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은 세계의 양대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엄청난 군비 경쟁을 하게 돼. 소련은 2차대전때도 그렇지만 해군은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어서 정말 힘들었는데, 2차대전 중에 앞으로 바다는 항공모함의 시대라는 것을 소련 역시도 깨달았지만, 항공모함에 대한 노하우를 가르쳐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하는 처참함 신세였어.

-그라프 제펠린


그렇게 일본과 캐삭빵 치던 미국이 항공모함을 떼거지로 뽑는 것을 보고 소련 역시 항공모함을 어떻게든 확보하려는 노력을 했고 1945년 슈테틴 항구에 처박혀 있던 독일 해군의 그라프 체펠린을 뽀려와서 취역시키려고 했으나, 1940년부터 5년간 방치해놓은 함선을 쓰려니 부식되어 쓰지도 못할 상태라 아래 소개할 프로젝트 85형 항공모함의 데미지 모듈 테스트용 표적으로 삼아 발트해 바닥에 가라앉혀 버렸지.


-프로젝트 85형 항공모함.


이후 소련은 서방 세계의 해군력에 맞서기 위해 태평양 전쟁 당시 에섹스급의 성공을 보고 그와 비슷한 함선을 개발하기 시작해. 그러나 건조는 지지 부진하여 1949년까지 착공도 들어가지 못하고 이때 영국에서는 항공모함의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버려, 바로 경사갑판과 증기사출식 캐터펄트. 천하의 소련은 이 두 기술을 구하기 위해 난리를 쳤으나 결국 60년대까지 건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가 새로 나온 Mig-23과 Su-17의 운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그냥 폐기시켜버려.


-모스크바급 대잠 항공순양함


결국 소련은 전략을 수정했지. 우선은 바다에서 항공기 운용 능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배의 절반은 비행갑판으로 깔아버린 모스크바급 항공순양함을 1967년에 건조해서 부족한 수상함 전력과 그토록 염원하던 항공기 운용 능력을 가지게 돼.


-키예프급 항공 중순양함.


그렇게 모스크바급으로 얻은 항공기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소련은 드디어 평갑판을 쭉 깔은 항공모함을 만들게 되는데 그게 바로 75년에 취역한 키예프급이야. 67년에 등장했던 영국의 VTOL 항공기 해리어를 보고 만든 Yak-38을 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헬기나 띄우던 짜가가 아닌 그래도 제트기를 띄우는 진짜 항공모함이 됐지. 물론 이때도 수상함 전력이 부족하다 해서 P-500 바잘트 초음속 대함미사일에 주포도 두개나 다는 등 서방의 항공모함과는 다른 소련 특유의 직접 전투형 항공모함의 등장이었지.


근데 그때 미국은 뭐했냐고?



뭐하긴 이미 미드웨이-포레스탈-키티호크로 이어지는 슈퍼 캐리어 라인을 졸업하고 지금도 쓰고 있는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뽑아내고 있었지.


-프로젝트 1160 오렐.


기세 등등한 소련 입장에선 꼴받잖아? 군비 확충에 소극적이던 흐루쇼프 엉덩이를 걷어차버리고 브레즈네프가 정권을 잡아 미친듯이 군비확충까지 했는데 미국한테 밀리면 안 돼지. 1975년에 키예프의 취역과 함께 배수량 8만5천톤짜리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계획해버리지. 증기추진식 캐터펄트에 항공기는 70대 그리고 대함미사일 24발을 실을 수 있는 진짜 슈퍼 캐리어를 계획했으나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문에 소련 경제가 처박히는 바람에 계획을 취소시키게 돼. 근데 이때 더 환장할 사건이 터지고 말지. 뭐냐고?


이 양반이 등판한거야


갑자기 이 양반이 당선되더니 갑자기 혼자서 준비 땅 하더니 군비 경쟁 레이스를 시작하고 600척 함대를 만들겠다니 어쩌니 설쳐대니 소련 입장에선 더 환장할 지경이었지. 그래서 소련은 다시 한번 오렐을 꺼내들게 되면서 새로운 함선을 계획하게 돼


-울리야놉스크급 항공모함


81년에 레이건이 미친듯이 설쳐대니 어쩔 수 없이 옛날 계획을 꺼내들었지만, 아직 캐터펄트 능력이 모자란 소련 입장에서는 신뢰가 안 가는 캐터펄트에 집중하면 사고위험만 크고 고장으로 수리하며 당장에 급한 미국을 상대로 싸울 함대의 제공능력이 부족해질 것 같아서 스키점프대와 캐터펄트를 같이 쓰는 독특한 계획을 하게 돼 여전히 8만 5천톤급에 소련식 디자인으로 빵빵한 무장을 갖춘채로 말이지. 물론 현실은 돈이었지. 아직 아프간 전쟁이 한창이던 소련 입장에선 얘를 바로 찍어낼 능력이 안 됐던거야. 그래서 우선 이 녀석을 확 다운그레이드해서 생산하기로 해

-어드미럴 쿠즈네쵸프


그게 바로 85년에 등장한 쿠즈네쵸프급이야. 나름대로 소련에서 나온 정규 항공모함이지만 소련에선 중항공로켓순양함이라고 부른다더라고 뭐 무장을 보면 VLS가 192셀에 P-700 그라니트 발사대도 12셀을 가지고 있으니 나름대로 중순양함이긴 하지. 어쨌든 이 녀석의 등장으로 소련은 드디어 정규 항공모함을 확보하고 함대의 항공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됐어. 이 녀석을 통해 소련은 함재기를 제대로 운영해보고 항공모함을 운용하는 노하우를 터득하게 돼면서 위에 말한 울리야놉스크를 제대로 건조하기 위해 88년에 시공식을 거쳤지만....



니들 경제 좆박았어 병신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