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제로 보고 듣고 했던 일들을 얘기한다.

그때 나는 동원사단 인사계원으로서,

당시 일병 5호봉이었다.(658일 6, 6, 7, 3)


1. 연평도 피격 때 실제 있었던 일

정기휴가를 제외한 모든 휴가 통제.

정기휴가를 제외한 모든 휴가자 즉시 복귀.

(정기휴가 다 안 쓰면 전역이 안 됨)

(고로 정기휴가자들은 전역이 보류되는 전시 상황 돌입 때 복귀)

간부 비상연락망 최신화.

대대 내 생활관 TV는 모두 끄고 지통실 TV만 켜되, YTN에 24시간 채널 고정.

BEQ, BOQ에 사는 간부들은 거기서 대기.

영외에 사는 간부들은 대대 막사에서 대기.

1생활관을 통째로 비운 후, 간부들을 숙식시킴.

1생활관에 있던 병사들은 다른 병사들의 생활관으로 나눠 옮김.

사단 내 모든 간부 퇴근 금지.

간부들 부인들이 남편 갈아입을 옷들을 갖고 위병소에서 출입증 끊고 들어옴.

군수계원이 군수담당관과 함께 갑자기 엄청난 양의 대검과 숯돌을 불출, 분배 준비.

부대 운영에 필요한 직책 빼고 모든 일과 중지.

수송부 초소 근무 중지, 불침번 근무만 섬.

청성부대로 가져다 줄 물자들은 A연병장

수기사로 가져다 줄 물자들은 B연병장에 놓음.

매트리스와 침낭, 깔깔이, 목토시, 귀도리 등의 방한도구들을 한데 모아다가

청성, 수기사, 백골 각 사단행대로 분류 후, 두돈반에 적재.

환복 불가, 총기 지참한 채로 가침.

행보관님 인트라넷 아이디로 전시에 육군 계급이 변경될 예정이라는 공문이 하달.

또 생각났다.

사단 내 모든 간부의 인트라넷 계정으로

가족들에게 피난 준비를 주문하면서, 외부에는 알리지 말라는 메일이 발송됨.

(헌데 그거 이해됨. 군인 가족들은 그 군인이 가장이기도 하니까.)

(물론 나는 그 메일 보고 집에 전화해서 다 말했지만.)

(행정병이 이래서 좋았다.)

이어서, 전방사단에서 영정사진, 유서 준비를 마쳤다는 소식이 전화로 전달됨.(우리는 안 함) 

일과 시간에 태극기 휘날리며 백병전 씬,

노르망디 상륙작전 씬만 계속 보여줌.

사단 주임원사, 주임원사, 준사관 등의 고참들이

사단 전체를 순회하며 마음의 준비 및 각오 독려.

총포반장 준위가 실제로 한 말,

"총알이 금방 떨어질 거다. 머뭇거리면 너가 먼저 죽는다. 바로 찔러라."

사단 주임원사가 실제로 한 말,

"동원령 선포는 상비사단이 얼마나 잘 싸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군도 도우러 온다. 두려워할 거 없다. 한 번 해보는 거다."

"(분대장들만 모아다가) 애들 이상한 소리 못하게 하고, 신병들 잘 다독여줘라."


2. 당시 최전방에 있던 친구들

영정사진은 간소하게 찍고 사진 배경은 합성처리.

유서에는 하고 싶은 말 먼저 쓰고, 자기 은행예금 등의

명의를 누구 앞으로 돌릴 건지 기입.

손톱을 잘라다 유서와 동봉, 어제 손톱을 자른 인원들은

머리카락 뿌리채 몇 가닥 뽑아서 동봉.

(머리카락 뿌리가 없으면 유전자 대조가 안 됨)

탄입대에 띠를 두른 채 실탄 개인 불출.

탄입대 띠는 전면전 선포 시 푸는 걸로 명령하달.


3. 당시 부대 분위기

군생활하면서 만난 악연들, 폐급 애들

친한 동기, 선후임 관계 모두 리셋.

감정이 없는 상태로 포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