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남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음. 굳이 어떤건지 말하자면 예지력이라고 할까요?
물론 흔히 생각하는 미래를 보는 그런 편리한 능력은 아닙니다.
단지 제실수나 혹은 불합리하게 닥쳐오는 미래가
펼쳐지는것을 미리 느끼고 미리 불안에 떠는게 전부랄까요?
이유없이 불안에 몸을 떨다가 곧바로 혹은 한참있다가
겪는 불행에 저는 그저 "아. 그저 무력감에 사무치고 마는구나"
하며 이번만큼은 제발 작은불행이기를 바라는것입니다.

물론 저도 처음부터 이런 좌절감과 패배감에 휩싸여
드러누운 인간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이 능력을 인지했을때.
저는 제가 특별하구나 느끼며 즐거워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불안의 원인과 찾아오는 불행을
찾을수도 막을수도 없었다는것을 알게되고 나서는
받아들이는게 전부인 그저 언제고 찾아올 형의 집행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몸을 바르르 떨며 지푸라기처럼
떠는게 전부인것입니다.

이제서야 여러분은 제가 이런 쓸데없는 넋두리를 늘어놓는지
궁금하실겁니다. 음. 조금 길어질것 같네요.
때는 지난달까지 내려갑니다. 친구들이 여행을 가자더군요.
숲의 경관이 인상적인 나라이고 한번쯤 가고 싶었던곳 이었습니다.
그때 이때까지 말한 제 감각이 느껴지더군요.
이때도 몰랐습니다. 그저 여행을 준비하는중에
"뭘 까먹곤 곤란해지겠지." 정도였습니다. 그다지
불안감이 강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나선 아무일도 없이
지나가고 출발하고서도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여행지에서도 아무일도 없이 지나가니 오히려 저는
"이 쓸데없고 불편한 감각이 약해지거나 사라지는구나!"고
생각했습니다. 아주 멍청하게도. 그렇게 여행을 즐기다.
한 숲속의 산장을 예약했습니다. 원래 목표였던 숲의 경관을
즐기기 위해서. 그런데 이번에도 갑자기 예의 그 능력이
발동되는겁니다. 이미 자신감이 붙은 저는 멍청하게도
무시했습니다. 그렇게 숲속을 거닐고 약속시간이 되어서
산장에 왔는데 일행이 하나가 비는겁니다.

당연히 저희는 전화를했고 이내 왠 모르는 여자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약간의 신음소리와 함께 저희의 일행은
괜찮다는 말을해왔고. 일행들은 안심했지만 저는 조금
소름이 돋고야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소꿉친구를 제외하면 극도의 여성공포증으로 여자를 멀리하는
그런친구 였으니까요. 그리고 얼마안가서
저희 일행들이 하나하나 사라져갔습니다.
무언가에게 끌려가서 신음같은 비명소리가 숲속을 채우고
산장의 지팡구 스타일의 여주인을 따라갔다가 둘다
사라지고 마지막의 친구는 대놓고 앞에서 덮쳐지더군요.

저는 공포에 휩싸여 산장으로 헐레벌떡 도망쳐
문을잠그곤 숨을참고 숨었지만 이내 깨달았습니다.
저는 도망치는데 성공한게 아니라 몰아넣어진것. 이라고.
그도 그럴게. 잠가놓은문이 커다란 발톱에 구멍이나곤
그 사이로 붉게 불타는것 같은눈과 제 눈이 마주쳤으니까요.
날이 어둑져 그다지 보이는것은 없습니다만.
불타는 눈과 지옥에서 올라온것만 같은 검은털의 괴수.
부숴져가는 문과, 이때까지 느껴본것보다 더욱 거대한
능력의 경고. 정말이지 무슨일이 벌어질지 알것같은데
이 불편한 감각은 고통을 2배로 늘리기만 하는것 같네요.

아마 저는 살아남더라도 이전과는 다른사람일겁니다.
같은껍질의 다른 내용물의.... 그게 죽은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발정난건지 굶주린건지 모를 짐승의소리와 문이 부숴지는
소리가 점차 강해집니다....