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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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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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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게부헤세다.

취향이 아닌 사람들을 재빨리 뒤로 가기를 누르자.



"야 헤세드."


"뭐지? 게부라가 나한테 먼저 말을 걸다니."


"아 진짜 그러지 좀 마."


"그래 알겠어, 무슨 일이야?"


"그게.. 어..."


"미안.."


"음~ 잘 안 들리는데?"


"미안하다고!"


"화내지는 말고. 그래서, 뭐가 그렇게 미안할까?"


"너 지금 일부러 그러지."


"아니? 진짜로 왜 사과하는지 모르겠는데?"


"..."


"됐다 됐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우린 서로 나쁜 사이 아니었나?


연구소 시절에는 나 때문에 납치도 당했었고.


서로 살아온 환경의 차이로 인해 잘 맞지도 않았었다.


아니지 애초에 서로 맡은 업무부터가 달랐으니까. 서로 볼일도 별로 없었다.


회사에서는...


"야."


"..."


"클리포트, 올려."


"게부라, 나는..."


"시발! 올리라고 개새끼야!"


"미안... 난, 그럴 수 없어."


"겁쟁이 새끼..."


"평생 그렇게 앤젤라한테 기면서 살아라."


"..."


젠장.. 내가 왜 그렇게 까칠하게 굴었던 거지?


저 녀석도 다 사정이랑 이유 있다는 거 알았으면서...


... 아니다, 지금 후회해 봤자 뭐 하냐.


난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잘못되면.. 어떡하지?"


"그러면 제가 손에 장을 쥐겠습니다."


"너 장은 딱히 필요 없는데."


"빨리 가봐요."


"그래.."


"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말하죠."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가서-


"야 지금 그거 몇 번째 말하는 건지 알아?!"


"아... 아니다. 미안, 좀 예민해서."


"이해해요."


솔직히 헤세드가 날 싫어한다 해도, 난 할 말이 없다.


나만 아니었으면.. 애초에 헤세드는 여기 있지도 않았을 거니까.


똑똑한 부잣집 도련님으로 잘 먹고 잘 살았을 테니까.


나의 착각으로 그 녀석의 모든 걸 망쳤다고 해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헤세드가 속으로는 날 원망한다 해도 난... 할 말은 없다.


"..."


"게부라?"


"으아악!"


"괜찮아?"


"아.. 어, 응."


"사회과학의 층 앞에서는 뭐해?"


"아니.. 뭐.. 그냥..."


"어..."


"천천히 말해, 천천히."


"..."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더 할 말은 없나?"


"없는데, 너는?"


"나.. 말이지."


"잠깐만."


헤세드는 게부라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너.. 너 뭐 하냐?"


"잠시만 가만히 들어줄 수 있어?"


"..."


"으음, 실례할게."


"!"


헤세드는 게부라의 오른손을 잡았다.


***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우리는 그렇게 좋은 사이는 아니었으니까.


칼리는 나를 납치한 걸 미안하게 여겼는지 나에게는 뻘쭘해했고.


사이 좀 트고 싶어서 말을 걸려 해도 잘 풀리지 않았다.


애초에 접점도 많이 없었다. 하는 일이 달랐으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안 괜찮다 내가..."


"너는 너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려 한 거잖아."


"그리고.. 난 겁쟁이 맞으니까."


"..."


"넌 잘못한 거 없어."


"..."


내가 까칠하게 굴 필요는 없을 거 같았다.


내 잘못이고, 뭐. 게부라를 이해하고 있으니까.


"게부라~"


"..."


"게부라~~"


"나 잔다."


"쉬는 날이라고 그렇게 자지만 말고."


"산책이라도 가자, 아니면 커피라도?"


"나 좀 쉬자..."


헤세드는 게부라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산책 가자~ 산책~"


"..."


우리는 앤젤라가 말릴 때까지 술래잡기를 하였다.


아마도... 누군가를 깊게 사랑해 본 적이 없던 거 같다.


그래서 첫사랑한테 그렇게 능글맞게 굴었고...


아, 진짜 바보 같네. 그렇게 놀리듯이 행동할 필요는 없었잖아.


아니다, 지금 후회해 봤자 과거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난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사랑해."


헤세드는 게부라의 손에 루비로 장식된 반지를 끼워줬다.


"사랑해. 게부라."


"이건 장난이 아니야."


"..."


"너는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네."


"네가 날 싫어한다 해도... 솔직히 난 할 말은 없지."


"...."


"그래도 있잖아... 난 네가 너무 좋은 거 같아."


"받아줄 수.. 있을까?"


"..."


"..."


"....."


"....."


"......"


"음, 게부라. 내 무릎이 좀 저린 거 같은데..."


"안돼..."


"뭐라고...?"


"이건 아니야..."


"아... 그렇구나."


"미안."


"싫다는 게 아니라!"


"네가 지금까지 이거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한 줄 아냐?!"


"아..."


"그러니까 일단은 좋다는 거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에서야 고백하려고 했는데 네가 지금 고백하면 나는 인마!"


"어.."


"풉!"


"웃지 마라..."


"그럼 지금 너도 고백해. 그러면 되지?"


"자, 나한테 사랑한다 말하면 되잖아, 해봐."


"으윽..."


"사... 사..."


"옳지, 그렇게."


"사.. 사...!"


"사의 경계!"


"아니 잠깐-



부끄러움이 한계치를 뚫은 게부라는 결국 헤세드를 사의 경계로 보내버렸다.


하지만 맨날 싸우는 게 일상이던 둘의 사이가 이 정도로 틀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뭐, 해피엔딩으로 잘 끝났다.


***


"..."


"왜."


"아. 그게..."


"두 분이 잘 된 건 좋은데. 왜인지 방해만 된 거 같아서."


"..."


"생각해 보니 그렇네?"


"가만히 있어도 잘 해결될 일을 우린 왜 그랬던 거지..."


그리고 헤세드는 다음날 허리 부분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으나 앤젤라는 왜인지 해결해 주지 않았다.


네가 선택한 거니까 그 정도는 네가 감당하라는 뜻 모른 말만 남기고 말이다.


***


추천과 댓글과 관심은 작가를 기쁘게 일하게 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이 참 좋다.


아무튼 개추가 100개를 넘으면 후일담 야설을 쓸 거야.

안 쓴다는 뜻 맞아, 안 그래도 할게 너무 많아서.


아무튼 이 시리즈는 좀 구조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망작 몇 개는 그냥 글삭해야겠음.

당분간 고민 좀 해야 할 듯.


게부헤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문학이 별로 없어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마인드로 시작했던데, 결과물이 잘 나왔는지는..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잘 모르겠네. 다들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목 추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