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어딘가의 작은 섬.


"자... 어디 그 뚫리지 않는 금고를 열어봅시다."


"예... 예! 알겠습니다."


(금고 문이 열리고.)


"아이고... 삭신이야."


"...해...적...?"


"여, 이보시오. 내가 지금 뭐 하려고 여기 있는지..."


"...(이건 뭐, 등신도 아니고...)"


"뭔가 생각이 날 것 같은데... 잠시 담배 좀 피고..."


"...(현타 온다. 내가 이러려고...)"


"...아 맞다. 나 이 금고 털러 왔네!"


"...이 해적 새끼, 죽여!"


"예! 당장..."


"무거운 갑주 입고 뒤뚱거리는 녀석들이야 뭐..."


(그대로 총을 쏘는 그레고르 선장.)


"...!"


"니들 손에 죽는다면, 내가 바퀴벌레 소리를 들었겠냐."


그리고는 그대로 도망가버린다.


어딘가의 술집.


"어유... 럼은 언제나 없어서 문제야..."


"...댁이 다 쳐마셔서,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나보지?"


"아가씨, 원래 해적이 드나드는 술집에는 럼이..."


"...그래서 매일 가져오잖아. 단지 얼마 못가 사라질 뿐."


"아이고... 럼이 다 떨어졌다니, 그만 가봐야겠..."


"...돈 내야지. 안그래?"


"어, 나 돈이 없는데 외상으로..."


"선장님? 계속 여기 올때마다 외상값만 쌓는데..."


"알았어, 알았다고. 다음번에 꼭 갚을게."


"약속을 했으니, 지키지 못하면 그 왼팔도 잘라가겠어."


술집에서 쫓겨나듯이 나가는 그레고르 선장.


"어이구... 이제는 술도 함부로 못 마시겠..."


"야, 그 소문 들었냐?"


"또 무슨..."


"그 전설의 '데비 존스'가 깨어났다는 소문 말이야."


"데비 존스? 그건 단지 전설 속에서만..."


"그 데비 존스의 상자에는 엄청난 금은보화가 있다잖아."


"요즘에 누가 그딴 전설을 믿고..."


"우리, 이 상자를 찾는거다. 한탕 하자고, 알겠지?"


"하아..."


"...옳다구나! 그 데비 존스의 상자를 찾기만 하면..."


그리하여, 그레고르 선장은 다시 돛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