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마다 단골로 나오거나 나왔던 폭풍호, 선군호, M-2020 같은 전차들의 특징은 다들 알겠지만 먼가 많이 끼얹어져 있다. 

그것도 쓸데 없을 정도로.

일단 딱 봐도 MANPADS, ATGM 런쳐 등등 기존 전차에 장착된 각종 무장 외에 별의 별걸 다 얹고 다니는데, 요새도 아니고 대체 왜 이런걸 달고 다닐까?

일단 맨패즈 부터 보자.

맨패즈는 기본적으로 단거리 야전방공에 쓰이는 대공 무기다. 그렇다, 이놈들 남침 중 아파치, LAH 같은 공격 헬기나 A-10C 같은 대전차 공격기들과의 조우를 염두해 두고 있다. 차라리 이렇게 전차 승무원 기량 까먹을 바엔 전차 부대를 미사일 장착 수도 더 많은 자주 대공포나 미사일 대공 장갑차로 호위하게 하는게 나을 판이다. (실제로 자주 대공 차량 두는 이유가 이런 거 하라고 있는 거다!) 그런데, 얘들은 사거리가 기본적으로 3.4km 남짓에 불과하고 최고 운용 고도도 1.5km에 불과해서 사정거리 8km 급 공대지 대전차 미사일인 천검이나 헬파이어 같은 걸 멀리서 먼저 보고 먼저 쏴서 먼저 박살내는 공격헬기 앞에선 그냥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꼴이다. 게다가 10km 상공에서 정밀하게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로 보고 JDAM이나 바람 수정 확산탄 투하하고 다니는 전투기 앞에선 그냥 고양이 앞의 쥐 신세다. 근데 왜 다냐고? 지금 그짝 전술기들 수준으론 남침시 제공권을 못 잡는다, 아니 그 전에 전투기 움직일 기름이 있어야지!

그리고 다음은 더 쓸모 없어 보이는 저 대전차 미사일을 한번 보자.

다들 저걸 보자 마자 이렇게 말할 거다. "주포가 있는데 왜 미사일을 또 달음?"

(이렇게 생각한 당신, 정답입니다!)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고성능 날탄을 장비하고 다닐 전차가 승무원 거주성과 숙련도, 탄약 적재량을 까먹어 가면서 까지 저러는게 과연 정상적일까?

그런데 여기서 정말 어이를 털리게 하는 의견을 본 적이 있었으니...

???: "에이, 그런 식의 일반화는 안되지. 그렇게 따지자면 반응 장갑 달고 다니는 전차들은 다 방어력이 미국 가버린 거?"

(아니, 제 정신이세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심각한 밀알못으로 간주하겠으므로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똑바로 듣는다, 실시!

반응장갑은 개나 소나 다 달고 다닌다. 안다는 건 측면도 전면 못지 않게 두꺼워서 농담 삼아 맞아도 안 부서진다는 굳이 달 필요 자체가 없는 메르카바나 협궤를 전국에 깔아서 철도 수송 하는게 유리한데 그러려면 가벼워야 하는 일본 전차 정도? 진지하게 폭풍호 이후 나온 북한제 전차 말고 세상 그 어느 곳에서라도 포랑 미사일을 함께 달고 다니는 전차가 있으면 당장 제보하길.

그렇다. 그런 거 없다. 아니, 사실 물론 없는 건 아니다.

이걸 보고 뭘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은 "M-551 셰리든 같은 경전차나 소련군 전차들은 주포로 미사일 잘만 쏘고 다니는데?" 라고 반박하지만, 그들은 나름의 이유가 다들 있다.

일단 셰리든은 애시당초 주력 전차가 아니라 공수 투하를 전제하고 만들어진 공수전차다. 그 외에 건 런쳐를 달고 다니는 경전차들 대다수가 기술이 부족하던 옛날에 설계된 물건이라 주력 전차가 쓸 만한 고위력 포와 철갑탄을 쓰면 너무 약하고 가벼운 현가장치와 차체가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반동이 낮아서 부담이 적으면서도 화력 지원에 문제가 없는 무기(주로 저압포)를 장착하는 걸 표방하다 보니 그렇게 됬으니 논외로 치고, (그 마저도 요샌 CV90 120mm 버전 처럼 반동 제어 기술이 늘어서 이론상 달 수는 있어도 왠만해서 잘 안 달고 다닌다.) 소련제 전차들의 건 런쳐 미사일은...

"안 그래도 날탄 관통력이 2km에서 300mm도 못 찍는 수준인 거도 서러운데 이 따위 저질 정밀도의 똥포와 구닥다리 사똥 갖고 저격총 수준의 정밀도와 우월한 계산 속도의 서방제 주포와 사통을 철갑탄 만으로 상대하라고? 장난해?!" 하는 상황이었기에 이해라도 감.

이 정도니 포탄 처럼 간편하면서 대충 표적만 찍어 두면 정확한 정밀도로 5km 이상 날아가서 적 탄약고(나 때때로 전차)를 날릴 수 있는 건 런쳐 미사일은 나름의 메리트였다.

그런데 북괴의 대전차 미사일은? 그냥 탄약고 공간만 잡아먹고 장탄수도 떨어지며 숙련도만 까먹는 쓰레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전차와 같이 다닐 IFV나 ATGM 발사 차량에 달아야지. 하지만 어쩌겠나... 60~70년대 수준 기술력의 열처리 강철제 날탄으로 2km 근처만 가도 200mm 찍네 마네 하는 수준의 쓰레기가 가장 좋은 날탄인 수준인데... 그렇다고 건 런쳐를 개발할 기술력도 돈도 없는 걸...

이쯤 되면 북괴의 전차를 위협으로 보고 두려워할 게 아니라 먼저 보고 먼저 쏴서 먼저 죽이는 우리 군 전차에 도살자브람스 앞에 쓸려 나간 걸프전의 땡칠이 처럼 될 북괴군 전차에 조의를 표해야 할 판이다... (물론 진짜 그러라는 건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