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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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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오빠아~ 달님이가 솜사탕 먹고싶대요."

 

  한여름으로 접어들어 푸른빛이 가득한 어느 공원. 부풀어 오른 배에 손을 올리며 아기목소리를 흉내내는 서다영과 그것을 웃으며 받아주는 남편 이진호가 정답게 산책을 하고 있었다.


 "응 누.. 아니 다영아 우리 달님이 단게 땡긴대요?"


 오늘의 관계역전 컨셉플레이를 황급히 떠올린 이진호는 누나 소리를 황급히 집어넣고 어울려주며 솜사탕을 구매해 아내 서다영에게 가져다주었다.


꿀렁꿀렁

"흐흫 우리 달님이 솜사탕이 참 맛있나보다."

"우리 달님이 단거 많이 먹으면 이빨 썩을텐데.."

쓰담쓰담

"아 진짜 그럼 오빠랑 치카치카 하면 되지흐훟흫."


 다영의 입에 솜사탕이 들어가자 뱃속에서 다시 반응이 있었다. 태동을 본 진호는 손으로 다영의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뱃속에 있는 사랑의 결실을 느끼며 주변 상황을 둘러보았다.


쪽 핥짝

"아! 뭔데 진호야?"

"솜사탕이 묻어서 닦아줫지."


 장소도 야외인데 깜빡이도 없이 진호가 훅 들어와 입술을 맞추고 혀를 핥자 다영은 관계역전 컨셉마저 까먹을정도로 당황해서 따졋고 진호는 능청스럽게 받아쳤다. 하지만 진호는 다영의 얼굴에 장난기가 생기는걸 보진 못햇다. 


"그으래?"

츕 츄릅 츄르릅 핥짝

"흐읍? 읍읍!"

(대충 혀 섞이는 소리)

 

 다영은 아까 진호의 키스에 반격이라도 하듯 그의 목덜미를 감싸안고 정말 격렬하게 얼굴을 붙여 혀를 뒤섞었다. 뇌가 산소호흡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자 그제서야 얼굴을 떨어뜨여 격렬한 키스를 그만두었고, 혀와 혀 사이로 침이 실처럼 이어지다 끊어졋다.


 "누나랑 하고싶으면 그냥 하지 뭐가 묻엇다고? 흫후후흫"

 "진짜 누나 남은 4개월 어떻게 버티려고 그래요?"

 "난 여자가 아니라 엄마다 생각해야지."


 임신 6개월차. 남들이라면 태아에 압박이 안가는 선에서 조심스레 성관계를 가져도 되는 안정기지만 약간의 쾌락에도 자궁수축이 되어 유산 위험이 확 올라가는 체질인 서다영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임신 전에야 섹스는 하면 하는거고 말면 말고였지만, 해소할 방법이 강제로 없어져 성욕이 갈수록 쌓여가는걸 모성애로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참아가고 있었다.


"진호야."

"왜? 누나."

"나 너무 더워. 차에서 에어컨 바람 쐬고싶어."

"ㅇㅋ."


 마침 진호도 무더운 여름날씨에 지쳐있던터라 흔쾌히 승낙햇다. 서로의 허리를 감싸안고 주차시켯던 차를 향해 가던 진호는 갑자기 팔에 묵직하게 무게가 실리는걸 보고 옆으로 고개를 돌렷다가 경악햇다.


"누나? 누나!!"

"....."


 다영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있었다, 어어 하다간 6개월동안 생명을 품은 배가 충격과 압박을 받을 각이엇다. 다급해진 진호는 다시 하라면 못할 수준의 반응속도로 그녀의 배에 데미지가 가지 않도록 다영의 뒤로 돌아가 백허그를 하여 받친채 차 뒷자석에 태웟다.

 

[목적지를 말씀해주세요.]

" 000공원에서 제일 가까운 산부인과"

[목적지를 검색하였습니다. 00산부인과 검색되었습니다. 경로를 검색합니다.]

"후우.. 후우우."


 진호는 2015년식 더뉴 I30의 시동을 켜고 음성인식 네비로 목적지를 검색하며 심호흡을 햇다. 이런 위기상황에선 위험할수록 더 침착해야 햇다. 마음 급해져서 막 밟아대다 사고가 나면 내 사랑하는 연상의 아내 서다영을 영원히 잃을수도 있다. 자기최면을 걸며 심호흡을 계속하자 이진호의 머릿속은 무척 차갑고 침착해졋다. 출발 전 백미러로 조수석에 눕힌 아내의 모습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차를 몰앗다.


***

(Side. 다영)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을 보며 침대에 누워있었다.  난 분명 사랑하는 남편 진호와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팔에는 링거가 꽂혀있고 내 손은 남편에게 꼭 잡고있었다. 


"진호야, 우리 분명 공원에서 데이트 하고있지 않았어?

"갑자기 누나가 쓰러져서 차 몰고 병원에 왔어."

"응 그렇구나........ 아니 잠깐! 아기는? 우리 달님이는?"


막 깨어나 정신이 없어 그렇구나 하고 넘기려던 나는 불현듯 무서움이 몰려왔다. 혹시 내 몸에 무슨문제가 생겻나? 문제 생겻으면 내가 품은 아기는 괜찮은걸까?


"진호야! 선생님은? 나는? 나 어디 이상있대? 애기는? 우리 달님이 괜찮대? 흑... 흐끄끅..."

"누나 진정해.. 아니 달님이엄마 일단..." 

"흑..흐끅..흐아아앙!!"

"하아....야! 서다영!"

"뭐?"


 3살이나 어린 연하남편에게 반말을 듣자 순간적으로 아이걱정조차 잊어버리고 이새끼 뭐지? 하는 생각이 들어 벙 쪗다.


"후우.. 후 누나한테 반말한건 정말 미안해. 이제 진정됫어?"

"...."


난 계속 해보라는듯이 준호의 얼굴을 빤히 바라봣다.


"의사선생님한테 들엇는데, 임신성 빈혈이라 그랫어. 누나 몸에도 달님이에게도 별다른 이상은 없고, 아마 앞으로 무리하게 움직이는건 피하고 철분제 처방 받았어. 매일 빼먹지 말고 챙겨먹으래"

"응 정말 다행이다. 흐흫."


 나도 아기도 이상이 없다니 정말 다행이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아까 멘탈 나가서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군게 떠올라 얼굴이 화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