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싱클레어 군. 상당히 고민이 많이보이는 질문이구려."


"아무래도 과거의 일이 다소 마음에 걸리는 것이오?"


"....네.... 예전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제 과거에 대한 생각이 조금...."


"흐음.... 보통 사람들은 그런 농을 많이 하지. 삶은 계란이라고."


"하지만, 그 농 안에 의외로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오."


"그런... 가요?"


"예를 하나 들어보겠소. 보통 달걀을 세우려는것은 꽤나 힘든 일이지. 하지만 이 달걀을 쉽게 세우는 방법은 싱클레어 군도 잘 알 것이오."


"이렇게 달걀의 밑 부분을 부수면...."


'으직'


"이크...."


"날달걀... 이네요...?"




(잠시 화면 조정 중입니다.)




(급히 달걀 하나 삶아 옴)

"크흠.... 다시.... 이 달걀을 이렇게 부숴서 세우면 쉽게 세워지지."


"그렇긴 한데... 이게 삶이랑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똑바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아픔이 동반된다는 의미가 첫째요. 비록 이 달걀은 몸의 일부분... 그러니까 껍데기가 깨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그 결과 똑바로 서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소."


"네에...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싱클레어 군의 입장에서 보면 그대는 참 힘들고 아픈 경험을 했지만, 그로 인해서 N사의 미치광이들과는 다르게 조금 더 똑바로 서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소."


"...."


"아픈 기억을 꺼내서 미안하게 되었소, 싱클레어 군. 하지만 여기 달걀이 서 있는 모습을 좀 더 자세히 보시겠소?"


"달걀 밑면에 껍데기가 가득하네요...."


"다시 말하면 이 달걀은 자신의 아픔을 딛고 일어섰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소."


"그리고 두번째는 자신을 가두고 있는 껍데기를 깰 수 있어야 비로소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소."


"싱클레어 군. 만약 내가 이 달걀을 깨지 않았다면, 껍데기 안의 달걀은 바깥 바람을 쐘 수 있었겠소?"


"아니요.... 아무래도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요람은 편안하지만, 그렇다고 요람 안에만 있으면 똑바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오. 언젠가는 편안한 요람 밖을 나와서 거친 길을 스스로 딛고 설 수도 있어야 하지 않겠소?"


"맞는 말씀이에요...."


"그리고 어디 보자...."


 이상은 새로운 달걀을 들고 오더니, 달걀을 세우고, 그 상태로 손을 떼지 않았다.


"비록 내 손이 받치고 있지만 이 달걀 역시 서 있는 상태요. 그렇지 않소?"


"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세상을 똑바로 딛고 서는 과정에서 혼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오."


"싱클레어 군. 그대의 곁에는 의지할 수 많은 동료들이 있고, 의지할 수 있는 관리자 양반도 있소. 달걀이 서 있는 것을 내 손이 도와 주듯이, 그대가 똑바로 세상을 볼 때 우리들이 이렇게 도와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말이오."


"어떻소. 삶은 달걀이라는 농이 꽤나 많은 것을 품고 있는 것 같지 않소?"


"...."


"헤헤... 이상 씨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이상은 온전하게 껍데기를 깐 삶은 달걀을 싱클레어에게 건넸다. 싱클레어는 어쩐지 그날 밤이 좀 더 고요하고, 좀 더 편안하게 느껴진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