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빛이 참 아름답소.

그대를 닮아 찬란히 빛나는 달을 한번 보시오.

내 여정의 앞길을 환히 밝혀주고 적적할 때 함께 있어준 저 달이 썩 부인을 닮은 거 같소.

과묵하지만 미소가 찬란히 빛나는 당신과 같기에 이것은 나의 농이 아니오.


저리 빛나는 달빛을 보니 우리가 걸어온 세월이 느껴지는 거 같소.

둘이 사람 하나 없는 냇가에서 사랑을 나눈 것을 기억하오?

남 몰래 밤마다 서로의 사랑을 고백한 것을 기억하시오?

나는 잊지 않고 있소.


그대의 숨결과 목소리, 모든 것을 말이오.

친우였던 우리가 연인이 되고 연인이던 우리가 부부가 된 그 순간들조차 말이오.

항상 무표정 했던 그대의 얼굴이 나와 함께 맹세를 했을 때 저 멀리 봉숭아색처럼 붉게 물들었던 것을 기억하오.

그때의 당신은 썩 귀여웠기에 나는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소.


그래서 그런지 달빛이 찬란한 오늘, 유독 그대가 그립소. 

어찌 이 못난 나를 혼자 두고 멀리 가신 것이오.

어찌 그리 고독하게 홀로 떠난 것이오.

어찌 나에게 그리움만을 남겨두고 사라지신 것이오.


천지신명은 우리의 앞길을 축복해주셨지만 어찌 운명은 우리의 앞길을 막는 것이오.

어찌 따뜻한 구들방에서 잠든 나의 아내를 차가운 땅바닥으로 내쫓으신 것이오.

그대를 따라가고 싶어도 겁보인 나를 어찌 이 세상에 고독히 남겨둔 것이란 말이오.

어찌 멀리 떠나는 당신의 곁을 지키지 못하게 만들었단 말이오.


나는 오늘도 달빛 아래, 차가운 술잔을 기울이오.

당신이 손사래치던 그 술을 말이오.

술은 썩 차갑지만 그대가 있는 곳만큼은 아닌 거 같소.

달빛은 오늘도 나를 비춰주지만 어찌 달과 같은 나의 부인은 멀리 떠난 것이오.


오늘도 그대가 참 그립소.











새벽 감성으로 쓴 건데 맨 처음에는 소설처럼 하고 싶었는데 필력이 딸려서 패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