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은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에서 만든 .32 ACP를 사용하는 단순 블로우백 방식의 중소형 자동권총임.


파생형으로는 .25 ACP를 쓰는 기종이 있기는 한데 32 ACP 버전보다 약간 더 못생겼을 뿐 사실상 같은 총이긴 함.


일단 이 총은 큰 틀에서 보면 존 브라우닝이 FN M1900으로 정립해놓은 호신용 중소형 자동권총의 틀에 크게 벗어나지 않음.


그렇다고 슈타이어가 1900을 마냥 베끼기만 했다는 건 아니고,나름대로는 1900과의 차별화를 위해 여러가지 기능을 추가하기는 했음.


먼저 모델 1909는 자동권총임에도 불구하고 더블배럴 산탄총마냥 총열이 아래로 꺾이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이는 이 총이 "갈퀴"가 없는 총인만큼 기능고장이 발생했을 때 약실에서 탄피를 직접 빼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기 때문임.


(여담으로 해머를 잘 보면 해머가 뒤로 움직일 때마다 해머에 밀리는 부속이 있는데,그게 이 총의 코킹 인디케이터임.) 

문제는 이렇게 하면 일반적인 슬라이드를 사용하기가 까다로워지는 만큼 작동부의 질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데,슈타이어는 이를 총열 위에 노리쇠와 같이 움직이는 리코일 스프링 가이드를 설치하고 총열이 꺾일 때만 두 부품이 분리되었다가 총열을 제자리로 돌리면 두 부품이 다시 결합하여 함께 움직이는,마치 AR-15의 버퍼와 노리쇠 뭉치를 연상케 하는 "유사 슬라이드"를 사용함으로서 해결함.


다만 이런 구조는 총열을 꺾을 때마다 총기의 내부가 훤히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는데,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총의 격발기구는 여타 자동권총에 비해 유독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음.


또한 이 총에는 일종의 매거진 컷오프도 내장되어 있는데,말이 매거진 컷오프지 사실 탄창을 살짝 덜 밀어넣어도 탄창이 고정되게끔 탄창에 탄창멈치용 홈을 하나 더 파놓은 것에 불과하긴 함.(웨블리 1913 자동권총을 생각하면 쉬울 듯)


다만 이런 차별화 및 준수한 디자인에 더해 1차 세계 대전에서 늘어난 권총의 수요까지 겹치면서 만만찮은 이득을 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생산량은 얼추 6만정 정도로 추정되는 만큼 그렇게까지 크게 성공한 총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