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이익.


 문이 열리고 카론과 베르길리우스가 버스에 올랐다.


 문득, 이상함을 느낀 베르길리우스가 수감자를 스윽 둘러보았고 카론도 아예 눈치가 없지는 않은지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코를 킁킁거리던 카론은 언제나 그랬듯 무표정하고 무관심적으로 입을 열었다.


 "베르. 메피 안에서 이상한 냄새 나."


 "........."


 카론의 말에 베르길리우스가 수감자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베르길리우스가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수감자들이 저마다 움찔거렸다.


 아예 표정 관리가 안되는 수감자, 얼굴 변화가 없으나 식은땀을 흘리는 수감자, 아예 모른다는 듯 창문 밖을 바라보는 수감자, 이 모든 상황에서 난 상관이 없다며 여유를 부리는 수감자.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관리자 단테였다.


 

 <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


 

 "하아. 이번엔 또 무슨 짓을 저지른 겁니까?"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지나쳐 걸었다.


 좌석 두 칸 정도를 더 지나친 순간, 베르길리우스가 걸음을 멈추었다.


 시체의 내장을 밟은 것처럼 물컹한 감촉이 신발 바닥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내 신발 바닥을 확인한 베르길리우스는 얼굴을 굳혔다.


 검은색 밑창과 대조되는, 새하얀 색의 물컹한 액체가 버스 바닥과 베르길리우스의 신발 바닥을 어지럽게 더럽히고 있었다.


 

 "............"


 베르길리우스의 시선을 받은 수감자(와 관리자)가 고개를 돌렸다.


 그건 파우스트도 마찬가지였다.


 베르길리우스의 집착 어린 시선에 파우스트는 짧은 답변을 내놓았을 뿐이다.



 그제서야 베르길리우스는 버스 안을 다시금 돌아보았다.


 무척이나 더운 공기, 평소에 비해 숨소리가 거친 수감자들, 분명 깔끔하지만 그 사이로 흐트러져 있는 주름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히나 남자라면) 모를 수 없는 냄새가 자욱히 퍼져 코끝을 찔렀다.


 베르길리우스는 매우 낮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는 한 번이라도 방이 아닌 곳에서 다른 수감자와 몸을 맞댄 적이 있다. 거수."


 기나긴 침묵.


 침묵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임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