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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사부로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그를 따라온 광부와 대장장이들에 의해 철광의 개발과 철기의 주조 기술이 전파되자 카니무이의 생산력과 군사력은 차츰 눈에 띄게 향상되어 갔다.
다만 모처럼 발견한 철이 언제 고갈될지 몰라, 카니무이인들은 고심 끝에 무기를 제작할 때 이전부터 주조법을 알고 있던 청동을 혼용하였다.
물론 그런 행태를 지켜보는 이주민들 입장에서야 청동보다 훨씬 흔하고 단단한 지금의 철을 굳이 아껴 쓰려는 카니무이인들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어쨌든 현재 자신들은 남의 나라에 얹혀 사는 상황이었고, 청동 역시 잘만 주조하면 생각보다 쓸 만한 재료가 될 수 있으며 일단 적어도 농기구 등은 삽시간에 기존의 간석기에서 철기로 완전히 대체되었기에 이에 관해서는 별 말 않기로 하였다.

그래도 이들이 카니무이를 이용한 무사시 점령에 희망을 걸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생각보다 정예화된 이들의 군대에 있었다.
예리한 청동제, 철제 무기로 무장한 3000명(기존의 군세가 1200명, 무광대 1000명, 육군 신병 300명, 수군 신병 500명)의 전투원들은 골격이 야마토인들보다도 왜소했으나 그 안광만은 형형하였으며, 지구력이 다소 뛰어난 편이었다.
아마도 이전에 수렵 민족으로 살아온 세월이 길었던 만큼, 그 영향이 결코 적지 않았던 것이리라.
이제 그들은 다시금 혹독한 훈련을 거치며 새로운 땅에 발을 디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디 새로운 여명이 그들의 앞길을 비추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