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림버스 컴퍼니의 금연 기간


1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113659



(림버스컴퍼니 스포 주의)





(2일차)



...


...


둘 다 죽어가는 것 같소.


료슈 쟤는 대체 담배를 몇 개비나 숨기고 있던 거야? 끝도 없이 나오던데?


신발 밑창의 홈에 비닐에 싼 담배가 붙어있던 걸 발견했을 때에는 정말 놀랐소...

바닥에 닿지 않는 틈에 절묘하게 붙어있어, 조금도 찌그러지지 않았지...


메.비.웃.쓰.


메피스토펠레스의 배가 비워지면, 지금 웃는 놈들 다 쓰레기로 버려버린다고 하시네요.


비웃다니? 난 비웃은 적 없소! 동료로서 걱정했을 뿐이오!


(무시)


우와, 신기하네요.

금단 증상이라는 것이 손발이 떨리는 게 다가 아니었군요?


신경 과민과 손발 떨림이 나타났으니, 이제 나타날 증세는 주로 불안, 오한, 식은땀 등이 있다.

헛구역질이나 어지럼증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됐어, 빨리 밥 먹고 낮잠이나 좀 자야겠어. 그러면 좀 낫겠지.

밥 사러 간 인원이 누구누구였지?


단테 씨랑 로쟈 씨, 그리고 단테 씨 대신 짐 들어준다고 오티스 씨가...


볼 때마다 놀랍네요, 오티스 씨는...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리 왔어.>


졸개들, 식사 시간이다. 식량을 배급할 테니 당장 자리에 착석하도록.


으흠흠~


뭐야, 로쟈. 기분 좋아보이네.


이제 기분 좋아질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렉이랑 료슈일 걸?


...?


힘들어할 두 사람을 위해... 내가 선물 사왔지~


로쟈, 설마...?


호오.


이거라면, 금연하느라 힘들 두 사람에게 큰 힘이 될 거야.


말. 보. 로.


말만 하지말고 보여줘라, 로쟈... 라고 하시네요.

그보다 로쟈 씨, 또 담배를 사온 걸 베르길리우스 씨가 아시면...


꼬맹이, 걱정하지 마~

짜잔, 니코틴 패치야! 마침 싸게 팔더라고~


...

괜히 기대했네.


던.힐.


거던 휴게소에서 힐만 먹고갈 ㄴ... 이라고 하시네요.


끝까지 말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꼬맹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단테, 금일 오후에 예정된 거울던전 입장까지 한 시간 남았습니다.


<그래? 그러면 너희들 밥 먹는 동안, 인격패 설정을...>


...!


...!


(끄덕)


어이, 그, 관리자 양반.


<그레고르? 금연이 힘들어서 온 거야?>

<미안하지만 난 베르길리우스가 정한 규칙을 바꿀 수가...>


에이, 무슨 소리야? 규칙을 바꾼다니.

누가 정한 규칙인데, 당연히 따라야지. 아무렴.


<그런데...?>


혹시 말이야, 나랑 료슈는 거울던전에 들어갈 때 인격패를 따로 정하지 않으면 어떨까?


<다른 인격을 쓰지 않고, 이대로 들어가겠다는 뜻이야?>

<...그레고르, 너 설마.>


에헤이, 그런 거 아니야! 

거울 던전에서 베르길리우스 몰래 담배를 필 수 있다거나, 뭐 그런 생각을 한 건 맹세코 아니라고.


...


<...>


그렉, 늘 느끼는 거지만... 자긴 연기 연습 좀 해야겠어~


하아...


재미있는 의견이군.




<큰일났...>


거울 던전에서의 흡연은 허용하도록 하지.


...뭐? 정말이야?


호오.


손이 떨려서 무기를 놓친다거나... 다리가 떨려서 못 피한다거나...

쓸데없이 시계를 돌릴 일이 안 생기려면, 그래야겠지.

단, 거울던전에서만이다. 어차피 그곳에서 다른 인격패를 이용해 담배를 피는 건, 나도 막을 수 없으니.


잘됐네? 벌레 양반.


그렇게 좋으신가요? 보는 저도 기분 좋아지네요~


...


...


(짜-악.)


<저렇게 기뻐보일 수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으으...


(부들부들)


<한 대 필 때에는 기뻐보이던데... 금세 죽상이네.>


거울던전에서의 흡연은 엄연히 다른 세계에서 벌어지는 행위이므로, 기분전환은 가능하겠지만 현실공간에서의 금단 증세를 완화시켜줄 수는 없어요.


거울 속의 내가 웃는다고 하여, 거울 밖의 내가 기쁨을 느낀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요, 단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너희 말이 맞겠지.>

<그래도 저쯤 되니 안쓰러운데...>


...관리자 양반.

우리, 거던 한 바퀴 더 돌까? 한 대 더 피우면 나을 것도 같은데.


뭐? 쉰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런 소리야?

벌레 양반, 미쳤어?


아잇, 진짜!

내가 이런 요구 잘 안 하는 거 알잖아!


어, 그...

...에이 씨, 왜 나한테 화를 내는데! 내가 금지 시켰냐?

애초에 너희가 담배 피고 뒤처리만 잘 했어도...!


그만해요, 히스클리프 씨. 아직도 몰라요?

금연 중이잖아요. 우리가 뭔 말을 해도 귀에 안 박힐 걸요?


...쯧.

너희들, 내 성격이 좋아서 참은 줄 알아.


와하하하! 무척 재미있는 농담이오, 히스클리프 군!



(슝)


<뭐, 거울던전에 여러 번 가서 나쁠 거야 없지만... 거울던전을 돌려면 엔케팔린이 필요한데.>

<파우스트, 가도 괜찮을까?>


거울던전을 도는 것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지난 발푸르기스의 밤이나 거울 굴절 철도의 변형과 같은 예측이 어려운 사건이 벌어질 때를 대비하여 엔케팔린은 아껴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지금의 거울던전 입장 일정은 남은 엔케팔린 수를 토대로 정했으니까요.


<그렇대. 어차피 갔다온다고 해서 금단 증세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잖아. 미안하지만 조금만 참아...>


알겠어...


응? 료슈, 뭐해?

창밖에 얼굴 내밀면 남들이 다 보잖아.


하아... 이게 예술이지.


료슈, 그런 짓 해도...

어라.


하아... 이게 예술이지.


...옮은 건가요?


<왜 그래? 그레고르, 료슈.>


메피스토펠레스가 정차해있는 도로로부터 반경 6m 내의 인도가에 문이 반쯤 열려있는 흡연 부스가 보인다.


<...그 냄새가 그렇게 좋아?>


이상 씨 말마따나, 폐까지 스며드는... 섹슈얼한 향이었나?


센슈얼한 향이라 하였소, 그레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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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사신입 시리즈 쓸 때에도 못 받아본 추천 세자리 수를 이걸로 받게 되네요.

담배 안 문 스탠딩일러 수가 적어서 표정을 다채롭게 쓰기 힘든 게 아쉽습니다.

개념글 달면 3편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