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모두 일하러 나가 언제나 집에 홀로 있던 어느날

소금조차 아껴야했던 어려웠던 그 시절,


맨밥만 먹기 싫어 이웃의 아줌마께 

겨드랑이로 만든 겨땀 묻은 주먹밥, '겨밥'을 종종 부탁드리곤 하였다. 


싫은 내색없이 내가 가져온 밥을 집어 정성스레 겨드랑이에 뭍히며 겨밥을 만들어주셨다. 어린 나이임에도 만드는 모습을 볼 때면 묘한 감정과 함께 꼬추가 딱딱해졌다.


눌러붙은 밥을 누룽지로 만들어 먹듯

겨밥을 다 만들고 나면 겨드랑이에 묻은 밥풀을 먹어도 좋다고 말씀하신다. 난 아줌마의 겨드랑이에 얼굴을 박고는 겨드랑이에 묻은 밥풀을 정성스레 핥아 먹었다. 마무리로 겨밥 만든 손과 손가락도 난 입으로 쪽쪽 빨아먹었다.


그후 아줌마가 정성스레 만들어주신 겨밥을 그 자리서 맛있게 먹었다. 땀으로 촉촉해진 밥의 식감과 더불어 땀내지만 아줌마의 향긋한 냄새가 입 안 곳곳에 전해졌다. 


이 일련의 행위들이 성행위와 관련됐다는 걸 알게 된건 엄청뒤의 일이었다.


어른이 돼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졌음에도 종종 아주머니가 만들어주셨던 겨밥이 생각났다. 

이제 이웃의 아주머니 대신 결혼한 아내한테 의무방어전을 각오하고 겨밥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어렸을 적 맨밥과는 달리 밥 안에 장어, 매실장아찌 등 갖가지 것이 들어간 겨밥을 먹게 된다. 이내 아내의 겨드랑이와 손을 핥는 것을 시작으로 관계를 가진다. 


겨밥엔 어렸을 적  아줌마의 땀내음과 맨밥이 아닌 

이젠 아내의 겨드랑이 내음과 향기, 갖가지 내용물이 들어있었다. 

아내가 잠든걸 확인하고는 남은 겨밥 하나 집어 거실로 나왔다. 겨밥을 반으로 쪼개 내용물을 미리 먹곤 쪼갠 겨밥을 합쳐보았다. 


똑같지는 않지만 맨밥의 겨밥. 

그 사실을 인지하자 그렇게 관계를 가졌음에도 꼬추는 딱딱해졌다. 입 안에 맨밥의 겨밥을 씹으며 그날의 식감과 내음을 상상하며 추억에 잠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