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크 김동건은 마비노기의 주적으로 욕을 뒤지게 쳐먹고 그럴만한 짓도 했다고 생각하는데

마비노기를 처음 만들었던 당시의 00년대 초반 나크는 개인적으로 게임개발자로서 고평가할만하다고 생각함

물론, 지금 와서는 구닥다리 시스템에 불친절한 게임인건 변함 없지만, 그건 나크의 성향 때문이었다고 생각함


나크가 거미를 비롯한 그 당시의 생각에 대해 밝힌 인터뷰(https://kr.bignox.com/blog/noxplay16868844157llxNuZRFDuPXbnQJ5XA5/)를

기반으로 추측하건대, 당시의 나크는 굉장히 디테일에 집착적이었던걸로 생각하고, 나는 이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마비노기의 초반 흥행에 큰 요소였다고 생각함


비단 거미뿐만 아니라 npc들관의 관계나 그걸 보여주는 서브rp퀘 등등으로 디테일에 대한 집착성이 보임

가령 시몬은 이멘마하에서 끗발날리던 의류디자이너였으나,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자기 알바생이었던 엘레노아한테

넘겼다는 점, 라사, 딜리스, 스튜어트의 마법학교 동기 및 라사, 딜리스의 서브rp퀘와 npc간 대사에서의 상호작용


그리고 게임 개발 당시에 대부분의 npc는 그냥 퀘스트만 주는 머신이었던 반면에, 마비노기의 npc들은 대화 선택지에 따라

상호작용하고 호감도가 바뀌며 히든상점이 열리는 등 기존의 한국게임에(물론, 해외게임에는 있었던 걸로 아는데

mmorpg의 최고봉인 와우에서도 몇몇 npc만 그런기능이 나중에 추가되었고 적어도 내가 막 시작했던 불성시즌에는 이런 상호작용

컨텐츠가 없었거나 아주 극소수의 npc만 있던걸로 기억)는 없는 npc와 유저간의 상호작용 등

존나 디테일에 집착한 개발자였던 것 같음


이런 디테일적 요소가 게임에서 중요한 이유는 게임에 몰입감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고, 마비노기는 mmorpg이지만

동시에, 이런 npc들과의 디테일한 상호작용 속에서 싱글게임적인 측면도 갖췄다고 생각함

개인적으로 마비노기가 패키지게임으로 나왔어도 중박은 쳤었을 것 같음


스토리 역시 g1~3이 가장 짜임새 있었던건 마비노기 올드비들이면 다들 공감하는 부분이고, 지금에서야 모리안이 통수의 신이지만

당시 켈틱 세계관에 대해 한국에 개념이 거의 전무할 때, 그래도 나름 고증 지켜가며(바이브 카흐의 5여신 중 모리안 대척점에 있는 키홀의 대립구도)

그리고 고대인류인 파르홀론족(티르코네일 npc들은 투아 하 데 다난이 아닌 파르홀론족의 후손임)에 대한 디테일도

npc들 사이의 대화에 숨겨두는 치밀함을 선보임(던컨이랑 대화하다 보면 우리는 다른 인간이랑 다르다라고 함).


전투 시스템에 있어서도, 마비노기가 넥슨 게임 중 최초의 3d게임인데(실상은 2.5d게임이지만), 메이플, 테일즈위버, 바람의 나라, 일렌시아 등

기존의 2d 쿼터뷰 또는 횡스크롤 게임처럼 단조로운 전투패턴을 가져간게 아니라 당시 부족한 기술이나마 3d의 조작감을 살리기 위해서

반턴제를 고안한 것도 당시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이었다고 생각함

물론, 2d횡스크롤 게임처럼 걍 필드에 몹 쫙 깔아놓고 조지기 하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3d가 2d랑 다른 점은 역동성, 지형지물의 활용 등인데

이걸 반턴제로 잘 구현했다고 생각함 지금에 와서야 마비노기의 전투 시스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병신 시스템이지만


아무튼 나크가 지금은 거의 폐급취급을 당하고 있지만, 00년대 초중반 마비노기를 처음 만들때의 나크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참신한 개발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함. 기존의 한국게임들과 상당한 차별점을 가져오면서도, 디테일에 미친듯이 집착해서 시계도 없던(그림자로 알아맞추세요..)

그런 디테일이 오히려 초창기에는 게임에 더욱 몰입을 하게 해주지 않았을까

왜냐면 진짜 실제랑 별 다를게 없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의 나크는 이때의 성공 공식을 못잊어서 그 디테일에 집착하다 망한 느낌이기도 함

나크의 명언이 게임이 쉬우면 재미없어요의 진짜 의미는 게임이 쉬우면 몰입감을 해친다라고 진짜 엄청 좋게 해석했다고 가정할 때,

현재의 게임은 이전과 달리 경쟁적인 요소가 매우 부각되어서, 빠르고 쉬운성장, 그로 인한 엔드컨텐츠로의 빠른진입 및 경쟁이

게임을 즐기는 많은 유저들의 마인드인데, 이전에는 게임도 별로 없으니 킬링타임 용도가 더욱 강했고 그런 게임들은 몰입감이 있을수록

킬링타임을 더욱 잘 할 수 있어서, 나크의 마인드는 과거의 게임에 더욱 적합할지도 모름


그러나 현재의 게임은 현실성, 몰입성은 다소 던지더라도 경쟁적 요소가 중요한데, 나크는 이 점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말해서

강점이 없어보임. 나크는 결국 마비노기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드러냈고 그걸로 초대박을 쳐냈지만(마비노기는 진짜 초대박이었음

국내 게임평론가, 유저들 대상이었지만 04년 최고의 기대작이 무려 그 와우 오리지날을 누르고 마비노기가 1위였음), 거기에 집착해서

지금은 폐급 게임 개발자 소리를 듣는게 아닐까 싶음


요약하자면


나크는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그러한 집착이 마비노기 초기의 나름 탄탄한 세계관과 npc들의 서브스토리 등 몰입감을 이끌어내기 좋았기 때문에 마비노기가 흥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닌데도 거기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무튼 예전에 나크빠가 있었던 것도 나크의 그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확실히 매력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