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안받아줘도 일단 싸지르고 주,파딱한테 밴먹고 말거니까 그냥 씀

딱히 이뤄져서 생긴 단맛도 없고 이뤄지지 않아서 생긴 아쉬움의 쓴맛도 없는 무미건조한 썰들이 될거같음

그냥 맛이 옅은 배같은 과일 깎아먹는 느낌으로 간단히 읽어보셈


1.가장 오래된 기억은 유치원때임
지금보단 덜 아싸여서 말 걸면 정상적으로 말로 반응 할 수 있던 시절이라 그럭저럭 평범하게 아이들과 이야기 할 수 있던 시절

모든 일이 기억나진 않지만 유치원 운동장이 많이 어두침침했던건 기억남
약간은 푸른빛이 맴돌던 공기와 갈색 벽돌로 세워진 벽, 그 벽을 따라 자란 잎이 늘어진 나무랑 그 나무 바로 앞에 설치된 그네
그냥 그네의 떠있는 느낌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뭔가 울적한 일이 있었을까 하염없이 그네에 앉아 운동장을 앞에두고 굳이 상체를 돌려가며 벽돌로 세워진 벽을 보며 그네를 차던 기억이 남아있음

그러던중 아마 유치원 선생님이라 해야하나? 아무튼 애들을 운동장으로 다 집합시켰을거야 그러지 않고서야 나랑 걔가 나올리가 없었겠지
불려 나온 목적도 몰라서 그랬을까 그냥 마음 가는대로 행동해서 그네에 앉은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선생님은 나를 다시 불러들이고 싶었나봐 모여야한다는걸 그 아이가 굳이 나를 찾아와서 알려줬으니까

벌써부터 안경을 끼고 있던 머리를 뒤로 묶고있던 그 아이
자세한 이야기는 기억나진 않지만 뭔가 다가와서 말을 걸어줬다는 그 기억이 약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음

2.이번엔 좀 또렷한 이야기
아마 초4쯤, 꽤나 험난한 초등학교 생활을 보냈던걸로 기억함
진짜로 내 인생 그래프 +-로 그리기 같은거 하면 약 10센치는 -칸에 일직선 그어도 말 되던 그 시절의 이야기였음

그 당시 왕따 비슷한걸 당해서 친구는 없고 말 걸 사람도 없는 기피대상 수준으로 지냈던 때에 무슨 조별로 행위예술같은 이상한거 표현하라 시켰음

당연히 애들은 친한애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조를 짜고 기피대상에 가까웠던 나는 겉돌기만 해서 선생님이 억지로 머릿수 끼워맞추듯 남아있던 조에 날 박아넣고 조원끼리 서로 잘 알아야한다느니 허울 좋은말로 애들끼리 한 종이를 돌려가며 서로 이름 쓰기 같은걸 했었음

난 그냥 평범하게 이름을 썼을 뿐인데 내 다음차례에 이름을 써야 할 애가 내가 이름 쓴걸 봤는지 나를 보고 이렇게 말하더라

"글씨 예쁘네"

정말 그냥 친절에서 우러나온 아무 의미없던 말이었는지 아니면 정말 마음이 있었던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짧은 말이 어딘가에 깊이 새겨져서 지금 회상해보면 난 그 칭찬을 듣고 첫사랑을 시작했었구나 라고 말 할 수 있음

3.이번엔 초6때 이야기
그래도 초등학교 4년쯤 지나니까 친구는 안생겨도 기피대상은 안된거같더라
그 당시에 뭔가 학교폭력으로 시끄러워질때라 그랬던가

아무튼 친구를 못만들었다 해도 나름 챙겨주는 애는 있었음
키랑 풍채 전부 나보다 컸던 그 아이
물론 내가 그때까지 키 130넘니 마니 그정도로 좆만했던것도 있지만 그래도 그 당시 나한텐 엄청 산같은 존재였음
그 나잇대 여자애 치곤 좀 낮은 목소리에 약간은 익살스럽다 느껴지던 얼굴도 기억남

둘이서 정말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근데 그 애는 꽤 아팠던거 같더라
가끔 발작같은걸 일으켜서 입에 거품물고 쓰러지기도 했었거든
내 앞에선 그런 모습 많이 안보였는데 참았던건가 싶어서 뭔가 안쓰럽고 그런 그 애를 보며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내가 한심해서 미안하기도 했고 그랬던 기억이 있음

4.이번엔 중1~2무렵의 이야기
이건 3년동안 방과후 보충수업같은거 듣느라 정확한 시간대는 잘 모름
딱히 성적이 나빴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부모님한테 방과후 신청서 보여주면 꼭 하라고 신청넣었거든
그 덕분에 밤늦게 하교하다 5500원 삥도 뜯겨보고 그랬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방과후라 해도 계속 끊임없이 수업하던건 아니라 쉬는시간 10분정도는 있잖아
그 10분동안 화장실 다녀오고 다시 교실로 가는데 한 여자애가 갑자기 길을 막아서고 나한테 손가락 겨누면서 그러더라

"야, 너 아무거나 말해봐"

난 이게 뭔가 싶어서 생각을 거를 틈도 없이 그대로 말을 내뱉었지
뭐라 말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거 보면 뭔가 쪽팔린 내용이었을거야

그렇게 내 목소리를 들은 그 애가 뭔가 깔깔거리면서 그러더라

"목소리 진짜 특이하네"

난 그때서야 내 목소리 특이하단거 알았음
좋은 쪽으로
그 말 듣고 당시 유행하던 랜덤화상채팅 어플로 아무한테나 목소리 들려주니까 목소리 좋긴하네란 말 몇번 들었으니까 아마 10점 만점에 6,7점 되는 목소리였나봐 그 당시에는

물론 난 안믿었지만
왕따 후유증이 좀 쎄게 남아서 다들 놀리는줄 알았거든

그래도 그 때 걔가 웃던 천진난만한 웃음이 기억에 남더라


일단 내가 주였던 또렷한 이야기는 이정도
옆에서 관찰자 입장에서 봤던 이야기나 흐린 기억의 이야기 합쳐서 3개정도 있긴한데 나도 파편적으로밖에 안남아서 내가 두서없는 글 더 두서없이 만들까봐 일부러 건너뛰었음

여기있던 그 어떤 이야기도 누군가와 이어지지 않았고 그 어떤 고백도 하지않아서 차이지도 않았음

그래서 그냥저냥 싱거운 이야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