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시 채널

카니무이의 지도층은 전년도부터 이어진 군영의 재건을 포함하여 여러 공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하였다.

어차피 노동력을 제공할 열성적인 백성들의 수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던 데다 지도층 역시 노동에 발 벗고 나설 정도였기에, 공사는 빠르게 진척되었다.

다만 여기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아직 제대로 된 조세 제도가 확립되지 않아 국고를 백성들이 십시일반 모아 낸 원납금(願納金)으로만 충당했기에 언제나 예산이 부족하였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때마다 부유층에 속하는 누이신이나 코우진, 틴간이 자금을 지원해 주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자 백성들의 수입이 조금씩 증대하면서 상황이 개선되었다.

아무튼 이러한 개발은 크게 두 가지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군사 분야


전년도부터 추진되던 군영의 재건축은 어느덧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내부 시설이 열악했던 기존 부족들의 수많은 병영들이 철거되고 대신 두 곳의 통일된 신식 병영(육군영, 수군영)이 들어섰으며, 훈련장과 조병창의 건설이 거의 끝난 상태였다.

또한 도시 외곽에는 군마를 기르기 위한 좁은 면적의 목초지가 조성되었고, 수군영 근방에는 수군 선발 시험에서 탈락했던 이들 중 일부 자원자들을 노잡이로 육성하기 위한 시설이 부설되었다.


민생 분야


애초에 자연히 형성되었던 시장을 제외하면 민생을 위한 개발 역시 지도층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비록 이러한 공사들 가운데 현재 완공된 것이라곤 빈민을 구제하기 위한 구휼청과 칠관의 거처를 중심으로 하여 구축된 칠관족 백성들의 거주지, 아이들에게 문자를 가르치기 위한 방학당(邦學堂)뿐이나, 병자를 치료하기 위한 왕립 의원과 도시의 죄인들을 가두기 위한 대감옥, 세금을 걷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관세청(管稅廳) 역시 건설되고 있다.

또한 지금 나하에서는 해당 관청에서 근무할 관리들을 뽑기 위한 두 가지 시험이 열리고 있는데, 하나는 통상의 관료나 방학당의 학자 등을 뽑는 관시(官試)이고, 다른 하나는 의원과 같이 실용적이기는 하지만 통념상 천한 것으로 여겨지는 기술이 뛰어난 이들을 선발하는 잡시(雜試)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