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림버스 컴퍼니의 금연 기간



1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113659

2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146553

3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227043

4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283628

5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362501

6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445010




(마지막 날)



<오늘은 안 누워있네.>


관리자 양반, 그래도 누워만 있을 수는 없지, 암.

오늘이 무슨 날인데.


<아, 그렇네. 오늘이 7일차구나?>


그렉, 얼굴에 생기가 도네? 그렇게 기뻐?


금연의 효과로 혈색이 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을 줄이야...

금연의 효과를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구료.


이상 씨, 저번에 은단 사다준 갑룡이란 친구분도 금연했다면서요?


갑룡은 금연을 성공한 적이 없소.

길어야 사흘이었지.


조금만 참으면 된다, 조금만.

시간아, 빨리 가라... 으흐흐...


<료슈는 그다지 변함이 없네.>

<그레고르만 신난 것 같아.>


총원! 그대로 들어. 때가 왔다.


...


오늘 오후, 우리는 고대하던 그 담배를!


악!


시끄럽다. 닥. 벌. 양.


설마, 그 자식 성대모사한 건 아닐 거라 믿어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흠.


...


...


...


분명 그레고르와 료슈만 오라고 했던 것 같은데.

너희들은 뭐지?


<무슨 말 할지 다들 궁금하다고 해서...>


단테 씨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말이 나올지 다들 궁금해했다고 하는군요.


파우스트 씨.

당신도 궁금합니까.


네, 뭐.


다들 어떤 상황을 기대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방해만 하지 않아줬으면 좋겠군.


그럼...


...


오늘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전... 너희 둘은 버스를 어지럽히지 않겠다는 규칙을 어기고 꽁초가 든 담뱃갑을 버렸지.

그 점에 대해선 반성하고 있나?


물론이야, 길잡이 양반.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참아온 걸 보면 모르겠어?


(끄덕끄덕)


그렇게 말하기에는 성실함이 부족했지 않았나.

뒷골목에서 담배를 주워왔다가 걸린 건 잊지 않았겠지.


그거 피지도 못했는데.


료슈, 가만히 있어!


맞아 맞아, 길잡이 양반. 그건 우리가 잘못했지.

그래도 우리가 끝까지 참았다는 게 중요한 거잖아.


흠...


안 그래, 길잡이 양반?

인내의 끝에 성과가 있어야 우리도 힘이 나지, 그렇지 않으면 동기부여도 안 되고, 업무에도 지장을...


조용히.

생각 중이니.


...


...


<꼴깍>


뭐, 좋아.

약속은 지켰으니, 그레고르.

받아라.


어?


엇...!

내 담배에 라이터잖아.

버린 줄 알았는데...


그럴 리가.

금연 기간이 끝나고도 담배가 없어서, 담배 살 곳 찾느라 창밖으로 눈알만 굴리는 꼴을 볼 바에는...

이렇게, 바로 주는 편이 낫지. 네게도, 내게도.


원하는 만큼 피도록.

누구 말마따나... 인내 끝에 성과가 있어야 힘이 나니까.


...


(칙)


(스으읍)


흐어어-


살겠네...


<그레고르 표정이...>

<변화무쌍하네...>


사람을 저렇게나 기쁘게 할 수 있다니...

담배란 참 대단한 것 같소!

피고 싶은 생각은 안 들지만...


<하긴, 그동안 봐온 게 있으니...>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 뒤편에서 담배 좀 태우고 있을게.

천천히들 와.


...


그럼.

이만 흩어지도록.


...?


<어라, 료슈 건?>

<혹시 료슈 것만 버린 거야?>


단테 씨가, 료슈 씨의 담배와 라이터만 버린 것이냐고 묻는군요.


그럴 리 있겠습니까, 단테.

하지만 료슈에게는 담배를 돌려주지 않을 겁니다.


(꿈틀)


왜, 왜요?

이건 부당해요! 료슈 씨도 그동안 얼마나...


이유가 궁금한가 본데, 싱클레어.

간단해. 료슈는 금연 기간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당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


무슨 소리지.


뻔히 들킬 거짓말을 하는 건 추하지 않겠나, 료슈.

이미 확인했다.


금연 기간 첫날에, 나와 카론이 버스에서 내렸을 때.

네가 차창을 열고 담배를 피웠다는 걸.


<!!!>


...


그러게, 내가 눈깔에 헤드라이트 켜고 오고 있다고 했잖...


미쳤어요? 베르길리우스 앞이에요!

들리면 어쩌려고...


역시, 특색 해결사의 눈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


그리고...

다른 수감자들이 그 사실을 은폐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단테, 당신이 그 광경을 관망했다는 것도 말입니다.


<...망했네.>


히익.

면담만은 안 되오. 면담만은...


...뭐, 그렇다고 해서 따로 처벌하지는 않겠습니다, 단테. 당신도, 수감자들도.

현장을 직접 본 것도 아니고, 따지자면 정황 증거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그러므로... 료슈.


...


금연 기간은 끝이다. 너 또한 흡연을 허용하지.

대신, 압수한 담배와 라이터는 내일 돌려주도록 하겠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내일 아침에 받아가도록.


...

(끄덕)


여기까지.

...끝입니다, 단테. 할 말 있습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베르길리우스도 제법... 유도리가 있구나 싶어서.>


단테 씨가 베르길리우스 씨도 제법...


<파, 파우스트! 이건 안 전해도 돼!>


...유도리가 있다고 말하고서, 이건 전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


...


가서 쉬시죠, 단테.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천 년 묵은 한을 푸는 듯한 흡연이구료.


내가 다 부끄러워지는군.

정신을 어지럽히는 물질일 뿐인데, 왜들 그리 목을 매는지.


어라, 오티스 씨도 다른 인격에서는 담배를 피지 않으시나요?

G사 인격이었죠, 아마?


담배 뿐이 아니오. 어금니 사무소 인격에서는 술에 찌들어있었소.

그래서 가능성의 세계 속에서는 내가 많은 고생을 하고 있었지...


흥, 그건 내 다른 가능성일 뿐.

그런 나약한 정신력을 가진 인격들이 나의 또 다른 가능성이라는 게 수치스러울 뿐이다.


...


으음, 좋다, 좋아...

응? 료슈, 네 담배는?


...


어라, 가만있자... 

단테?


<으응?>


료슈 말이야, 공식적으론 금연 기간 끝난 거지?

압수한 것만 내일 돌려주는 거고?


<그렇지. 그건 왜?>


아니, 그냥...

료슈가 뭘 저렇게 뚫어져라 보고 있는지 알아버렸거든~


<응?>


(지긋)


응? 왜, 료슈?


내놔.


엉?

아, 담배? 안돼, 돛대밖에 없거든.


내놔.


야, 료슈. 같은 흡연자끼리 왜 이래. 

나 이걸로 내일 정차할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원래 돛대는 부모님한테도 안 주는 거...








와, 그레고르 씨가 저렇게 빨리 도망가는 건 처음 봐요!


초인적인 속력이군.


싸울 일 있을 때 이렇게 재빠르면 좀 좋아요?


돛대 건드는 건 인간적으로 좀 아니지, 이 사람아...!


튀. 봤. 버. 안.


튀어봤자 버스 안이라고 하시네요.


<다 좋은데, 그러다가 또 버스를 어지럽혔다간 베르길리우스가...>


닥. 단.


<ㅠ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7부작 끝!

즐겁게들 봐주신 것 같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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