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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니무이의 백성들 사이에서는 협소한 자국 영토에 대한 불만이 적잖이 제기되고 있었다.

농민들은 그들 스스로가 경작할 넓은 농토를 필요로 하였고, 어민들은 안정적으로 물고기를 잡을 어장을 필요로 하였으며, 상인들은 자신들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교역로를 필요로 하였으나, 불행히도 지금으로서는 이 중 어느 것도 녹록지 않았다.

그나마 소금기가 많아 경작이 어려운 해안가의 토지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경작이 가능한 토지(주거지, 국유지 등을 제외한 사유지나 미개척지)의 면적은 충분히 넓다고 보기 어려웠으며, 어민들과 상인들의 경우 일본의 지배층이 붕괴하면서 해적으로 전락한 일부 야마토인들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었다.

참다 못한 나하의 백성들은 국왕에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설 것을 읍소하였는데, 이들이 원하는 해결책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것은 바로 토지의 확보와 해적의 토벌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야마토 열도(大和列島)의 정복이었다.

코우진과 아카산무이가 보낸 서신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면 케라마와 쿠메의 민심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듯 하였으나, 그럼에도 타키누시는 섣불리 정벌 명령을 내리지 못하였다.

지금까지 해적의 공격을 받고도 생환한 이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야마토인들은 자신들이 그 존재를 알면서도 다루지 못하는 철을 이용해 도구를 만드는 것이 분명하였으니, 필시 그 전력 면에서 자신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할 터였기 때문이다.


이를 어쩐다...


백성들의 불만과 강대한 적수를 동시에 맞닥뜨린 진퇴양난의 상황 앞에서 타키누시는  그저 탁한 숨을 내쉬며 밤하늘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아침의 빛을 잃은 그 새까만 하늘에는 작은 보석 같은 별들만이 시름없이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