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예전에 듀얼 순애하는 꿈을 꾸다가 중간에 아쉽게 끊겨버려서 내 나름대로 이야기를 덧붙여보고 싶어서 소설을 써보기로 했어.

한번에 다 쓰지는 못하겠어서 여기에 연재해보는걸로.

조금 각색되고 바뀐 부분도 있다는 거 미리 이야기할게.

유희왕 이야기가 나오니 알고있으면 더 좋고.

소설의 바탕이 되어준 꿈의 내용은 여기 아래 링크에 적혀있어. 궁금하면 읽어보길 바래.

https://arca.live/b/lovelove/103707603

----------------------------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마다의 비밀장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말고지만 가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넓은 공간에서 혼자 있는 공허함과 고독, 조용함으로 말미암아 사색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적인 이유로 말이다.

난 그 상황이 퍽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가 지금 향하는 곳도 바로 그런 상황에 있는 것이다.

또각

또각

또각

계단을 올라간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적, 나의 어린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들과 어른들이 드나들었던 활기찬 상가는

정착했던 상인들과 어린아이들이 다 떠나버린 쓸쓸한 죽음의 상가가 되어있었다.

난 그럼에도 늘 갔던 건물 안에 들어가 계단을 올라간다.

어른이 되어버린지 오래인 나에게 어릴 적의 순수했던 마음을 되찾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또각

또각

또각

아아, 오늘도 왔구나. 하고 중얼거리며 늘 들리던 상가 3층의 매장이었던 곳에 문을 열고 들어간다.

과거, 그곳에서 나를 맞아주는건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들며 덱을 만지던 아이들의 모습이었지만

현재, 같은 장소에서 나를 맞이해주는 것은 회색빛의 테이프 자국이 만연한 벽과 가로로 긴 탁상 하나, 편안한 의자 2개 뿐이다.

 매고 있던 가방을 탁상 위의 구석에 놓아두고 가방 속에서 내 덱 케이스를 꺼내었다.

사정이 있어 남들보다 늦게 대학을 다니고 있어도, 언제나 내 덱 만큼은 장만해서 소중하게 갖고 다니고 있었다.

혹시라도 같이 나와 듀얼을 해줄 사람이 있을까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찾았다. 무단 침입범!"

"네?"

어떤 여자가 갑자기 문을 열더니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무단 침입범이라니요?! 그리고 누구세요?!"

"오늘부로 이 건물의 주인이 된 사람이에요! 얼른 여기서 나가주세요."

나와 비슷한 동년배 나이로 보이는 그녀는 다짜고짜 나보고 나가라고 했다.

건물주였다니. 나갈 수 밖에 없겠다.

"네. 알겠어요.."

아쉽다. 그동안의 나만의 비밀장소였는데.

"잠깐만요."

가방을 챙기려고 하는데 그녀가 탁상 위에 있는 덱 케이스를 보더니 말을 걸었다.

"저랑 같이 듀얼 해볼래요?"

"네...?"

"다짜고짜 나가라고 하니깐 좀 그래서."

그녀는 갑자기 자신의 덱 케이스를 탁상 위에 올려놨다.

"어둠의 듀얼을 해보도록 하죠."

"어둠의 듀얼?!"

이 사람, 듀얼리스트인 것도 의외였는데 갑자기 어둠의 듀얼을 걸고 자빠졌다.

"간단하게, 진사람이 이긴사람 소원 들어주기 같은 걸로 하죠."

"좋아요. 3판 2선승으로 말이죠?"

중학생 이후 처음으로 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듀얼이다.

""듀얼!!""

그렇게 듀얼이 뜬금없이 시작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