐이지만...

홍루 씨는 기억이 없는 게 아니라, 알고 있는 상식이 남들과 다른 것일 뿐입니다.

자신이 무얼 알고 모르는지를 명확히 할 수 없으니 설명을 구하기는 쉽지 않겠죠.


<오...>


타당한 설명이다.


앞으로도 종종 설명을 엿들을 것 같네요~

괜찮을까요, 단테 님?


<난 상관없어.>

<파우스트도 괜찮을 거야. 그렇지?>


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전... 관리자님께서 시계를 돌리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실 때가 귀엽다고 느껴졌어요.


아, 맞네. 그게 있었지 참.

매번 보는 모습이라 생각을 못했네.


누구 한 명은 말하겠거니 싶었는데, 아무도 말을 안했네?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과 비교하면 너무 뻔한 사례이긴 한데...

그래도 전, 이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렇구나. 고마워, 싱클레어.>

<...그런데 말이야, 내가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티가 많이 나?>

<일부러 너희한테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해왔는데...>


딱 심호흡하는 것처럼 시계가 째깍거린다거나, 괜히 안절부절 못한다거나...

뭐 그러면, 아, 시계대가리가 지금 마음의 준비 중이구나... 싶지 뭐.


그대가 짊어지는 아픔은 우리도 잘 알고 있소.

구태여 숨기려 힘쓰지 않아도 될 테요, 단테.


<으응, 고마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부관 언니, 웬일로 아직까지 말을 안 해?


쟤는 가만 보면 시계대가리를 되게 무시하는 것 같지 않냐?


시끄럽다!

그게 관리자님을 가장 무시하는 졸개 녀석이 할 말인가!


뭐, 난 우리 시계대가리를 무시하기는 해도 나름 아껴주고 있다고.

늘 저 시계에 신세도 지고 있으니까, 더 그렇지.


<오티스... 할 게 없으면 안 해도 괜찮아.>


아닙니다, 관리자님.

그저 제 안의 관리자님은 위엄과 유능함만이 강하게 새겨져있어 귀여운 면모를 찾기 조금 힘들 뿐입니다!


찾기 힘들면 찾지 마시지 그래요?


무리하지 마시오!

생각해내기 어려울 수 있소!


...


<...>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관리자님이 가장 귀엽다고 생각될 때는... 

성공적으로 전투를 마친 후에 절 돌아볼 때입니다.


<아하.>

<그런 상황이 꽤 있었지. 특히 입사 초기에...>


무슨 뜻인지 알겠네요~

관리자님께서 뿌듯해하는 게 느껴져서 귀여웠다는 뜻이죠?


딱 오티스 씨가 할 법한 대답이었네요.


그게 무슨 뜻이지?


관리자님의 귀여운 면과, 자신이 관리자님께 신임받고 있다는 걸 동시에 어필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한 게 딱...


...


<정곡을 찔린 표정이네...>


누구나 인정욕은 가지고 있는 법이지 않겠소, 단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러고보니 나는 진행만 맡고, 하나도 말하질 않았잖아?

단테, 내가 뭘 말할 지 궁금하지 않아?


<으응, 궁금하네.>


우리 단테, 내가 닭꼬치 먹으라고 줬을 때 기억나?


<아...>


그때 내가 먹는 척이라도 해보라고 하니까, 어떻게 우물쭈물하다가 먹는 척 하려고 꼬치를 시계로 가까이 다가갔잖아.

그러다 거리 조절을 잘못했는지, 단테가 꼬치 끝으로 얼굴을 딱 찔렀는데...

시계에 꼬치 끝이 부딪치는 소리가 '탱~'하고 울린 게 그렇게 웃기고 귀엽더라~


아, 그때 말이군요.

저도 들었어요. 귀여운 소리가 났었죠.


<...있잖아, 이 시계 의외로 거리 조절이 어려워.>

<생각해봐. 사람 얼굴은 튀어나오고 들어간 데가 여러 군데 있지만, 시계는 위부터 아래까지 다 평면이란 말이야...>


머리가 시계가 되기 전의 기억이 사라졌다고 해도, 일평생 살아왔을 몸에 대한 기억은 무의식중에 남아있는 모양이오.


