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성이 추악한 나방인지라,

아름다운 나비인, 어느 상황에서도 강단이 있는 당신과는 반대로

애벌레 시절부터 도망만 갔던 나를


당신이 겨우 번데기로 만들어 도망가지 못하게 만들어 놨더니

이젠 비겁하게 단단한 외피에 숨어

추악한 내면을 들어내지 않으려고 했죠.


그러나 달빛 아레에서 제 본 모습을 본 당신은,

저에게 비아냥 대신 용기를 주었습니다.


추악한 나방이면 뭐 어떻습니까,

당신 앞에선 그 어떤 나비보다도 아름다운 달나방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