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뭐.. 피곤해서 자려고 하는데 잠이 잘 안오기도 하고 

빼빼로데이라고 하니 뭔가 예전 생각나서


처음으로 내 인생썰을 하나 가져왔는데


일단 훈훈하거나 달달한 내용은 아님.



그럼 시작하겠음.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무엇보다도 초등학교 시절의 내 이야기를 먼저 해야함.



나는 어릴때부터 

걷거나 말하기 시작한 것이 애들 평균보다 느렸다고 함.

하루종일 잠만 자기도 했고..


그 영향인지 초등학교 때에

운동신경도 전혀 없고 균형감각이 부족했음.



한번은 학교 체육시간에 선생님이 

다른 애들은 다 성공하는데 나만 균형잡기를 못해서 


부모님께 내가 귀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병원에 좀 데려가보라는 전화를 한 적도 있음.




성격도 뭐.. 그당시에는 개판이었고 



그러다보니 애들끼리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놀 시기에 

나는 그런 경험도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친구? 우정? 절친? 뭐 아무것도 없었음.




그때 혼자 지우개 가지고 놀거나 소설을 좀 썼던 건 기억나는데




그래서 그런지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고 누군가 물어보면

난 죽어도 싫다고 이야기함.


그당시의 기억 하나하나가 나한테는 흑역사이기도 했고 

이번에 말할 이야기로 인간 혐오도 가지게 되었으니까..





그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나?


그냥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어떤 여자애 한명을 만난 적이 있음.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얼굴은 기억을 잘 못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무시하고 지나가려고 하는데 



여자애가 나한테 친하게 인사도 하고 그래서 

나도 그냥 손 흔들고 지나간 것 같음.



그 애도 학교에서 친한 친구도 없었고 

나랑 비슷한 처지인가하는 느낌이 좀 있었어서 


지금 생각하면 일종의 동병상련이었을지도..



그렇게 집 주변, 같은 동네에서 살아서 그런가 


자주 만나서 이야기도 가볍게 하고 

학교 끝나면 둘이서 하교도 같이 하면서 


학교 밖에서

내 인생 첫 친구, 그것도 이성 친구가 생기게 되었음.




학교에서도 그 애가 나한테 먼저 와서 친한척도 하고 하니까 

둘이서 그냥 이야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음.




그때의 감정이 애정의 감정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순수하게 같이 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으니까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한동안 잘 지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친해지고 서로 지내다가

3학년 후반에서 4학년 쯤엔가 진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애가 학교에서 사실상 무시? 괴롭힘같은 걸 당하고 있었음.



주변 남자애들이 나한테 다가와서 

쟤랑 사귀냐면서 뭐 그런 이야기 하는데



나는 뭐 사귀는게 뭔지도 잘 모르고 

그냥 평범하게 가깝게 지내다보니 그러려니 했는데 



그러다가 여자애 가정사나 그런걸 좀 듣고..

여러모로 주변애들 뒷담이나 이런 거에 휘말리게 되었음.



그냥 나는 애들 입장에서 

학교에 있든 없든 전혀 상관없는 npc1이었고 

그냥 체육시간에 같은 팀만 안 되면 좋겠다라는 인물이었는데



그 애 이야기랑 엮이고 하면서 

나한테도 여러모로 애들 관심도가 좀 몰리게 되더라고 


지금 생각하면 나도 좀 주변 남자애들한테 

여러모로 장난감 취급을 당했던 것 같아




그러다보니 그 여자애랑은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음.




사실상 학년 분위기도 그렇고 

그 애는 학급에서 사실상 배제되어 있던 느낌이었으니까..



나는 그걸 보면서 솔직히 조금 많이 무섭다는 느낌이 들더라

살면서 처음으로 인간 혐오라는 감정이 생기게 된 느낌.



이후에 5학년 이후로 여자애 행방은 뭐 잘 모르겠음.

무슨 이사를 갔다나 뭐라나.. 이젠 기억도 잘 안나고 





어쨌든 내 인생 처음으로 친해지기도 했고 

여러모로 기억에 많이 남는 여자애였는데..


지금은 뭐하고 있으려나..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그 여자애 사건을 겪은 이후로 

진짜 초등학교 말 ~ 중학교 2학년까지는 


인간이란 존재 그 자체를 혐오하게 되었던 것 같음..


교사랑 관련된 다른 사건 겪은 이후로 

진짜 중학교때 선생들 말도 안 듣고 막 살았고


그당시 여자애들은 그냥 

다른 사람 뒷담까고 따돌림이나 한다는 선입견이 심하게 박혀서 


진짜 대화하는 것도 싫고 

그냥 동급생 여자라는 존재 자체가 극혐이었던 것 같음.





고등학교를 이것 때문에 그냥 남고를 갔는데

너무 편하게 지내서 그런지 덕분에 성격도 많이 나아졌음.






뭐 이야기는 이렇게 끝인데

오랜만에 초등학교 때 생각하니 여러모로 묘한 기분인 것 같음.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꿈을 찾았고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고 있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 만나고 좋은 친구들과 지낼 수 있어서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고 



너도 행복하냐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음.




+ 그때 진짜 그 여자애를 도와주고 싶었는데 

나한테는 힘이 없었으니 도와줄 수 없다는 무력감이 심하기도 했고 

그당시의 나한테는 그럴만한 용기도 없었으니까..


그 여자애의 가정사에 관여를 할 수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초등학교 고학년때는 

주변 남자애들 장난감 취급당하면서 살다보니

여러모로 우울감이 심해져서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음.




진짜.. 사람은 좋은 것 같으면서도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