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를 비롯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식민제국의 종말과 함께 탄생했다. 우리의 국경은 우리가 직접 그린 것이 아니며, 영국·프랑스·포르투갈 같은 머나먼 식민지 국가에 의해 결정됐다. 만약 독립 당시 우리가 민족·인종·종교적 동질성에 기반해 국가를 수립하려 했다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물려받은 국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고, 위험한 향수를 품고 과거로 뒷걸음질치기보다 이전의 어떤 나라나 국민도 보지 못한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편을 선택했다. 우리의 국경에 만족해서가 아니라, 평화 구축이라는 더 위대한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21일에 마틴 키마니 케냐 대사가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한 연설이라는데 저기에 나온 "위험한 향수를 품고 과거로 뒷걸음질치기보다 이전의 어떤 나라나 국민도 보지 못한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편"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한마디로 말하자면 과거의 영광에 쓸데 없이 목을 메면서 브렉시트, MAGA, 우경화, 전랑외교 같은 짓을 벌이고 있는 몇몇 나라들을 완벽히 저격하는 말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저 말 나온지 정확히 3일 뒤에 러시아가 과거에 대한 영광을 포기 못하고 전쟁 했다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걸 보면 과거의 영광에 대한 유혹을 버리느냐 못 버리느냐가 나라의 미래를 결정 짓는 듯. 단적으로 아돌프 히틀러도 레벤스라움 같은 미친 짓거리를 한 근본적인 이유도 이 과거의 영광에 대한 유혹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