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나. 아크라이드 공화국 육군의 기지가 있는 우리은하 외곽 지역의 광물 행성. 흰 소금층과 적색의 미네랄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곳에는 은하 공화국의 소규모 군사 기지와 공화국 내에서도 알아주는 등급의 소금 생산 플랜트가 있었다.


이곳에 처음 온 공화국의 국민들은 평원과 산지, 협곡, 언덕 등의 지형이 형성되어 있지만 가도 가도 소금밖에 안 보이는 이곳에 무슨 가치가 있냐고 물을 수 있겠다. 하지만 사실 이곳의 소금은 인간이 별다른 정제를 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청정함을 자랑하는, 우리은하를 통틀어도 정말 고품질의 물건이었다. 게다가 데이토나와 같은 소금 행성은 우리은하를 다 뒤져도 찾기가 꽤 힘든 편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 소금층에 묻혀 있는 븕은 미네랄 층에서 채굴되는 희토류 역시 결코 무시할 수준의 양이 못 되었다.


결정적으로 이곳의 대기 역시도 무러 1급 대기. 어마무시한 수준의 가치를 지닌 소금과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는 데다가 인간 등 공기호흡을 하는 생명체들이 다른 장비 없이 호흡이 가능한 수준의 대기를 자랑하는 이곳을 은하 제국이 노리고 있을 것임은 뻔할 뻔 자였다. 


그런 이곳에 위치한 군사 기지 "헬스 게이트"에 한 대의 C-42 아울이 착륙했다. 그 수송기에서 내린 것은 한 명의 푸른색 셔츠와 회색 바지로 이루어진 군복을 입은 흑발에 잿빛 녹안을 지닌 온화한 인상의 청년. 청년의 옷깃에는 소위 계급을 나타내는 노란색의 오각형 계급장이 달려 있었다. 수송기에서 짐을 챙기고 내린 청년은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조금 늦어 버렸네... 원래라면 어제 도착했어야 했는데 말야. 비록 워프 항법 오류가 있었다고는 해도 혼나겠는걸?"


바로 그때였다.


"아, 오셨군요!"

"...뭐지?"


청년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서 중얼거리며 앞을 보았다. 한 여자가 자신을 향해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다. 2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청순한 얼굴, 뒤로 낮게 묶은 밤색의 머리카락. 그리고 벌꿀과도 같은 청아한 황갈색을 띠고 있는 눈동자. 그 모든 것이 갖춰진 그녀는 그야말로 미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청년과 같은 공화국군 군복을 입고 있었지만, 옷깃에 수놓아진 계급장은 그녀가 아직 하사, 즉 부사관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여인은 가쁜 숨을 내쉬며 청년 앞에 멈춰서더니, 숨을 고르고는 경례를 했다.


"하아... 하아... 다행이다. 어제 내내 연락이 없으셔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어요."


하지만 청년은 잠시 말이 없었다. 저 멀리서 달려온 그녀의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놓았던 걸까. 그러다가 이내 청년은 정신을 차리고 경례를 한 뒤에 말했다.


"아, 네. 반갑습니다. 걱정을 끼친 점은 정말 죄송해요. 워프 항로 계산에 오류가 생겨서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바람에 도착이 늦어져 버렸습니다."

"네, 정말 반가워요. 소위님이 저희 카운터스 소대에 새롭게 부임하신 소대장님 맞으시죠? 잘 부탁드려요. 저는 501독립부대의 오퍼레이터를 맡고 있는 카린 메디슨 하사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따스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녀에게 청년 역시도 미소로 화답했다.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부로 카운터스 소대의 소대장을 밭게 된 강민준 소위라고 합니다. 제가 어직 신임 소대장다 보니 잘 알지 못하는게 많아요. 그러니까 제가 실수하는 게 있으면 언제든지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