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 씨."


"Zzzzz..."


"로쟈 씨, 일어나요."


"우으으..."


"로쟈 씨! 지금 기상시간 한참 지났다고요!"


"아우...이스...?"


"네, 저에요. 어서 일어나요. 또 늦잠 잤다고 붉은 시선에게 제대로 한소리 들어야 일어나겠어요?"


"흐우...5분만 더..."


"아, 진짜...좀 일어나라고요 - 우와앗?!"


눈 깜짝할 사이에 로쟈의 팔이 이스마엘을 휘감더니, 이스마엘은 그대로 로쟈에게 꼭 안겨져 침대 위를 나뒹굴었다.


"아니...! 뭐 하는 거에요?! 이거!! 으웁, 놔요...!"


"아이~그러지 말고 언니랑 같이 좀 더 자자~"


"아니 놓으라고요우웁!! 아 진짜, 힘이 무슨...!"


이스마엘은 빠져나오려 있는 힘껏 버둥거렸지만, 로쟈의 손아귀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그대로 그녀는 로쟈의 품속에 파묻혀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되었다.


"아, 진짜...!"


"자아~좀만 더 자자...!"


"저는 인형이 아니라고요!!!"


*****

잠시후.


"......"


"......"


"...푸흣."


"우스운 꼴이군, 물개."


"뭐요."


"그래서, 늦잠 자는 졸개를 깨우러 갔다가 그런 한심한 모양새가 된 것인가?"


"시끄러워요..."


"두 수감자들의 근력을 비교해 계산해 보았을 때, 파우스트는 현재 이스마엘 씨에게 승산이 정확히 0.0%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천재가 아니라도 알겠거든요? 으웁..."


이스마엘이 로쟈의 품속에 파묻힌 채 조금 뭉개진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이스마엘 군, 참 편해 보이오..."


"맘 같아서는 바꿔드리고 싶네요."


"ㅋㅋ."


"크큭, 이라고 하시는군요."


"조용히 하라구요..."


"뭐, 이 사이좋은 광경을 방해하는 것도 좀 마음에 걸리는군."


오티스는 실컷 비웃는 표정으로 잡혀있는 이스마엘에게 다가가 머리를 토닥여주었다.


"우리는 이만 가보지. 추가 취침시간을 실컷 즐기도 - 으아앗?!"


휙, 털썩.


어느새 로쟈의 팔이 움찔거리더니, 순식간에 사정거리 내에 있던 오티스를 낚아채서는 품 안으로 끌어들여 꼭 안았다. 오티스는 화들짝 놀라서 안간힘을 썼지만, 이스마엘 때와 마찬가지로 로쟈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이, 이게 무슨?!"


"오오...마치 식충식물 같소!"


"파우스트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을 알고 있어서 안전한 거리를 계산해서 서 있었답니다."


"하, 이건 또 나름 예술의 느낌이 나는군."


"이봐! 보고 있지만 말고 좀 도와라! 으웁?!"


"괜히 움직이려 들지 마세요. 그러면 오히려 더 끌려들어 가더라고요."


"젠장...방심하다 이게 무슨 꼴..."


"자, 그럼 오티스 씨가 말하신 대로 이런 광경을 건드리기도 뭣하니 저희는 이만 가도록 하죠."


"으음...본인은 솔직히 저 둘이 편해 보인다만..."


"지각 하셔서 베르길리우스 씨랑 면담을 하고 싶으시다면 어서 가서 눕는 것을 추천하지요."


"자! 어서 나머지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가보게나!!!"


"훗. 즐."


"아니!! 그냥 가지 마라!!! 어이!!!"


나머지 여수감자들은 그대로 로쟈의 방에서 나갔고, 그곳에는 여전히 꿈나라에 빠진 로쟈와 단단히 붙잡힌 이스마엘과 오티스만 남았다.


"...뭐, 그쪽 말대로 참 우스운 꼴이 되었네요."


"시끄럽다, 물개..."


오티스는 잠시 더 꼼지락대며 저항을 해 보다가, 결국은 체념하고 축 늘어졌다.


"...이봐라, 물개."


"왜요."


"오늘 일은..."


"네. 아무 말도 하지 말죠."


"으음."


둘은 그렇게 로쟈의 품에 붙잡혀 결국 늦잠을 자게 되었고, 셋 다 사이좋게 베르길리우스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듣고는 메피스토펠레스 청소를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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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안한 개그단편 써보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