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 이야기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둘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난히 사회인으로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한 친구는 국내에서 일했고 한 친구는 먼 타국에서 사회인으로서 첫 시작을 했죠 


어느날 친구a가 타국으로 가기전의 친구b를 불러 말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친구b가 일하는 나라의 여자친구가 생겨 여자친구 나라의 말을 배우고 싶다고 말이죠 

친구b는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기초를 다지자는 의도도 있었고 과외경험도 있어서 무리할것은 없었거든요 

오히려 이것저것 가르키는걸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열심히 가르켜주었고 중급시험이지만 친구a는 합격했습니다.

근데 정작 여자친구가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실력이 안늘어난게 문제였지만요 


b는 그렇게 타국으로 떠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첫 회사가 망하여 이직하는등의 엄청난 고난이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100kg에 가까웠던 몸을 60키로까지 감량했고 그나라 사람도 따기 어려운 자격증에 도전하여 합격하고 

대회에 나가 입상하고 돈도 1000만원 가까이 모아놨습니다. 코로나로 첫 회사가 망하지 않았다면 2~3천을 모았겠지만 

이런 상황에 그것도 감지덕지라고 매일을 열심히 살았습니다. 

여자친구도 있었습니다. 너무 이상한 자세로 운동을 하던 여자를 보고 말을 걸었고 

운동을 가르켜 주다보니 b도 자연스레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a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본인의 업무에 최선을 다했고 코로나 중반까지는 여자친구의 비자가 유효해 

한국에 있으며 데이트를 했지만 하늘길이 막혀버려 강제적으로 롱디를 하는 와중에도 둘은 굳건했습니다. 

a도 a의 여자친구도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고 1년넘게 기약없는 롱디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a커플에게 비가 내렸습니다. 너무나 기약없는 상황에 둘은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싸우게 되고 말았습니다. 

서로가 의견충돌이 일어났고 싸우는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지쳐버린 둘은 서로 헤어지자는 말을 해버리게 되었고 5년넘게 사귀어온 커플은 깨지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곧 결혼할 사이가 그렇게 깨진것이었습니다. 


b는 이 사실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있었습니다. a의 여자친구도 이나라사람에 같은 도시에 살고있었고 

b가 a의 외국어 선생님이었기에 톡을 하며 매일매일 단어를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b는 그럼에도 a와 a의 전 여자친구가 대단하다 생각하였습니다. 본인같았으면 1달도 못되어 헤어지자 했을텐데 

1년이나 끌어온 둘이 너무나 대단하다고 느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왜냐면 b는 길게 연애해본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차이기만 해봤고 짧은 연애만 해봤습니다. 

남에게 본인의 밑바닥이 들어나는것을 굉장히 싫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본인의 밑바닥이 들어나지 않도록 연기를 해왔고 만약 들통날것이라 판단되면 가차없이 이별을 고했습니다. 

본인의 추악한 모습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았고 어짜피 틀림없이 미움받을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연애만 그런것이 아니라 b는 남에게 본인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항상 신경썼고 

대기업 큰돈 외모가 없으면 결국 사람구실을 할수 없다는 생각하에 매일을 걱정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a의 결별은 b에게 결국 롱디는 헤어지는것이고 

영원한 사랑이라던가 행복이란것은 없다고 더욱 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더 어려운 자격증에 도전하게 하였고 더욱 좋은 회사와 더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매진했습니다. 

그때의 b는 여자친구에게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면 금방 차일거라 생각했고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주어도 결국 환승하거나 언젠가 떠날테니 그냥 언제든 떠나라 이생각이었고요 


a는 한동안 일만 했습니다. 원래 둘이 살기로 한 집에서 혼자 살면서 정말 일만 했습니다. 

직급도 올랐고 월급도 올랐습니다. 정말 당시에 일에 몰두했거든요 

첫 여자친구였고 오랜세월을 보낸 여자친구였습니다. 

타국출신이건 뭐건 그런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었습니다. 정말 사랑했거든요 

너무 기약없는 오랜 기다림에 서로가 지쳐버려 파경에 이르렀던거지 둘은 사실 아무 잘못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원망스러운 역병이 선남선녀를 갈라놓은 것이었습니다. 

그런 a를 보며 더더욱 b는 언젠간 차이고 헤어짐당하게 되며 그 어떤 여자도 대기업에 못간남자를 좋아할수 없다며 

생각을 굳게 다졌습니다. 


또 해가 지나고 b는 자기가 일하는 나라의 사람들도 따기 어려운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습니다. 

