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와 같은 어두운 저 하늘.


오늘도 떠오른 하늘 저 너머의 달.


그런데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언제나와 같다.


언제나와 같이 찾아온 밤이고, 언제나처럼 내 머리위에 떠오른 달이 있다.


하지만 안보인다.


마치 무언가에 가려진 듯,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무엇이 이러한 짓을 벌였는가.


무엇이 저 하늘을 가렸는가.


은하수를 품고 밝게 빛나며, 누군가에겐 길잡이가 되어줄, 누군가에겐 미래를 예견할 별이 되어줄 저 하늘을.


어째서, 아니 어떻게 가렸난 말이냐.


아아, 알겠다.


가려진 것이 아니다.


다른것이 너무 눈부실 뿐.


그리고 그 눈부심은


수천리 너머의 타대륙에서도, 이곳의 너머 광활한 우주도 아닌, 이곳에, 바로 내앞에 있다.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눈이 멀 것 같은, 북방의 야천(夜天)에 극광보다 아름다운


그러한 빛, 그러한 사람.


이것이 정녕 인간의 빛인가. 인간의 아름다운인가.


아니다. 단언컨데 아니다.


하지만 내앞에 이 자는 인간이다. 그 누구부다 인간같으며, 인간처럼 울며 실수하고, 때론 화내며 웃고 행복을 느끼는 그러한 모순된 존재다.


그리고 난 그 모순에 끌렸다. 그녀의 모순에 끌렸다. 그녀의 모순이 좋았다. 그녀의 모순을 사랑했다.


그녀를 사랑했다.


그리고 이것은 수십, 수백의 세기가 흘러도 변치 않을것이다. 오히려 세세연년을 거듭할 때 마다 더 깊고 깊어져, 마치 저 깊은 홍해보다 더욱 깊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용기가 나질 않았다. 이 진심이 전해지는 것이 두려웠다.


승천하질 못한 이무기 마냥 그저 저 하늘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이젠 충분하다.


올려다 볼 뿐인 저 하늘을 보는것은 충분하다.


이젠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그저 흔하디 흔한 사랑고백이었다.


모두가 그런 것처럼 분위기를 잡고, 모두가 그런 것 처럼 진진한게 말할게 있다며 말했다.


"정말 진진지하게 말할거면 서론은 건너뛰고 본론부터 말해."


"좋아한다, 너. 좋아한다고."


"이제 말하냐 그걸?"


"...언제부터 눈치챘어.."


"한참 전 부터, 정확히 말하면 4달 전 부터."


나 자신이 한심했다. 이미 들킨상황에서 한마디만 말하면 될것을, 무엇이 두려워서 머뭇거렸는가.


"미안하다. 역시 못 들은거로 해줘라."


"야, 이걸 어떻게 못들은 첫 하냐?"


"좀 그렇게 해줘라. 미안해서 그런거다..."


"뭐가 미안한데. 이미 고백까지 한 사람이 뭐가 미안해서 무르는데?"


"...이거 하나만 물어본다. 너...나 좋아하냐? 이성으로.."


"야, 싫었으면 진작에 네 고백 거절하고 바로 손절했지. 그걸 몰라서 묻냐?"


그녀가 얼굴을 붉혀왔다.


붉게 달아오른 그녀도 아름다웠다. 마치 가을의 단풍잎과 같은, 그런 아름다움이었다.


"야 됐어. 그냥 사귀자. 어차피 네 성격 생각하면 끝까지 입닫고 있을거잖아. 됐어, 이미 네가 뭔 생각하는지도 잘 알고. 너, 지금 후회하고 있지? 진작에 고백할걸 이러면서 후회하고 있잖아. 뭐가 후회되냐.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잖아. 좀 많이 돌았지만, 그래도 왔잖아?"


"...그렇네..하하...고맙다, 이런 날 좋아해줘서."


"별말씀을, 그러는 너도 모순뿐인 날 좋아해줬잖아?"


역시, 단 한마디도 못 이기겠다. 여전히 눈부시다. 더욱 가까이서 보니까 확신 할 수 있다.


좀 많이 진부할 수 있지만 드디어 찾았다. 나만의 빛을, 오로지 나만을 위한 빛을.


천상 그 너머의 빛을.




처음 쓰다보니 아마 부족한 부분 있을거임. 생각나면 또 쓸거임 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