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글재주가 없어서 추천수 바라고 올린 것도 아니고 너네 좋아할 까봐 올렸는데 추천 박아주는 사람이 조금 있어서 올림
노래랑 같이 읽어주면 좋겠다
그렇게 연락이 끊기고 다시 연락이 된건 대학교 1학년이었다. 우린 갓 스물이 된 설렘에 각자 학교 생활이 어떤지, 좋아하는 이성은 누군지, 1시간 내내 전화할 때도 있었다. 성인이 된 넌 먼저 술약속을 권해왔고 어릴때 보던 마이너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치마를 입고 조금은 여리여리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 입고 왔었다.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하던 나를 따라 같이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며 내 연애상담을 해주던 너, 그리고 서로 알딸딸해져 새벽 밤거리를 같이 걸어가주던 너,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A는 아직 나를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 사실 주량 1병도 안되면서, 맥주를 싫어하면서, 섞어 마시는 것도 싫어하면서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따라줬다는게,
그렇게 우리는 자주 술을 마셨고 정말 친한 남사친, 여사친으로 남는 듯 했다. 왜냐면 그런 A 또한 남자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연락을 자주 하곤 했다.
대학교 3학년, 나는 학과 특성상 해외 실습을 나가야했고, 어찌저찌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에 해외에 갈 수 있었다. 해외에 있던 동안 생각보다 얼굴을 보지 않고서는 친구들에게 연락이 잘 오지 않더라. 그래도 A는 해외에서 실습을 하는 내가 멋있다고 신기하다고 계속 연락이 왔고, 정말 고마웠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이노래 듣다보니까 네 취향인거 같네 한 번 들어봐” 라며 노래를 추천 해줬고, 나도 모르게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갔었던 것 같다.
무사히 해외 실습을 끝마치고 가을즈음에 귀국을 하자 어떻게 알았는지 A는 술을 먹자고 했고 나는 기쁜 마음으로 약속에 나갔다. A는 앉자마자 사이드로 나오는 메추리알을 일일이 까서 내게 건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왜? 나 삶은 알 안 먹어’ 라며 거절했고 그런 A는 멋쩍스럽게 웃으며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그날은 이상하게도 내가 항상 옷을 깔끔하게 입고 다닌다느니, 내가 사실 회색 추리닝 같은게 잘 어울린다는이야기부터 자신의 이상형을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야기하는 A.
A의 이상형 이야기에 크게 내색하진 않았지만 이름이상형이라던지 성격이라던지 서울말을 써야한다던지(나는 경상도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서울사람이라 서울말을 쓴다),
얼핏 내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담소를 나눴고 시간은 벌써 새벽 두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주량이 한병이란 걸 이미 4병을 마신 술자리에서 말했던 A를 데리고 택시를 타러 가다 나는 궁금증에
‘너 근데 나 왜 좋아했어?’ 라고 물었고 갑자기 A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너 진짜 양심있냐?’ 라며 우는 A를 데리고 아무 빈 건물에 데리고 들어갔다. 사실 이때부터 더 이상 친구로돌아가기엔 글렀다는걸 알았다 모 아니면 도란 소리다.
들어가니 갑자기 A가 나를 안았다. 나를 안고 울며 양심있냐고 외쳐대는 것이다..
그런 A를 보자 마음이 약해진 나는 물었다
‘그럼 아직도 나 좋아하냐?’
‘당연하지 니가 내 첫사랑이고 이상형인데...’
그러고 우는 너를 난 한시간 동안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