2번 떨어지긴 했지만 5~6번 떨어지는 사람도 많은데 밥새고 점심도 안먹고 일하며 낸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b는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b의 생각에는 어두움만 몰아쳤습니다.  

"남들은 한번만에 따는데 세번만에 취득한게 무슨 자랑이라고"

"남들은 더 많은 자격증이 있는데 이제와서 이걸따놓고 기뻐하면 안되지 않나?"


몸이 뱃살에서 복근으로  변해가도 그는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나보다 몸좋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남들은 금방 변하는데 나는 이렇게 느릿느릿하지?"


이런데 데이트마저도 잘 할리가 없습니다.

"정말 좋아했던게 맞을까 괜히 취향도 아닌곳을 데려온것이 아닌가 나랑있는게 시간낭비이지 않을까"

"나는 대기업도 아닌데 나랑 사귀는것이 맞을까 더 좋은 남자랑 사귀는것이 맞지않을까 나는 잘생긴것도 몸이 좋은것도 아닌데"

"전남친들보다도 잘 해야하는데 전남친들보다도 잘 할 자신이 없어 내 사이즈가 넘 작은건 아닐까 못하면 어떡하지?"


네 항상 b는 불안에 시달렸고 더 어려운 목표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습니다. 

실패하면 모든것을 잃어버릴것이라는 불안은 b를 근면한 성격으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파멸로 이끌고 있었죠 

결국 b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열차처럼 조급증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30대 이전에 대기업에 가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머릿속 개념에 콱 박혀버렸고 

연 7000이상을 벌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임을 계속 기억해버렸습니다. 


한편 그시각 하늘길이 열렸습니다. 제한적이었지만 코로나가 점점 풀리고 있었고 

a도 상처를 극복하고 집을 팔아 다시 본가로 돌아가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a의 전 여자친구도...상처를 극복하고 새 출발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네 그런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b의 생각을 "응 아니야"라고 말하고 a의 여자친구는 하늘길이 뚤리자마자 

다짜고짜 a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새출발 한다길래 새 남자친구인줄 알았는데

결혼으로 가는 길의 새출발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a의 여자친구는 a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 알지?"

엄청난 행동력이었습니다. 못만날수도 있고 그때까지 서로 연락은 안했다 했습니다.

거기에 있을지 새 여자친구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a의 여자친구는 그딴거 내 알바냐라고 말하며 하늘문이 열리자마자 a를 향해 달렸습니다. 

얼마나 급했으면 택시비를 내고 인천에서 서울까지 달렸답니다.

돈이요? 알빠에요? 지금 서방님 찾으러 왔는데?


a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문을 쾅쾅치는 사람이 있어 보니 눈앞에 그녀가 있었습니다. 

메세지는 얼마나 보냈는지 나중에 수두룩하게 온 메시지 알림을 봤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그런 그녀를 보며 a는 온 몸이 차가워진 그녀를 집으로 들여보냈습니다. 

회사에 급하게 연차를 내고 그녀와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나 보고싶어했고 당연히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너 없이는 못살것같아"


그렇게 둘은 헤어진지 1년 조금 안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편 b는 점점 불안해져갔습니다. 더 어려운 시험에 도전중이었는데 갑자기 언어가 안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몸은 운동을 해도 다시 살이 쪄가기 시작했고 머리는 빠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취업도 나름 잘 다니던 회사에서 승진과 급여 인상이 되었지만 대기업이 아니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조급증이 

회사를 퇴사후 대기업에 최종면접까지 가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붙었습니다. 하지만 기쁘지 않았습니다. 계속 불만족이었고 여기까지와도 더 뛰어난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입사준비중 갑자기 해당 기업에서 사업의 축소로 b의 입사를 취소하게되고 말았습니다. 

한순간에 낙동강오리알이 되어버린것이었습니다. 시험은 다 떨어졌고 살은 다시 85kg가 되었습니다. 

가진돈은 재취업을 위해 도전했지만 생활비와 월세로 보냈고 모든 회사에 떨어졌고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그런 b는 b의 여자친구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반드시 차일것이라 생각했고 결국 거짓말로 그녀를 차버렸습니다. 

b는 그게 그녀를 위한길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잘나가는 남자만이 연애할 자격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tv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잘나가는 남자만 연애하고 도태된 사람들은 다 실패한것만 봐왔으니까요 


결국 b는 모든것을 잃고 돌아온 탕아마냥 모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1년간 어떻게든 그 잿더미가 되어버린 생활을 인정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 잿더미에 돌을 하나 더 올려버리려다 몸은 몸대로 상하고 돈은 돈대로 없고 

연애시도 공부 자격증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a는 작년 정말 바빴습니다. a와 a의 여자친구는 이제 직선밖에 없었습니다. 

a는 바로 그길로 여자친구의 나라로 날아가 결혼허락을 받아냈습니다. 

a의 여자친구가 의지를 보여줬기에 a역시 그 답례를 정확히 해낸것입니다. 

