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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영토가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칠관 사이에서는 더 이상 중앙집권만으로 나라를 원활히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나하에서 수립된 정책이 케라마와 쿠메에 전달되는 것만도 한참이 걸리는 것이 작금의 실정인 데다, 중하급 관료들의 행정 처리에도 한계가 있으니 이럴 바에야 차라리 칠관족 중의 일부가 케라마와 쿠메로 이주하여 지역의 전권을 쥐는 것이 낫다는 것이 이러한 주장의 요지였다.

만일 이것이 실제로 행해지게 된다면, 아마도 나하에 있는 이주 관족들의 거주지는 치치니무라족의 그것과 유사한 모습으로 재건축될 예정이었으며, 최종적으로는 왕가인 치치니무라를 제외한 여섯 관족 모두가 다른 땅으로 이주한다는 계획이었다.

비록 현재 나하의 전경이 다채롭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기는 하였으나, 지나치게 난잡하다는 의견 또한 적지 않았기에 해당 안건 자체에 대한 이견은 없다 보아도 무방하였다.

다만 굳이 갈등 요소를 찾자면 과연 누가 나하를 떠날 것인가 하는 것이 있었는데, 이 역시 일선에서 물러나고자 했던 코우진이 쿠메행을 자원하고, 이전부터 타키누시를 정치적으로 독립시키고자 했던 아카산무이가 케라마행을 택함으로써 순조롭게 일단락되었다.

이후 추종자들과 함께 영지에 도착한 이들은 지체 없이 대공사를 위한 준비에 돌입하였고, 특히 낙후 지역인 쿠메를 제 영지로 삼은 코우진의 경우 아예 기초적인 토목공사부터 시작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