가능한 일이에요. 단테의 머리가 교체된 후에도 이전의 기억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그때 말고도, 대호수에서 내가 계속 심심해하니까 괜히 말 붙여준 것도 귀여웠어~

정작 단테도 뾰족한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대화가 이어지진 못했지만.


<뭐, 그때에는 나도 심심했으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파우스트가 말하면 끝날 것으로 보이는군요.


<그렇네..>


...


<왜 그래?>


이번에는 잊지 않으신 것 같군요.


<그, 그건 미안했어...>


원래 똑똑이 양반들은 뒤끝도 긴가? 뭐든지 오래 기억해서 그런가?


그런 사실은 증명된 바 없다.


...진지하게 굴지 마라.

웃자고 한 소리였으니까.


하나도 재미 없었쏘!


...젠장.


파우스트는 단테의 귀여운 점에 대해 말할 수 있어요.

가령, 파우스트의 농담을 진실과 구분하지 못하는 점이 있겠네요.


처음 만난 날에 뭐라고 했더라...

메피스토펠레스를 보고 마술 버스라고 했었지, 아마?


<아, 맞네. 그랬었지.>


파우스트는 그 농담을 메피스토펠레스에서 하차하기 전부터 준비해뒀어요.

회심의 농담이었는데, 단테의 반응이 미적지근해 파우스트는 섭섭했답니다.


<어...>

<미, 미안?>


괜찮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제 정말 끝난 것 같네.


즐거운 시간이었쏘!

관리자 나리께서도 즐거우셨소?


<응, 돈키호테.>

<나 아까 감동한 거 봤지?>


헤헷!


관리자님께서 즐거우셨다니 기쁩니다.


그쪽은 평소 보여주던 모습에 비해 얼마 말하지도 못했잖아요.


존경심이 너무 크면 그 사람의 허점이나 약점을 찾기 어려운 법이다.


뭐, 그건 이해해요.

관리자님께서 즐거우셨음 됐어요.

저야 뭐, 심심풀이만 해도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심심풀이 치고는 적잖이 길어진 감이 있지...


이게 뭐라고 이렇게 지치는지 원~


그건 로쟈 양이 훌륭히 진행을 맡아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소만.


이상한테 갑자기 칭찬을 들으니, 되게 뿌듯하네~


저도... 즐거웠어요, 관리자님.


<응, 싱클레어. 고생했어.>


이런 말놀음도 시간 보내기엔 나쁘지 않군.


웬일이야, 료슈.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남아있어서 놀라긴 했어.

도중에 방으로 돌아가버릴 줄 알았는데...




...아니, 그냥 그랬단 거지, 참.

딱히 흉보려고 한 말은 아니야.


안. 벌. 양.


안다, 벌레 양반 이라고 하셨어요.


저도 무척 좋았네요~

이런 걸 매일 하면 더 즐겁지 않을까요?


<그건 힘들 것 같아.>

<생각보다 지쳐, 이거...>


그건 그렇소...


...단테, 수감자들의 업무 종료를 승인할 시간입니다.

금일 활동을 종료하고 해산하면 됩니다.


<그래? 시간이 금세 가버렸네. 흠흠.>

<수감자들의 업무 종료를 승인합니다.>

<다들 고생했고, 푹 쉬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이고... 나도 이제 들어가야...>




<파우스트? 왜 그래?>

<개인실에 안 들어가려고?>




<혹시 할 말이라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모든 기억을 되찾은 당신이... 서로의 귀여움을 찾는 이 시간을 어떻게 여길지 궁금해지는군요.


<아...>

<기억을 잃기 전의 난...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나봐?>


파우스트는 그 사실에 대답할 수 없어요.

단테의 과거에 대한 다른 모든 정보들과 마찬가지로.


<그렇겠지...>

<신경쓰지 마, 파우스트. 난 이 시간이 즐거워서 좋았어.>


네. 파우스트도 즐길 수 있던 것 같네요.

이만 파우스트는 들어가겠어요.


<그래.>

<잘 자, 파우스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금연 기간에 이어 귀여워하기 시리즈가 끝났네요.

원래 소망석 출시 기념 콘문학 한 편 쓰고 말 예정이었는데, 어쩌다 이것도 판이 커져서...

즐겁게들 읽어주셔서 좋네요.


베르길리우스를 귀여워하지 하지 않은 이유

: 결말이 애매해져서


카론을 귀여워하지 않은 이유

: 수감자들과의 접점이 의외로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