집안끼리 상견례를 벌써 했고 b에게 데이트코스를 쭉쭉 짜냈습니다. 

a커플은 인도어파라 그다지 잘 써먹지는 못했지만 b가 워낙 다양한장소를 알고 

이것저것 가르쳐주는 성격탓에 나름 좋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a는 a의 부모님과 같이 상견례할때도 b의 데이터를 써먹었으니까요 


결국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진 a커플에게 하늘은 경의를 표했습니다.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습니다. 

물론 결혼식이야 좀 나중에 하면 되는것이고 법적으로 a커플은 이제 a부부가 되었습니다. 

양국에 혼인신고 하고 비자받고 4개월정도 되어 초광속으로 끝났고 

비자가 나오고 다음날 a의 전여친 현아내는 바로 첫 비행기로 a를 만나고 부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따듯한 봄날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함께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b는 그런 a부부를 돕고있었습니다. 취준생 기간이라 여유가 있기도 했고 

마침 떨어지긴 했어도 당시 시도했던 자격증이 법률과 관련되어 비자 준비에 정말 도움을 많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그나라 사람들 인맥이 있어 빠른도움을 줄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b는 a부부를 보면서 경의와 두려움을 느낄수밖에 없었습니다. 


본인이 이제까지 쌓아온 개념과 생각을 송두리째 부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심형탁의 이야기를 보고도 저게 가능할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응 아니야를 외치며 

a부부는 본인들도모르게 b의 머리를 뚝배기로 후려치고있었습니다.


b는 인정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껏 타국에서 일하면서 

b는 본인을 사랑해준 사람을 의심하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차버린날 b의 여자친구의 모든 메세지를 무시했습니다. 

대기업과 성공만이 사랑받는 열쇠라 믿었는데 그것이 아니라 하니 b는 돌아버릴 지경이었습니다. 

하물며 a뿐 아니라 본인의 동생도 결혼을 앞두게 되었고 친구들도 모두 연인이 있고 결혼준비중커플도 있는것을 알아버렸습니다.


동생의 상견례가 끝나고 b는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아무것도 남은것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아프기 시작했고 동생은 결혼식 

돈도 잃었고 해외취업경력도 물거품이 되었고 자격증도 물거품 모든건 실패 

범죄자도 아닌데 범죄자보다 못한 인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에게 남은거라곤 그나마 몸뚱아리 하나와 외국어 지식만 남게 되었습니다. 


돈쓸일은 많아지고 b는 결국 울고야 말았습니다. 본인의 욕심이 모든것을 망치고 본인의 잘못된 관념이 모든것을 망친것을 알았습니다. 

그제서야 울면서 싫다고 한 그녀의 얼굴이 생각나기 시작했고 후회하기 시작했지만 늦은건 물론이고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3개월을 죽은듯 살던 b는 절에 들렸습니다. 모든 죄를 참회한다는 마음에 108배를 올렸습니다. 

기독교긴 하지만 모든 죄를 하나님과 부처님께 고하고 잘못된 관념으로 살아온 지난날을 반성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이제 그는 잿더미를 치우고 다시 밑바닥에서 시작해야합니다. 


a는 올해 승진했습니다. 회사에서 인정받았고 사장님이 a아내와 같은 나라사람이라 많은 편의를 받을수 있었습니다. 

노하우는 물론이고 조언들도 잔뜩 받는 모양입니다.   

능력있는 직원이니 회사가 아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반갑게 본인을 맞아주는 아내가 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계속되지만 지금은 여기서 끝입니다. 

여러분이 b를 반면교사 삼아 그런삶을 살지 않기를 바래서 길게 써봤습니다. 

징비록 같은 이야기입니다. (予其懲而毖後患)

과거를 벌하고 징계한다는 뜻입니다.

b는 지난날의 잘못을 거울삼아 다른사람이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a를 보고 본받아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야지 b처럼 사는것은 

패망의 선봉에서는것이고 넘어지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 잘 들었죠? b처럼 살지않는 순붕이들이 되도록해요!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