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떤 한 나라의 공주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공주님은 작고 귀엽고 마음씨도 고왔으며. 


춤과 노래도 왕국 제일이었지요.


공주님을 싫어하는 왕국의 백성들은 없었답니다.






그 공주님의 곁에는 언제나 그녀를 지키는 무사가 있었습니다.


비록 칼솜씨는 그저그랬고 그 나라 왕국 출신도 아니었지만


우연히 공주님의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에 반해 


방랑을 그만두고 공주님의 호위를 자처한 것이지요


비록 모자라는 실력으로도 항의할 만한 급료였지만.


무사는 공주님의 노래와 춤을 


가장 가까히에서 볼 수 있는 걸로 만족했답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들이 계속되었지요.







이변이 일어난 건 며칠 뒤였습니다.


이웃나라의 왕자님이 공주님에게 청혼한 것이었지요.


이웃나라는 공주님의 나라보다 힘도 강하고 부유했기에


공주님의 부모인 왕과 왕비는 선선히 허락했지만.


공주님은 그러고 싶지 않았답니다.


그 왕자님은 잘생기기는 했지만 백성들을 벌레취급하고


여자 관계도 아주 복잡한 사람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런 공주님의 생각 따위 


왕국의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줬답니다.


그 혼담을 거절한다면 당연히 왕자의 나라에서


그걸 구실삼아 평화롭게 살고 있는 왕국을 침공할 게 뻔했고


그러면 고통받는 건 백성들이었거든요.


[공주님은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자.]


[우리가 죽든말든 자기는 상관없다는 거야?]


[그 정도 혼담이면 다시없을 기회인데 말이지.]


백성들은 공주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공주의 춤과 노래에도 더 이상 기뻐해주지 않았답니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말이죠.


"오늘은 노래하지 않으시나요? 그리고 춤도."


".......됐어. 아무도 봐주지 않는걸."


"제가 보고 있습니다."


"너도 내가 그냥 그 왕자에게 시집갔으면 하지?"


"........공주님이 원하시나요?"


"아니. 절대로 싫어."


"그럼 제 대답도 같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심지어 아바마마 어마마마도.


내 생각은 이해하지 못하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기."


"예. 공주님."


"우리 같이 도망가자."











하지만 둘의 사랑의 도피는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한때는 공주님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백성들이.


단순히 자신들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추격대를 꾸려서 그들을 쫓아왔습니다.


호위무사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공주님.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제가 추격대를 막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넌...."


"걱정마십시오. 공주님이 죽지 않으신다면. 저도 안 죽습니다."


".......믿을게."














[너 임마!! 건방 떨지마!!]


[네 놈 실력으로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순순히 공주님을 내놔!!]


[우리를 다 죽일 속셈이야?]


"여러분의 사정 따위는."


[[????]]


"제 알 바 아닙니다."


[네 놈하고 공주님 때문에 우리가 다 죽을 순 없어!!]


[이야기는 필요없다!! 저 놈 죽이고 공주님을 붙들어!!]


"....힘 앞에 굴복하면. 무사로 살아가는 의미가 없습니다."


[죽여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던 공주님 앞에.


빨갛게 물든 저녁 노을을 등지고. 무사가 나타났습니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에 화살까지 맞았지만요.


"약속대로...살아 돌아...쿨럭!!"


"안 돼!! 죽지마!! 싫어!!"


"걱정하지 마십시오. 잠깐 자면 괜찮아집니다."


"미안해...내 고집 때문에...너까지."


"말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공주님을 지킨다고."


"나 같은 거.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


"만약에 그렇더라도. 이 세상 모두를 대신해서.


제가 좋아해드리겠습니다. 맹세합니다."


"미안해....미안해...."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저는 행복하니.


조금만 자고 일어나겠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무사는 눈을 뜨지 않았어.







공주는 신에게 기도했어.


모두의 사랑도.


춤과 노래 실력도.


모두 가져가는 대신에.


다음을 달라고. 부디 다음을 달라고.








마침내 그들의 흔적을 찾아낸 추격군이 당도했을 때는


그야말로 아무 흔적도 없었다고 해.


어떤 마을 소년이 눈부신 빛을 봤다고는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고 해.


-end-







그 작품 20화 드디어 나왔길래 필받아서 써봤는데


재미가 없스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