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때 남녀공학이었지만 남자화장실 맘대로들어와서 담배 피면서 침 찍찍뱉는년들 많이봐서그런지 고딩이되고 성인이되서도 여자라는것에 흥미가없었음 


그러다가 군대를 갔는데 우리 중대가 연대내에서도 폐급으로 악명이높더라고? 다른 장교들이 우리 중대장 또라이라고해도 그냥 그러려니했지만 간부, 선임, 동기들한테 정신적으로 몰리다보니 그냥 하루하루 죽고싶은마음만 먹게되고 결국 관심병사되고 의무실 입실하고 국군병원 정신과가고 스펙타클했지 물론 내가 개찐따라서 그럴수도있지만 그땐 진짜 죽고싶었어


그러다가 결국 그린캠프가고 남은 복무기간 공익으로돌려서 나오게되었는데 근무시작하기까지 남은 기간동안은 집에있음에도 매일매일 우울하고 공허하고 죽고싶었어


정작 우울증치료같은거 받았다가 정신이상자라고 낙인찍히는게 무서워서 찾아가진않았는데 지금생각해보면 가보는게좋았을지도?


잡소리는 여기까지고 우울증에 시달리던내가 이런저런걸 다 찾아보다가 우연히 덕질을 하게되었어. 비현실적이니까 차라리 낫다싶어서 계속했는데


뭐지? 어떤 애니 코스플레이어들이 카페를 연다는거야.

메이드카페인데 무대에서 라이브도하고 퀴즈쇼도하고 그런거였는데 순수하게 궁금해서 그날 한번 찾아가봤지.


입구에 딱 도착했을땐 조금 실망했어. 그야 행사 관계자들은 다 안에서 준비중이고 미리 대기중인 관객들도 조금있었는데 그 관객들이 안여돼투성이었던것... 그나마 나중엔 정상적인 여성관객들이 많이왔지만 이 장르에선 남녀 비주얼 차이가 심하더라.


어쨌든 시간이되어서 입장했는데 와... 진짜 신세계였다.


한번도 이런곳에 와본적이없었긴했지만 실제로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을 보니 진짜 예쁘더라고? 거기에다가 캐입까지하니 진짜 대단했어


나도 기분이 좋아져서 애들이 야광봉들고 콜? 하는거 따라하고 그랬는데 무슨깡이었는지 한 캐릭터 따라하기 코너에서 무대에 올라갔는데 그 캐릭터 코스프레하신분이 마이크 건내주고 혼신의 연기를 했지


결과 : 우승


그렇게 그분이랑 투샷찍고 상품받고했는데 내 앞에선 그분의 미소가 그렇게 예쁠수가없더라... 무대에 내려와서도 그분만보이고 뭐 떨어뜨리시길래 바로주워서 갖다드리고 공연중에도 그분만 눈에들어오고...


시간이 다되서 행사장을 빠져나가는데 배웅해주는 그분이랑 하이파이브하고 나왔지. 정작 내 최애 캐릭터는 전혀다른 캐릭이었지만 그뒤로 그분이 코스프레하는 모든 캐릭터가 내 최애가되버렸어.


그렇게 집에오고 극혐하던 트위터에 당장 가입해서 그분 계정에 팔로우를 걸고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내게온것은 팔로우 승낙알림과 개인쪽지로 보내진 그분과 함께나온 캐릭터따라하기 영상이었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다음공연이 있다는것도 알게되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달려가가지고 제일앞에앉아가지고 세트곡에 맞춰 콜연습한걸 마음껏 뽐내고 난리났었지


공연뿐만이아니라 다른 행사장에서도 우연을 가장해서 만나고 투샷찍고 나도 코스프레해서 같이 사진찍고 그랬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 가까워지고싶더라고?


이걸 친구들에게 상담해서 자필로 편지써서 그분에게 드렸지


그렇게알아낸것은 그분의 전화번호와 실명이고 나와 그분은 서로 누나 동생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만나게되었어. 언제한번 내가 밥사겠다고하니까 치킨먹고싶다하셔서 아웃닭거기 가가지고 대접했는데


하... 먹는모습도 그렇게 예쁠수가없더라. 찔끔찔끔먹으면서 계속 쳐다보고있더니 왜그렇게봐? 하는거있지?


거기서 무슨 깡이었는지 뜬금없이 좋아한다고 말했던것같아.


막 처음만났을때 반했던걸지도 모른다고 누나보려고 이 만화 계속 파고 콜도연습하고 누나에겐 민폐였을지 모르지만 행사장에서 만난것도 사실 우연아니었다고 미안하다고 막 그랬지. 


고개숙이면서 말 버벅거리던 내가 조용히 고개를 드니까 그 누나가 언제부터인지 포크도 내려놓고 양손등으로 턱 괴면서 눈웃음짓고있더라고?


그러면서 하는말이 사실 처음만났을때 귀여운애라고 생각했었는데 계속 공연보러와주고 챙겨주고하니까 내가 누나를 좋아한다는것쯤은 눈치채고있었다고. 


그말듣고 23살이나 먹은놈이 누나앞에서 찔찔짠거있지? 그리고 군대에서 안좋았던것부터 누나만나고부터 우울한기분도 안들었다고 다 말해버리니까 뒤로와서 안아주더라.


내가 네 힘이된다면 계속 옆에있어줄수있다고 하는말이랑 같이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건 이 모든게 내 머리속에서 나온 망상따위가 아니었고


그날부터 사귀게된지 벌써 3년이 지났고 누나는 가끔 내 폰에 저장된 소설 멋대로올리면서 장난치고있다. 잡소리가 너무 많긴했는데 봐줘서 ㄱㅅ


아 참고로 우리 4살차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