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현.


나이는 32세=여친이 없는 경력.


흔히 말하는 마법사의 나이를 넘긴 나의 직업은 '여고 선생'


"다, 다들 다들 자리에 앉으렴……"


선생이 되기 위해 제대로 논 적도 없고 남중남고를 나온 내가 여학생들을 잘 다루는 것은 엄청난 무리.


선생이 된지 약 한 달 벌써 이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 지 고민 중이다.


"얘들아 조용히 좀 하자!!!"


민채린 학생. 붙임성 좋은 성격과 체육을 잘하는 그리고 우리 반에서 유일하게 날 선생으로 생각해주는


좋은 학생이다.


"고마워 채린아. 자 중간고사 2주도 안 남았으니 다들 준비 잘하렴. 그럼 끝나고 보자."

""예~.""


***


하아. 학생들에게는 매 시간이 끝날 때마다 쉬는 시간이 있지만 교사에게는 그런게 없다.


한 수업이 끝나면 바로 다음 수업을 준비해야되고 중간중간에 학생들의 질문들에 답하고


그런 교사들에게 있어서 급식시간 역시 다음 수업을 준비해야 되는 건 맞지만


10분 밖에 안되는 쉬는 시간 보다야 숨 돌릴 시간이 많다.


그런 귀하디 귀한 쉬는 시간을 나는, 화장실에서 보낸다.


절대로 이상한 행동을 해서 화장실에 있는 게 아니라 교무실에 있으면 다른 선생님들에게 먹잇감이 되기에


어쩔 수 없기에 화장실을 택한 것이다.


화장실에서 보내기에 핸드폰 말고는 할 짓이 없지만 그래도 즐겁다.


[어머니] 도현아 선보지 않을래?


이런 메세지가 올 때 빼고는 말이다


나이 30이 넘은 아들이 여친 한 번도 데려오지 않은 부모님의 걱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몇없는 휴식 시간에도 이렇게 숨막히는 메세지에 스트레스를 받긴 싫다.


"하아… 이번엔 또 뭐라고 대답을… 응?"


매번 똑같은 변명을 또 늘어놓으려고 하던 중 x로 희안한 알림이 왔다.


"가끔 이런 게 뜬단 말이지… 이번엔 뭐일려나…"


x에 뜬 것은 바로 속옷만 입은 여성의 몸.


이런 걸 여고 남자화장실에서 봤다는 사실이 어떤 이의 귀에 들어가도 사회적으로 죽는 것은 확실했다.


나는 황급히 x를 끄려고 하던 찰나, 태그를 보고 말았다.


#여고생 #뒷계 #연상환영


"현혹되지 마!!!!"


나는 괴성을 지르며 화장실을 나간 순간 누군가와 부딪혔다.


"앗!"
"아!"


마치 만화처럼 종이들이 하늘에서 떠다니고 나는 채린이의 가슴을 부여잡은……


"꺄아아아아아-!!!"


나는 황급히 가슴에서 손을 땠고 놀람에 소리를 지르자


채린이는 나의 입에 손가락을 갖다댔다.


"쉿-! 딴 사람들이 듣고 찾아오겠어요."
"아, 응 그래. 그나저나 채린아 이걸 너한테 어떻게 사과해야 할 지 모르겠다만 아무튼간 미안…"


채린이는 어째선지 내가 아니라 다른 곳에 시선이 꽂혀있었는데 바로...


내가 화장실에서 보게된 속옷차림의 여성의 트윗을


조졌다.


"아 저기 채린아!!"
"선생님!! 나중에 뵈요!!"


채린이는 나의 변명따위 듣기도 싫은지 빠른 속도로 자리를 떠버렸고 나에겐 'ㅈ됐다'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시발……"


다행히 점심 시간 다음 수업이 없기에 나는 채린이가 신고를 하기 전에 차라리 자수를 하는 편이 낫겠다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교장 선생님께 말하면 조용히 끝나겠지, 채린이가 어딘가에 올리기라도 하면 난 끝이니까


그렇게 교장실 문에 다다랐을 때 진동이 울렸다.


또 엄마인가… 아까 답장을 안해서 그런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메세지의 주인은 채린이였다.


[민채린] : 선생님 혹시 학교 끝나고 시간 되시나요?


"얘는 수업시간일텐데 어떻게…"


[박도현] : 아니 없단다. 무슨 일이니?

[민채린] : 그럼 종례 끝나고 저랑 대화 좀 해요.


뭐, 뭐지? 무슨 얘기를 하려고... 무슨 소리겠어. 그냥 신고하겠다는 거겠지.


누구한테 신고받을 바에 내 손으로 신고하겠어


결심한 순간 밖에서 교장이 나를 불렀다.


"교장실 앞에서 뭐하시고 계시죠?"
"아, 그게……"
"저에게 무슨 볼 일이 있으신가요?"
"아, 아뇨 아닙니다. 그냥 길을 좀 헤메서요…"

"그러시군요. 뭐 저희 학교 길이 좀 복잡하긴 하죠. 그나저나 박선생님."
"네?"
"저는 선생님을 응원하고 있답니다. 그럼"


그렇게 말씀하시면 자수를 못하겠잖아요……


***


"그럼 오늘은 여기서 종례를 마치겠다…… 채린이는 잠깐 남고 나머진 다 가렴."
""네에~""


"채린아 내일 봐~"
"응!"


나는 아이들이 다 가고 다른 반 역시 학생들이 전부 간 걸 확인한 뒤에야 채린이 앞 자리에 앉아 말했다.


"저기 채린아 이전에 있었던 일은……"


내 변명이 끝나기 전 채린이는 책상을 치우고선 나를 넘어뜨렸다.


"채, 채린아 화 나는 건 알겠는데… 그 저기 말로 할 수 없을까?"


내 간절한 부탁에도 채린이는 무언가에 홀려있는 듯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선 교복의 단추를 하나둘씩 풀기 시작하는데


"채, 채린아!??? 뭐하는 거……으읍!!!"


상의를 다 벗은 채린이는 내 입을 자신의 입술로 막은 뒤 내 상체 위에 올라선 뒤 말했다.


"선생님이 보신 그거 저에요."

"………뭐? 그게 무, 무슨……?!!"

"선생님 좋아해요! 저랑 사귀어 주세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