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야전취사를 말해볼까 한다.


급양관달고 여기저기서 털리던 나날중(이것도 한편 나오겠네) 결국 훈련이란게 다가왔다.


진짜 막막하던게 급양관의 훈련은 포대시절의 훈련과 너무 달랐다.

익숙하지도 않던건 물론이고, 준비할것이 너무 많았다.

그져 한번더 정검하고, 잘 챙겨서 출발하면 되던 포대의 훈련과 달리, 준비과정부터 그 차원이 남달랐다.


1. 부대협조.

훈련나가면 훈련장에서 있어야지, 무슨 부대협조냐? 하겠지만. 훈련장에서 할 수가 없다.

취사라는 행위는 다량의 물을 소비한다. 밥뿐 아니라, 국, 반찬, 설걷이등. 여러분이 집에서 밥한번해먹어도 의외로 물이 많이 들어간다는걸 의식해서 해보면 안다. 이게 수백명단위라면 필요한 물을 훈련장에선 어떻게 구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부대 협조를 해야한다.

이점때문에 걍 취사병은 훈련 안뛰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하지만... 대대장 잘못걸리면 어떻게든 훈련 느낌이라도 내려고 하니...

2. 배차, 유류준비.

전투부대야 평소에 유류를 가지고 있고, 훈련때 걍 가면 되지만, 평소에 유류를 안쓰는 취사반입장에선 유류신청을 하는데 생소하드라. 안해본걸 배운적없이 할려니 진짜 그 막막함이란...

3. 야전취사 장비확인, 대여...

무슨 대여냐고 하지만, 대여한다 ㅎㅎㅎ 없어서. ㅋㅋ

이게 참 문제인데 야전취사도구가 도태장비지정되서 부대정비 이상이 안된다. 정비들어가면 신형으로 바꿔줘야하는데, 그 신형이 보급이 안되서 안줌.ㅋㅋㅋㅋ

신형은 그거다. 진짜사나이 자이툰파견특집에 나온 취사트럭.

근데 그거 생산량이 시원찮아서 교체가 못되고 있으니 구형장비들로 버티는건데, 멀정한게 없거나, 반납은 했지만 신형을 못받았으니, 멀정한거 있는 부대 찾아가서 빌리는데, 훈련기간엔 다들 서로 빌려갈려고 하니 난리가 난다. 그 빌리는것도 인맥이라는게 에러...

이게 참... 그냥 k9하나만 보고 달리던 나에겐 너무나 생소한 문화였고, 절차였다. 빌린장비 확인하는거야... 구조가 복잡한놈도 아니라서 이래저래 보다보니 좀 알겠더만.. 

참고로 장비는 2종류인데, 트레일러와 솥단지. 트레일러에선 밥을하는데, 아. 그냥 상온에서 증기로 찌는 형식이다. 취사반에서 하는건 나름 압력밥솥인데 확실히 찐밥은 맛 없더라.

솥단지는...하.... 옛날 아궁이에 불 지펴서 밥하는거. 그걸 연료로  나무대신 휘발유 쓴다 보면된다. 불조절도 우라지게 힘들어서 볶다가 불쑈하기 일수인데 ㅋㅋㅋ 불쑈가 아니라 태워먹는다는게 블랙유머. 솥단지도 작아서 조리가 많이 되지도 않으니, 여차하면 두세번 조리해야하니 곤혹이고..

쨋든 이런 생소한 짓꺼리 하면서 장비사용연습겸 장비확인하는게 참 생소하면서도 내가 아는게 없고... 아니 씹 그 흔한 교범도 없어! 책자교범도, 사용법도 없고, 전자교범도 못찾겠드라.ㅠ

급양관님(2편에 나온 그분)이 도와줘서 살았지...ㅠ


뭐 이런 생소한 짓꺼리 하는데 하....진짜 답답하드라. 어리버리 이병때의 모습이 나한테 오마주되는데 한숨나왔음.

그뿐아니라 야전취사때의 다양한 상황도 고려해서 맞춤장비 준비하는데 머리 터질꺼 같은게, 비오면 어쩌나...하고 준비하고, 바람 쌔면 어쩌나..하고 준비하고. 안그래도 밥하느라 바쁘다고 찡찡대는 취사병 대리고 준비하는데 하... 1종계원얘는 툭하면 경계근무 나가야 한다고 그러지...


그렇게 훈련 나가고도 뭔가 생소했음.

9명이서 지지고볶고하면서 300명 밥먹이는데 뭔가... 포반때랑은 다른게 싸운다 라든지, 체계적으로 메뉴얼대로 한다기 보다... 되는대로 어떻게든 한다. 라는 느낌이라...답은 있는데, 풀이과정이 다양하다는 느낌?

개인적으로 그런거 맘에 안들었음..


혹시나 군대가면 훈련때 난 진지가서 빡샌데, 취사병얘들은 부대에서 편하다. 같은 생각 하지마라. 더 힘들더라. ㅅㅂ

그리고 신형취사트럭주세요. 몸에서 탄내 난단 말이에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